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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이야기

비움과 빛에 집중한 진관동 주택 ‘공백空白’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4.02.23|조회수113 목록 댓글 0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다.” 괴테가 한 말이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고 그 그릇은 사는 사람을 닮게 되듯이 건축주의 감성과 가치관을 파악해 구체화하는 것이 설계이고 건축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주는 몇 년 전 앞서 설계한 두 주택을 보고 관심을 가져 설계를 의뢰해 왔다. 건축주는 모던하고 막힘없는 시원 담백한 주택을 꿈꿨고 건축가는 필요한 실을 채우는 대신 비움에 집중해 주택 ‘공백空白’을 계획했다.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은평구 진관동

용도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329.7㎡(99.73평)
건축면적   162.44㎡(49.13평)
연면적      340.68㎡(103.05평)
            지하 85.55㎡(25.87평)       
            1층 128.15㎡(38.76평)
            2층 126.98㎡(38.41평)
건폐율      49.27%
용적률      72.01%
설계기간   2020년 11월 ~ 2021년 8월
시공기간   2021년  9월 ~ 2022년 5월
설계      ㈜세이브종합건축사사무소
     02-6959-9098 www.savegroup.kr
시공      ㈜좋은건축 더원(구.더원종합건설)
              02-578-9098 www.savegroup.kr

MATERIAL

외부마감
    외벽 - 마천석, 볼락스, 유리블럭

               데크 - 이페 21mm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도장(삼화페인트)
               내벽 - 친환경 도장, 이태리 포세린타일(삼화페인트)
               바닥 - 이태리 포세린타일, 원목마루(이건마루)
계단실       디딤판 - 오크원목
               난간 - 금속 환봉
단열재       지붕 - PF보드(LX하우시스)
               외벽 - PF보드(LX하우시스
창호       이건창호, 예림도어
현관문       이건창호
조명        바리솔 LED조명
주방기구(싱크대) 제작가구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건축주는 자녀들과 함께할 전원주택을 꿈꾸고 있었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공간이라 하면 으레 아기자기한 포인트가 하나쯤은 들어갈 것이라 상상하지만 아니었다. 동화속의 주택보다는 모던한 스타일의 박스 형태에 재택근무를 위한 서재 겸 오피스 공간을 원했다. 진입로는 보다 특별한 느낌이 들길 원했고 최대면적과 막힘없는 넓은 공간을 주문해 왔다.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완성한 집은 마치 훤칠하고 진솔한 성품의 건축주와 닮은 듯 했다.

주출입구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 창을 최소화해 특별한 공간감을 가진다.

현관은 모노톤 석재로 마감해 모던한 분위기를 낸다.

현관입구부터 밝은 빛이 각 실로 골고루 스며들고 있다.

 

자연광 확보 고려한 창문 구성

대지는 북한산 아래 은평구 한옥마을로 서쪽 도로에서 동쪽 산자락으로 기대있는 좁고 긴 경사지였다. 대지의 긴 변인 남쪽은 높고 옆집과 근접해 일조량 확보와 사생활 보호가 필수였다. 따라서 유리블록으로 7m 높이의 벽을 세워 은은한 빛을 받아들이면서 외부 시선은 차단했다. 더불어 중정을 중심으로 ‘ㄷ’자로 실을 배치하고 벽 대신 전창을 냈다. 전창으로 인해 좁은 대지임에도 내부 공간은 확장되며 밝은 자연광이 중정을 통해 각 실로 스며들어 집 전체를 한 공간으로 엮는다.

1층은 거실, 주방·식당, 중정 등 공용공간 위주로 설계됐다.

빌트인 가전과 화이트 톤 목재 마감으로 깔끔한 주방 공간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공간

 

차별화된 진입 공간

획일화된 아파트 생활을 오래한 탓에 건축주는 진입공간이 특별하길 원했다. 따라서 1층 바닥은 지면에 묻히지 않도록 도로에서 1.2m 이상 들어올렸고 계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서측 코너에 진입공간을 계획했다. 대리석으로 마감해 공간을 강조하고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 빗각의 벽체는 누군가를 반기는 팔과 같고 경사진 처마는 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표정의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주택 규모에 비해 큰 진입로는 넓진 않지만 높고 시원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유리블럭은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밤에는 내부 조명으로 은은함을 풍긴다.

오픈형 계단으로 내외부로 열린 시야를 통해 층별 단절이 최소화된다.

 

중정을 중심으로 열린 내부 공간

진입로를 지나면 거실, 주방·식당, 중정 등 공용 공간으로 이뤄진 1층에 들어선다. 현관에 들어서면 빛을 머금은 중정을 가장 먼저 만나며 막힘없이 연결된 내부 공간은 마치 한 공간 같이 보인다. 2층은 4개의 침실과 가족실을 배치했다. 안방과 사랑방 베란다는 북한산 풍경을 담는 액자 역할을 하고 두 영역의 중심에는 내부 중정을 향해 열린 가족실이 있다. 

2층 가족실은 간살 파티션을 적용해 시선을 거르면서도 개방감을 준다.

벽 대신 전창으로 채광을 살리고 다른 공간과 시각적인 연계를 고려했다.

안방과 사랑방 테라스에서는 북한산 풍경을 액자처럼 감상할 수 있다.

 

옥상은 평지붕으로 계획해 캠핑, 바비큐 파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했고 지하의 서재 겸 홈 오피스는 선큰가든Sunken garden으로 하늘이 개방돼 지하 특유의 답답함이 덜하다. 지하부터 옥상까지 연결된 계단은 중정과 함께 중심 공간 역할을 하며 내외부로 열린 시야를 통해 층별 단절이 최소화된다.

전망 좋은 옥상은 평지붕으로 계획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건축주가 사색에 잠기는 홈오피스는 넓은 창을 통해 선큰과 한 공간으로 통합된다.

건축주가 사색에 잠기는 홈오피스는 넓은 창을 통해 선큰과 한 공간으로 통합된다.

단독주택 설계에서는 최대한 건축주의 의견을 많이 듣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건축주의 삶과 생각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에 제안과 선택은 매번 달라진다. 이러한 과정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이고 정도 깊어지는 듯하다.

항상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더 좋은 해법이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과 미안한 마음이 함께 따라온다. 주택 ‘공백空白‘은 바로 옆집인 ‘Modern Arch’와 다른 듯 닮아 있다. 행복한 삶의 보금자리뿐만 아니라 서로 좋은 이웃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에 더해 살아가다 가끔씩 좋은 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노력했던 설계자를 떠올려주면 참 기쁠 것 같다. 

이웃한 주택‘모던아치Modern arch’와 다른 듯 닮아 있는 본 주택 전경

주택 북측에서 바라본 외부 근경

진행 박지현 기자 | 글 자료 세이브건축사사무소 | 사진 이한울(나르실리온) 작가

출처 : 전원주택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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