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 위 둥글게 이어지는 두 개의 처마. 병렬로 나열된 실과 외부 공간을 창으로 연결해 시퀀스를 완성했다. 많은 이들이 모이는 단층집에는 형틀 목수로 일해오신 아버지의 흔적이 담겨 있다.
가늘고 긴 형태의 대지 위에 펼쳐진 매스. 마당 담장 앞쪽으로 텃밭 공간을 계획했다.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을 구분하면서 자연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매스 사이에 정원을 조성했다.
창으로 시원하게 열린 공간감,
외부와 원활한 연결이 돋보이는 집
아버님은 40년 넘게 형틀 목수로 살아오셨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90대의 할머니를 위해 텃밭이 있는 편안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었다. 집짓기를 결정한 후 아버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공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지만, 먼저 단독 주택을 지어본 경험이 있는 아들은 전문가의 필요성을 느껴 건축사사무소와 상담을 권했다. 미팅을 하면서 아버님은 가족을 위한 새집의 골조 공사를 직접 진행하게 되었다. 적벽돌 담장을 받치는 기단 벽은 거푸집을 탈거한 상태 그대로 노출해 아버님의 흔적이 집에 묻어나도록 했다.
SECTION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북도 남원시
대지면적 : 450㎡(136.13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거주인원 : 3명
건축면적 : 116.66㎡(35.29평)
연면적 : 108.76㎡(32.90평)
건폐율 : 25.93%
용적률 : 24.17%
최고높이 : 4.40m
구조 : 기초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2호 135㎜
외부마감재 : 외벽 – 적벽돌 치장쌓기, STO 외단열시스템 / 지붕 –평슬라브, 복합방수, 배수판, 쇄석깔기
창호재 : 살라만더 47㎜ PVC 삼중창호(에너지등급 1등급)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도장 / 바닥 –노바 애쉬내츄럴,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피카바스 모자이크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더죤테크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남광전기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단열현관문
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한샘
조경석 : 사비석판석
데크재 : 에스와이우드 이페 19㎜
열회수환기장치 : 양지시스템㈜ 에이피 NHB-8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조경상회 스튜디오 엘
시공 : 로뎀건축
설계·감리 : 일상건축사사무소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단층 주택에는 노출콘크리트의 둥근 처마로 단아하고 부드러운 포인트를 주었다.
노출콘크리트의 거친 이미지는 진입 공간의 외벽에서 시작해 담장의 기단 벽, 주택의 둥근 처마로 이어진다.
넉넉하게 만들어진 평상에서는 가족은 물론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꽃이 펼쳐진다. 밤에는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연세가 있는 가족 구성원을 고려해 단층 주택을 계획하고, 기다란 대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체적으로 매스를 펼쳐 놓고자 했다. 건축주는 서쪽에 인접한 2층 주택을 고려해 오후까지 마당과 거실에 햇빛이 들 수 있도록 건물을 배치하고, 외부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는 내부 구조를 원하셨다. 동시에 손주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은 놓칠 수 없는 요소였다. 개방감과 안정감이 동시에 필요했기에 위화감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눈높이 정도의 담장을 계획했다. 시골 생활의 특성상 주변 지인들이 집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일이 잦기 때문에 거실, 주방, 넉넉한 평상, 마당을 하나의 영역으로 만들어 도로와 접한 전면 영역에 배치했다. 메인 주방 옆으로는 외부 수전 공간과 연결되는 보조 주방 겸 다용도실이 마련되어 있어 외부와의 연결성을 높였다.
거실에서 바라본 마당. 두 면이 모두 창으로 열려 있어 외부까지 공간이 확장된다. 다른 실들보다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더했다.
부부 침실과 안쪽의 작은 방. 침실은 미닫이 창호를 설치해 평소에는 열어 두어 복도와 사이 조경까지 공간감을 넓힐 수 있다.
거실과 주방이 있는 공용 공간과 침실과 작은 방이 있는 사적 공간 사이의 복도. 낮은 창과 벽면의 통창으로 야외와 연결성을 놓치지 않았다.
폭이 좁은 마당 공간엔 담장을 따라 식물을 식재해 공간이 답답하지 않도록 했고, 공간별로 위계를 정해서 식물의 수종과 수형, 수고를 결정했다.
PLAN
개인적인 침실 공간은 매스 사이에 조성된 사이 조경 안쪽으로 배치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자 했다. 거실에서 사이 조경을 바라보며 복도를 지나면 부부 침실과 할머니의 방이 나온다. 부부 침실과 복도는 벽으로 구분하지 않고 한식 미닫이 창호를 설치해 평소에는 복도의 영역까지 공간감을 확보할 수 있게 계획했다. 침실 앞 큰 창을 통해 사이 조경의 풍경뿐만 아니라 건너편의 주방과 거실, 그리고 마당까지 시각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아일랜드 식탁을 두어 11자 형으로 깔끔하게 완성한 주방. 팬트리 공간과 다용도실로 연결된다.
적벽돌과 노출콘크리트의 조화가 인상적인 둥글집의 외관. 구부러지는 이미지는 두 매스의 처마와 함께 평상과 담장에서도 이어진다.
Architect’s say
단층 주택의 수직적 단조로움을 수평적 다양함으로 보완해볼 수 있다. 둥글집은 마당을 지나 현관과 거실, 침실까지 공간을 나열하고, 매스 사이에 조경과 큰 창을 두어 전체 공간이 하나의 시퀀스를 갖는 주택이 되었다. 또한 하나의 층 안에서 사용 빈도를 고려해 공간별로 면적을 배분했다.
건축가 김헌, 최정인 : 일상건축사사무소
2016년 설립, 개개인의 일상을 공유하고 그 일상을 건축에 담아내고자 한다. 건축이 '평' 개념의 물리적인 공간의 수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일상적인 요소들로 채워지기를 원한다.
063-273-2313 www.ilsangarchi.com
구성_조재희 | 글_김헌, 최정인 | 사진_최진보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4월호 / Vol.290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