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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품이 경수필방

고향! 참 편하고 좋더라 아이가?

작성자권영철|작성시간26.06.20|조회수24 목록 댓글 0

 .      <손바닥 수필>

 

     - 고향! 차암 편하고 좋더라 아이가? -

 

                                                  권다품(영철)

 

바다가 육지의 온갖 더러움을 포용해 준다 카더라 아이가?

어이, 고향도 안 그렇겠나?

고향!

'뺑뺑 둘러서 산빼끼 없는데, 비까번쩍한 조명도 없고, 야시같은 여자들도 없는데 뭐가 그래 좋노' 카는 사람이 있을랑강은 모르겠는데, 나는 그래도 우짠지 고향이 좋더라꼬.

꼭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다'고 똑부러지게 답은 못할 지는 몰라도, 나는 마 고향이 그냥 좋더라꼬.

우리 저녁만 먹으면 모이던 마을 앞 그 정자나무 아래 앉아서, 우리 어릴 때 소먹이러 가서 '사부자끼' 하던 평평하던 그 '솔리말리' 산도 올려다 보고, 묵찌빠로 온 산이 쩡쩡 울리도록 소리 지르던 '샘찬골'도  쳐다보고, 아침에 학교갈라꼬 나온 가시나들 '깔래'하던 동사껄도 돌아보고 ....

서가정 선배들캉 싸움 많이 하던 가찌실 아래 그 삼거리도 가보고.

또, 어느 머슴아 썸씽, 누구 집 딸내미 썸씽들 곳곳에 남아있는 그 '가찌실' 잔디밭도 돌아보며 씨익 한 번 웃어도 보고.

이제 동네 처녀 총각들이 없어서 그런지, 옛날 그 잔디밭도 없어져뿌고, 그 자리에 아카시아나무캉 밤나무들만 꽈악 있더라꼬.

또, 어릴 때 누나들 따라 소래고디이(다슬기) 잡으러 갔던 '큰고랑'도 가보고.

그런데, 그 큰골캉도 요새는 마을 현대화 땜에 저 윗마을에서 정화조 물이나 부엌 오폐수들이 내려와서 그런강 소래고디도 없더라.

편리하게 살라카다가 그 귀한 자연들을 잃었네!

참 아쉽더라꼬.

 

참, 우리 어릴 때는 서가정 지나서 '논골'이라꼬 있었다 아이가 와?

그 당시에는 배고플 때라서, 10월 묘사 때 되마 온 동네 묘사떡 다 얻어먹고, 논골 그 먼데까지 가서도 묘사떡 얻어 물라꼬 줄 쭈욱 섯다 아이가 와?

앞에서 줄 서서 일찍이 받아놓고 동생한테 딱 숨겨서 갖고 있으라 카고, 다시 줄 서서 한 번 더 얻어먹기도 했고.

요새는 그 논골 쪽 산비탈도 길을 닦아가꼬, 동네 사람들, 특히 하우스 하는 아지매들 걷기 코스로 좋더라꼬.

고향의 그 산과 들, 강과 개울들이 전부 다 내 마음에 짜안 하게 남았더라꼬.

도시 사람들이라꼬 그런 정서야 전혀 없기야 하겠나마는, 나는 이런 추억들 땜에, 시골을 고향으로 두고 사는 사람들은 그런 정서들이 도시에서만 자란 사람들하고는 쫌 안 다르겠나 싶더라꼬.

이런 고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 가슴 어딘가에는 아직도 어릴 때의 그 고향정서가 묻어있어서 따뜻함과 푸근함은 안 남았겠나 싶더라꼬.

그래서, 바쁘게 사는 가운데라도 생각이나 말에서 어딘가 시골 정서가 풍기고, 그런 정서 땜에 한 번 더 미소짓다 보이끼네 어떤 여유로운 정서도 묻었고...

사회생활 할라카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가려가며 만날 수야 있겠더나 어데.

먹고 살라카마 성질 더러운 사람, 꼴도 보기싫은 사람도 참고 만나야 되더라 아이가 와?

그라고, 요새는 사람들이 다 배워서 그런지, 객지 사람들도 옛날처럼 그렇게 삭막하고 막 사는 사람들이 드물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보이끼네, 도시에서만 자랐다 카는데도 심성이 참 깊고 멋진 사람들도 많더라꼬.

