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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이야기

빌라 파티오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3.05.22|조회수107 목록 댓글 0

빌라 파티오

 

빌라 파티오는 계단식 필지를 150~200평 단위로 잘라 절성토 하여 조성한 홍천 삼마치리 주택단지 내에 있다. 단지는 구릉의 얕은 경사를 따라 오르며 각각의 땅으로 나뉘어 있고, 가장 위의 땅과 아래 땅은 3m 정도의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고저차로 적당한 경사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 단지의 필지당 면적이 비교적 넓은 편이라는 것에 집중했다. 647㎡(약 195평)의 대지면적에 계획관리지역 40% 건폐율을 가지고 있으니, 단층으로 지어도 78평이 가능하기에 설계 초반부터 건축주와 함께 ‘굳이 2, 3층 집이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건축주는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50~60평 정도의 집을 바라고 있었으나 외관은 흔히 보는 주변 주택들과 달리 고유한 개성과 정체성이 은은하게 드러나기를 바랐다. 

 

 

 

 

젊은 부부와 두 자녀가 될 이 프로젝트에서 기대하는 설계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한정된 예산 내에서 지을 수 있는 집, 단열/방수 등 기본 성능 면에서 평균 이상의 품질을 가진 집, 실제 평수에 비해 넓게 느껴지는 집, 실내와 외부가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는 집, 아이들에게 다양한 재미가 있는 집. 적은 비용으로 지은 좋은 집이라 할 수 있다. 

 

늘 그렇듯 단독주택 설계의 기본 과제는 부족한 예산과 타이트한 공사비를 절충해서 최적의 합의점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넉넉한 예산으로 짓는 경우도 더러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단독주택 설계는 개인이 가진 제한된 ‘비용’에 맞는 적정 ‘규모’를 정하고, 최종적으로 거주의 ‘품질’을 높이는 삼각관계의 퍼즐게임이다. 건축가의 역할 중 하나는 품질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몇 개의 기준점과 설계 원칙이 필요했다. 

1. 불필요한 면적은 최대한 줄이는 평면 구성
2. 높이는 단층집 
3. 구법은 경량목구조
4. 복잡한 디테일은 지양하는 설계

예산 고민으로 인해 200평 정도의 필지 위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50~60평 규모의 이층집을 짓게 되면 대지 면적 기준으로는 30평 정도를 점유하는 집이 된다. 결과적으로 170평의 땅이 남게 되는 것이다. 계단식 전원주택 단지에서는 이렇게 여유를 둔 배치 방식이 흔하게 사용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용을 들여 조경을 가꾸거나 텃밭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개 집과 땅이 따로 놀아 집은 더 작아 보이고 남는 땅은 황량한 분위기가 되기 일쑤다. 이에 우리는 집과 땅을 짜임새 있게 관계 맺기 위해 50평 남짓한 거주 면적을 단층으로 펼쳐 배치하고, 이웃집의 시선이 닿지 않는 가족 구성원만의 전용 중정(patio)을 제안했다. 넓은 마당만 공간 활동도가 높은 게 아니라 적절한 크기와 비율로 실내와 연결되며 접점이 되는 외부 공간이 주택에서 더 잘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외부의 시선이 닿지 않는 가족들만의 외부 공간 중정

△ 중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거실과 아이들 침실, 부부 침실

 

집을 ㄷ자로 펼치고, 중앙에 중정을 끼워 넣으니, 집이 점유하는 토지 면적은 70평 정도가 되었다. 거실, 주방과 남측면 외부 테라스를 낮은 담으로 구획하여 집에 연결하니 체감 면적은 거의 100평 이상으로 확장되었으며, 땅과 집이 대등한 관계로 존재하는 집이 되었다.

△  조망과 채광을 고루 갖춘 거실

△  중정을 사이에 두고 아이들 침실-거실-부부 침실로 순환하는 동선

△  중정을 사이에 두고 아이들 침실-거실-부부 침실로 순환하는 동선

△ 주방

△ 아이들 침실로 통하는 복도

△ 아이들 방

△ 다락으로 통하는 아이들 침실

△ 다락 위 아이들의 놀이공간

빌라파티오의 내부 공간은 동적인 순환 구조를 이룬다. 남측 면에 조망과 채광이 좋은 거실과 주방을, ㄷ자 양쪽에는 각각 아이들 침실과 부부 침실을 두었는데, 중정(patio)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방이 마주 보면서 그 주변으로 동선이 흐른다. 부부 침실과 아이들 침실 위에는 각각 다락을 두었으며, 두 개의 다락 또한 공중 브릿지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 부부 침실

 

△ 천창으로 빛을 더욱 가득 들이는 부부 침실의 다락  

 

중정을 계획할 때는 중정을 에워싼 집의 높이를 주의해야 한다. 설계 의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 내부에 숨어있는 중정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여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고, 실내 깊숙이 적절한 조망과 좋은 채광을 유입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작 에워싼 집이 높은 경우는 높은 벽과 담이 갑갑하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항상 그림자가 지는 어두운 공간이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설계 시 적절한 공간 깊이와 채광을 들일 수 있는 각도가 확보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빌라 파티오의 경우는 단층이면서 지붕 각도를 중정 쪽으로 낮게 만들어 중정 쪽 높이를 더 낮춤으로써 채광과 하늘 조망이 더 크게 열리도록 했다.

 

 

 

이렇듯 단독주택 설계는 성공적 집짓기를 위한 전술 회의와 비슷하다. 다양한 조건들, 돈과 품질 사이의 갈등, 규모에 대한 욕심.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슈들을 절충하면서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중요한 것을 가려내는 과정을 거듭해 간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솔루션이 특별한 ‘집’의 형태로 완결되는 것이다. 

 

 

 

 

 

 

 

 

 

 

 

 

 

 

 

 

 

 

 

건축개요

위치 : 강원도 홍천군
규모 : 지상 1층 + 다락
건축면적 : 138㎡
건폐율 : 23.33%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 지붕 - 2x10 구조목
최고높이 : 6.5m
시공 : 건축주직영 (+평안건설)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647㎡
연면적 : 159㎡
용적률 : 24.71%
주차대수 :1대
사진 : 최진보
설계 : 나우랩 건축사사무소

출처 에이플래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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