<손바닥 수필>
- 피해야 할 첫 번째 인간형 -
권다품(영철)
잘 대해주면 만만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인간이 있다.
살다보면 여러 사람이 모여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가 있겠다.
그럴 때 다른 사람보다 밥값을 잘 내거나 술값을 잘 내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주위에서는 "번번히 자네가 내면 우짜노. 얼마씩 나눠내면 되는데, 허이 참... 아무튼 고맙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한 번, 두 번 그렇게 해주다 보면, '저 사람과 같이 가면 당연히 저 사람이 계산하겠지' 생각하면서, 나올 때 계산대에서 이쑤시개만 빼서 이를 쑤시거나, 제 커피만 빼들고 그냥 나가는 인간도 있다.
마치 자기는 계산않고 그냥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이런 인간도 있다.
나이가 한두 살 많은 사람이 편하게 대해주다보면, 술을 한 잔 하고는 "이제 우리 말을 놓읍시다."라고 말하는 인간도 있다.
경망스럽기 이를데 없는 인간이겠다.
차마 거절하기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게 편하면 그렇게 하든지..." 해놓으면, 말 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욕까지 섞어서 하는 인간도 있다.
내 상식으로서는 나이가 한두 살 적은 사람이 말을 놓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욕을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다.
몇 십년 전에 학원가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보다 딱 한 살 많은 사람이었다.
처음 만나 인사를 할 때, 내가 나이를 먼저 밝혔더니, 자기는 나보다 한 살이 많단다.
그런데, 곁에 나랑 나이가 같은 사람이 욕까지 섞인 말로 놓고 있었다.
참 이상한 친구다 생각은 했지만, 서로 오래 돼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말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서 나보다 한 살 많은 사람이 한 잔 하자고 전화가 왔길래 나갔다.
"권선생 한 잔 하자."며 말을 놓길래, '벌써 서로 말을 놓자는 건가? 나는 말 놓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싶으면서도,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미안할까봐, "어. 그라자." 하며 잔을 부딪혔더니, 그 사람이 술이 든 잔을 바닥에 탁 엎어버린다.
"당신 참 싸가지 없다. 우리 고향에서는 한 살 선배면 하느님처럼 대우하는데, 당신 참 못 배웠다."하며 나를 똑바로 쳐다 보고 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뭐 이런 돌아이가 다 있어? 그럼 니, 한 살 더 많다고 나한테 형님 대우 받고싶어서 말 놨나? 그럼 한 살 많은 니가 말을 놓는데, 나는 병신이라서 예 예 하면서 말 높이겠나? 어이, 니 정신병자 아이가? 내가 너무 예의 바르게 대우해주니까 만만해 보이나?" 하면서, 앞에 차려진 작은 술상을 뒤집어 버렸더니, 그만 꼴까닥 기절을 해버린다.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걱정하지마소. 금방 깨난다. 이런 사람은 성질이 말라서 그렇다."며 찬물을 먹였더니 깨어나긴 했지만, 나는 같이 술마실 생각이 없어서 그냥 와 버렸다.
그 이후 그 사람이 사과를 하길래 그 문제는 풀긴 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학원가 선후배들이 거의 한 50명 정도가 모인 자리에서, 무슨 건달 모임처럼 나이 순서대로 앉은 자리가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자기보다 제법 몇 살 많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마치 자신이 두목인 것처럼 제일 상석에 앉아서, 술을 따르며, 동생들에게 욕을 하면서 야단을 치고 있었다.
내가 하도 불편하고, 또 후배들이 술마시러 왔다가, 꿇어앉아서 야단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안 좋아보여서, "인자 그만 하소. 술을 기분 좋게 마셔야 되는데... 자 다들 잔 드소. 000 선생이 선배로서 후배들 잘되라고 하는 소리라 생각들 하소." 하며 잔을 들었다.
그때 또, "당신도 마찬가지야. 당신처럼 싸가지 없는 넘은 내 처음이야. 나는 당신하고는 술 마시기 싫어. 꺼져." 하는 말이 나왔다.