속도 깊어서 친구 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그래도, 객지 친구들한테는 감추고 싶은 생각이나 밑천을 다 들어낼라카이 쫌 그렇더라 아이가 와?

그런데, 고향 사람들이야 숨기고 싶어도 이미 밑천을 다 알고 있는데, 우째 숨기겠노?

지나 내나 숨길 끼 없이 솔직하게 만날 수 있어서 안 편하겠나, 그쟈?

살다보마, 또 술 한 잔 마시다 보마 실수할 수도 있더라 아이가 와?

그런데, 고향 친구들한테는 우짠지 실수 쫌 해도 이해해 줄 것 같은 그런 푸근한 생각이 드는 거 아이겠나?

벌써 정서에 그런 이해심이 깔린 사람들이 고향 사람 아이겠나?

내가 실수를 쫌 해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가 올라오고, 또, 친구를 덜 부끄럽게 할라꼬 일부러 농담으로 희석시키고 완화시켜주기도 하고.

실수한 친구가 미안해 할까 봐, 일부러 같이 실수도 해 주고.

잘잘못을 따져서 밝히고, 논리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그런 사람들 하고는 어딘가 쪼매이 다르더라 아이가 와?

우리는 그랬다 아이가?

친구 미안할까 봐 씩 한 번 웃거나 같이 농담해서 무마시켜 줄 줄 아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바로 고향 사람 아이겠나?

어딘가 쪼매이 다르더라 아이가?

 

친구들아, 나는 쪼매이 더 자주 만났으면 싶더라꼬.

인자 옛날에 힘줬던 목에 힘 뺄 나이도 됐고, 고향 사람 만나면, 추억에 젖어서 어릴 때 모이기만 하면 하던 그 실수들도 다시 해보고.

인자, 그래 만나는 기 더 편하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나이가 됐다 아이가?

좋다 아이가?

"야 이 인간아, 니는 어릴 때도 그라디마는 그 버르장머리 아직까지 못 고쳤는 가배? 저 인간은 저 버릇 못 고친다. 죽을 때도 안 저럴랑강 모르지." 해놓고, 다 같이 그 때로 돌아가서 배잡고 웃을 수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이 고향 사람 아이겠나?

혹시라도 쪼매이 서운한 기 있어도, 소주 한 잔 마시고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를 때, "노래도 못 부르는 기 이리 내놔라." 하며  마이크 뺏아도 기분 안 나쁘고, 그렇게 마이크 뺏겨도 엉덩이 막춤 출 수 있는 사람들!

어이, 이런 사람들이 고향 사람 아이겠나?

나는 가끔 그런 거 돌이켜 생각하마 나도 모르게 눈가에 웃음이 달리더라꼬.

 

우리 인자 쫌 편하게 살아야 안 되겠나?

골치아픈 일 많은 세상인데, 뭐 할라꼬 우리까지 그런 실데없는 일로, 맞니 틀리니 다투겠노?

성격이 꼭딱스러워서 내 실수를 마음에 따~악 담고, 이해 못하는 사람까지는 할 수 없고.

 

어이, 우리는 저 집에 숟가락이 몇 개고, 누구 집에는 아부지 엄마가 잘 싸우고, 또 누구는 소먹이러 가서 놀다가 맨날 남의 밭에 소 들어가서 밭 절단냈다고, "소먹이러 가서 소 안 보고 뭐 했노?"꼬 아부지한테 후두끼 나온 것도 서로 다 안다 아이가?

다 아는 사람끼리는 그래도 쪼매이 덜 부끄럽더라 아이가 와?

또, 인자 그런 추억으로 웃을 수 있는 나이도 됐고.

어릴 때부터 좋고 나쁜 것들을 다 겪고 봐온 친구들이라, 다른 사람들보다는 뭔가 이해가 쉬울 것도 같고....

고향 사람이 그래서 편하다 카는 기지 싶어.

 

고향!

차암 편하고 좋더라 아이가?

어이, 언제 또 얼굴 보자.

술도 한 잔 하고, 시부적하게 여자 이야기도 하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부르며 막춤도 추고 ....

아이구, 자주 보마 더 좋지.

 

 2024년 11월 11일 오후2시 10분

온 천지에 내 추억이 묻은 시골 고향에서

다품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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