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녹각영지버섯 생산, 틈새시장 개척
녹각영지버섯은 사슴뿔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기능성 성분은 영지버섯과 비슷한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1㎏당 12만~14만 원을 호가하는 녹각영지버섯은 백화점이나 관광지 특산품·담금주 판매장 등에서 인기를 끌지만 소비 확대 한계 때문에 재배 농가는 많지 않다.6년 전부터 고품질 녹각영지버섯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농가 보급에 앞장? 곳이 있다. 충북 진천의 ‘드림버섯농장’ 천진기(60)·제현숙(56) 씨 부부는 녹각영지버섯과 표고버섯·노루궁뎅이버섯 등의 우량 톱밥배지를 생산·보급하고, 연간 약 500㎏의 녹각영지버섯을 생산한다.
“처음에는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만 재배하다가 틈새 소득작물으로 녹각영지버섯을 도입했어요. 다른 버섯과 달리 사슴뿔을 닮아 모양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수확 후에도 썩지 않고 광택이 변하지 않아서 장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쓰여요.” 드림버섯농장은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 등의 톱밥배지를 연간 20만 개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230㎡(70평) 규모의 재배사에 해마다 녹각영지버섯 톱밥 봉지배지 1만 개 정도를 입상해서 버섯을 생산하며, 녹각영지버섯만으로 연간 5000만~6000만 원의 판매액을 올린다.
[참나무 발효톱밥 배지 제조, 적정 배합비 중요] 보통 영지버섯은 원목재배하지만 톱밥배지로 재배하는 녹각영지버섯은 재배 기간이 짧고 한 해에 여러 번 재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원목을 땅에 매몰해 재배하는 일반 영지버섯은 연작장해와 병충해 때문에 재배하기가 까다롭다. 장목재배법은 구멍을 뚫고 종균을 접종하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접종한 해에는 정상적으로 균사가 생장해도 버섯 발생이 적고, 이듬해에 버섯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 천씨의 설명이다.
“일반 영지버섯을 단목재배할 경우 종균 배양 기간이 3~4개월 걸리지만 톱밥배지로 재배하는 녹각영지버섯은 배양 기간이 40일로 짧아요. 배양한 배지를 입상 후 2개월 만에 출하할 수 있어서 소득작물로 주목받고 있어요.” 녹각영지버섯은 ‘배지 제조와 살균→종균 접종→배양→발이·생육→수확’ 과정을 거쳐 재배한다. 천씨는 녹각영지버섯의 우량 배지를 생산하려면 신선한 재료와 배합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녹각영지버섯의 배지 주원료인 참나무 발효톱밥과 쌀겨·칼슘 등을 배합비에 맞게 혼합해 만들어요. 이때 신선한 재료를 써야 좋은 배지를 제조할 수 있어요. 쌀겨는 물이 들어가면 몇 시간 만에 산패할 수 있어서 신선한 쌀겨를 이틀에 한 번씩 가져다 써요. 조지방 함량이 높은 쌀눈이 많이 섞인 쌀겨를 쓰면 배지 오염률이 높으니 쓰지 않는 것이 좋아요.” 천씨의 설명에 따르면 참나무 발효톱밥(배합비 80%), 쌀겨(15%), 칼슘(0.3%)과 첨가제를 적정 배합비에 맞게 혼합하고, 수분률은 55%로 봉?배지(1.3㎏)를 만든다. 배지 원료를 입봉하고 살균기에 넣어 103℃에서 8시간 동안 상압살균한 다음 18℃로 냉각한 후 녹각영지버섯 종균을 접종한다. 종균을 접종할 때도 화염살균과 소독을 철저히 하고,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장생녹각영지버섯의 톱밥종균을 접종한 후 배양하고 있다.