이번에는 내가 "무슨 개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여기가 무슨 깡패 모임이가? 참 드러워서 같이 술 못 마시겠네!" 하면서, 술 잔을 엎어버렸더니, 또 꼴까닥 기절을 해 버린다.
그 이후에 나랑도 친구로 지내고 그 인간과도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 중재를 해서 다시 만나긴 했다.
또 한 번은, 그 인간의 친구와 셋이서 공동투자를 해서 작은 학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두 인간은 나를 속이고 "주인이 도망을 가버려서 전세금을 못 받았다" 고 했다.
건물이 있는 건물주가 도망을 간다는 게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안 가긴 했지만, 내게 친구와 관계를 단절할 먼큼 큰 돈은 아니길래, 파고들어 밝히지 않고 참고 있었다.
그 이후 누군가가, "그게 아니라, 내가 알기로는 전세금을 찾아서 그 두 사람이 나눈 걸로 알고 있는데, 권선생 그거 몰랐어요? 왜 바보처럼 가만히 있어요?"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기 들었는데도, 내가 그 말을 꺼내면 그 두 사람이 미안해 할까봐, 참고 모르는 척을 해 줬다.
그런데, 어느날 또 전화가 와서 "너무 급해서 그러는데 돈 800만원 있어요?" 하고 묻길래, 거짓말을 하기가 안 편해서 빌려줬다.
30년전 800만원이라면 제법 큰 돈이긴 했지만, 학우ㅗㄴ을 경영하던 내게는 그렇게 큰 돈은 아니었다.
바보처럼 두 말없이 계좌 번호를 불러달래서 빌려줬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갚을 생각도 없고 말도 없었다.
집사람이 짜증을 냈다.
할 수 없이 말을 했더니, 그 사람의 아내가 달랑 300만원을 붙여줬다.
그길로 몇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머지 500만원은 끝이다.
또 한 번은 그 인간 부인이 보험을 한다며 찾아왔다.
친구 부인이 찾아왔길래, 무시하기가 그래서 러떤 상품이 있나 살펴봤더니, 대부분 우리가 넣고 있는 상품들과 중복되는 상품이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 부인이, 내가 미리 넣고 있는 상품을 보더니, "이런 것은 더 넣을 필요가 없다. 해지해뿌고 이것 넣으이소." 하길래, 바보처럼 여자가 이런 말을 할 때는 얼마나 급할까 싶어서, 원래 보험을 해약하고 넣어줬다.
그랬더니, 친구랑 술을 마시면서, 그 친구가 보험을 큰 걸 안 넣어줬다고 " 야 이 개새끼야 니하고 권영철이하고는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는 새끼들이야. 나는 너거처럼 작은 그릇들 하고는 놀기 싫어. 꺼져라, 병신 새끼들아." 하며 싸웠다면서, 씩씩거리며 나한테 전화가 왔다.
그런데, 그 씩씩거리며 전화를 한 사람이, 전에 학원을 같이 하면서 친구와 짜고 나를 속인 인간 중 한 사람이었다.
나는 결국 그 인간들은 계속 만나면 내게 손해를 보일 인간이겠단 생각이 들어서, 서서히 관계를 끊어 버렸다.
당시로서는 내가 학원을 하다보니, 그 사람들보다 수입이 낫기도 하고, 눈치 할끔할끔 보면서 다른 사람 계산하기를 못 기다리는 성격 때문에라도 술값도 내가 냈었는데, 나를 그런 식으로 이용했구나 싶어서, 도저히 더이상 만나기가 싫었다.
'그런 유형의 인간들과 정치인들은 죽기전까지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이젠 '터뜨리면 미안해 할까봐 속아주는 것이 순수가 아니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다.
어이, 나도 인자 바보매키로 안 살라꼬.
생각해보고 피해야 할 인간이다 싶으마 빨리 끊어뿌라.
2024년 2월 18일 오후 3시 4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