[배양 기술이 품질 좌우, 생육 온도 20~32℃ 적당] 천씨는 “보통 표고버섯은 배양 기간이 120일 정도 걸리는데 녹각영지버섯은 40일로 짧다”면서 “녹각영지버섯의 품질을 좌우하는 배지 배양 기술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녹각영지버섯 배지를 배양할 때 온습도 등 환경 관리가 중요해요. 배양실 온도는 22~23℃, 습도는 70%가 적당해요. 특히 배양실은 신선한 공기의 흐름이 중요하므로 환기 관리에도 유의해야 해요. 이산화탄소 농도는 1500ppm이 적당한데 배양실에 들어갔을 때 퀴퀴한 냄새가 없고 버섯 종균의 향이 나야 좋아요.” 천씨는 9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표고버섯 배지를, 2~3월에는 노루궁뎅이버섯 배지를, 4~5월에는 녹각영지버섯 배지를 제조한다. 배양을 마친 녹각영지버섯은 5~6월에 농가에 출하한다.
“녹각영지버섯의 배지 중 약간 푸르거나 붉?색을 띠는 오염된 것은 빼고 입상을 해요. 생육실에 입상한 후 봉지배지의 윗부분(상면)을 벗기는 표고버섯과 달리 먼저 배지의 윗부분을 막아뒀던 솜 마개를 빼고 이어서 발이를 유도해야 해요.” 녹각영지버섯의 발이를 유도할 때 수분이 너무 많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안개 분무 방식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배지 입상 후 1주일 정도 지나 균사체가 뭉치는 것이 보이면 배지 윗부분의 링을 빼준다. 천씨는 특히 생육실의 온습도 등 환경 관리에 집중해야 고품질 녹각영지버섯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녹각영지?섯은 고온에서 잘 자라지만 생육 온도가 35℃ 이상 높으면 생장이 멈출 수 있어요. 생육 온도가 32℃ 정도로 떨어지면 녹각영지버섯이 다시 자라는데 생장점이 멈추는 시기에 자실체에 노란색 선이 생겨요. 생육 온도는 20~32℃가 적당하고 습도는 80~90%를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녹각영지버섯은 여름철 온도가 높을 때는 하루에 1~2번 자실체에 직접 관수하거나 바닥에 물을 충분하게 뿌리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제씨는 “재배사 주위에 풀이 많으면 벌레 등이 발생해 녹각영지버섯의 생장점을 갉아 먹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빨리 ?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육 관리 요령을 설명했다.
[배양 후 2개월 만에 수확, 약용과 관상·체험용 소비 늘어] 녹각영지버섯은 굴광성으로 사슴뿔처럼 빛을 따라 위나 옆으로 뻗어 올라가는 특성이 있어 재배사는 90% 차광막을 씌워야 한다.
천씨는 “생육 온도만 맞으면 겨울에도 녹각영지버섯을 재배할 수 있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생육 관리를 잘못하면 얼어버리기 때문에 여름에 생산한 후 저장해두고 연중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특히 표고버섯 등 다른 버섯의 품질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틈새 작물로 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보통 녹각영지버섯 배양 배지를 입상한 다음 2개월 동안 재배한 후 먼저 관상용으로 판매하고, 3개월 정도 키워 직거래나 약재상 등으로 출하하고 있다. 또 진천농협의 로컬푸드 매장과 베트남 수출 판매상 등에 판매하기도 한다.
“약용버섯인 녹각영지버섯은 관상용과 체험용으로도 소비가 돼요. 최근에는 체험교육농장과 학교 등에서 교육용으로 주문이 늘고 있어요. 귀농인 등 농사 초보도 재배하기 쉬운 유망 작물이지만 아직 녹각영지버섯의 소비가 많지 않기 때문에 무턱대고 도전하기보다는 판로를 먼저 생 각해야 해요.” 천씨 부부는 “항암 효과가 뛰어나 불로초로 불리는 녹각영지버섯은 약용뿐 아니라 식용과 관상용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앞으로 녹각영지버섯을 활용한 커피대용 음료 등 건강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고, 우량 버섯 배지 보급과 소비처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글 이진랑 | 사진 조용기
출처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