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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조름… 달짝지근… 섬진강 ‘벚굴’ 제철 맞았네!… 광양만의 봄이 선사하는 맛과 멋

작성자봉여사|작성시간15.03.12|조회수102 목록 댓글 1

 

전남 광양의 백운산 자락이 섬진강을 만나는 능선에 자리잡은 청매실농원 옹기에 봄이 깃들었다. 섬진강 매실마을에는 이미 홍매화 백매화 등이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리며 앞다퉈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봄은 봄이다. 전남 광양의 봄은 섬진강 물줄기를 타고 온다. 전북 진안에서 시작해 광양만에서 바다를 만나는 섬진강에는 매서운 겨울을 이겨낸 봄기운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봄철 섬진강 하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벚굴을 품는다. 일반 참굴과 달리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자란다.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왕굴’이라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벚굴 계절에 광양은 풀어헤친 매화봉오리로 ‘무릉매원(武陵梅源)’을 이루며 황홀경을 선사한다. 언덕길에 올라서면 수십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겨우내 잃었던 미각을 일깨워주는 벚굴과 가슴 벅찬 풍광이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섬진강이 선사하는 별미 ‘벚굴’

벚굴은 1급 수질의 섬진강 하구 3∼4m의 물속 바위에 붙어 서식한다. 주산지는 섬진강 최하류인 광명시 진월면 망덕(望德)포구. 옛날 나루터가 있던 포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몸을 섞는 기수(汽水)지역으로 ‘바다의 진미’를 사철 쏟아낸다.

이즈음 명물은 단연 벚굴이다. ‘강에서 채취한다’고 해서 강굴, ‘벚꽃이 필 무렵에 가장 맛있다’고 해서 벚굴로 불린다. 망덕포구에 정박한 작은 배들은 대부분 벚굴을 채취하는 어선이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잠수부가 장비를 갖추고 물속에 들어가 강바닥이나 바위에 붙어있는 벚굴을 채취한다. 아무 때나 채취하는 것은 아니다. 물때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보통 10∼15일, 하루 4∼5시간 잠수해 300∼400㎏을 잡는다. 작게는 20∼30㎝에서 크게는 40∼50㎝에 이른다. 망덕포구 도로변에 있는 음식점 앞에는 커다란 수족관 몇 개가 온통 벚굴로 채워져 있다.

불판 위에 올려진 벚굴은 금세 익는다. 너무 많이 익히면 질겨서 맛이 떨어져 빨리 먹는 게 좋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에 김치 한 조각을 올려 먹으면 별미다. 굴껍데기를 까는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숟가락 머리로 벚굴의 가장자리를 세게 내려친 뒤 숟가락 자루를 벌어진 입에 넣고 옆으로 옮기면서 관자를 자르고 숟가락 머리로 벌어진 틈을 들어 올리면 된다.

벚굴의 향연은 2월 중순부터 벚꽃이 지는 4월 말까지 펼쳐진다. 벚꽃이 필 무렵 가장 실하고 맛있다. 일반 굴보다 5배 이상 큰 벚굴은 민물과 해수가 교차하는 지역에서 자라 단맛과 짠맛이 섞여 있다. 짭조름하면서 달짝지근하다. 쌀뜨물처럼 뽀얀 알맹이에 살이 올라 담백한 맛도 일품이다. 바다에서 채취한 것에 비해 비린 맛은 덜하다.

영양도 만점이다. 참굴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4배가 넘는다. 무기질·각종 비타민·아미노산·아연 등 영양분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고 피부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속의 비아그라’로 불린다. 날로 먹는 것보다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제격이다. 구이나 죽, 튀김, 전, 찜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다.

광양 망덕포구에서 채취한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탐스러운 벚굴.
하지만 벚굴도 해마다 수확량이 줄어 주민들은 걱정이다. 섬진강 댐 공사 후 민물 유입이 감소하면서 채취할 수 있는 구역이 줄어든 데다 채취량이 늘어난 탓이다. 민물과 바닷물을 고루 먹고 사는 벚굴은 짠물만 먹고는 제대로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망덕포구에서 배알도횟집을 운영하는 강철 사장은 “올해의 경우 3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채취된다”며 “식당에서 직접 먹으면 6∼7㎏에 4만원 정도이고 포장판매는 10㎏에 4만원”이라고 말했다.

#‘봄 1번지’ 매화마을

입이 호사를 누렸으면 눈을 호강시키자. 매화는 겨울 끝에 여리고 애달픈 꽃잎을 열어 세상에 봄을 알린다. 꽃샘추위에도 섬진강변에 피어나는 꽃들의 잔치는 준비되고 있다. 매화마을로 불리는 다압면 섬진마을은 백운산 기슭에 터를 잡은 봄 1번지다. 동쪽에 섬진강, 서쪽에 백운산 자락을 바짝 끼고 있는 이 마을은 3월 중순쯤 매화나무 10만여 그루가 꽃물결을 이룬다. 청매화와 홍매화, 백매화가 한데 어우러진 풍광이 장관이다.

매화마을의 명물은 ‘매실 명인(名人)’ 홍쌍리 할머니가 피땀 흘려 가꾼 청매실농원. 수백 그루의 매화나무가 꽃잔치를 열고, 2000여개의 옹기에는 매실이 익어간다.

광양만을 가로지르는 이순신대교 너머로 저물어가는 해가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광양항 해양공원에는 영화 ‘명량’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외로운 산비탈에 홀로 핀 백합꽃처럼 살기 싫어서/ 사람이 그리워서/ 매화나무 심으면서/ 꽃아 니는 내 딸이제/ 매실아 니는 내 아들이제/ 이슬아 니는 내 보석이제….”

스무 세 살에 섬진강변 마을로 시집온 홍 할머니. 지난 세월을 회고하며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서정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배어 있다.

농원 언덕 정자에 오르면 861번 지방도로와 섬진강, 경남 하동 땅이 한데 어우러진 풍광이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다. 매화가 팝콘처럼 활짝 폈을 때의 황홀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영화 ‘첫사랑’ ‘청춘’ ‘흑수선’ ‘취화선’ ‘천년학’, 드라마 ‘다모’의 촬영지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매화는 아직 만개 전이지만 봄볕 가득 스며든 섬진강 주변 매화나무들은 가지마다 힘을 주어 꽃봉오리들을 부풀린다. 양지바른 곳 일부 성급한 가지들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봉오리를 터뜨려 은은한 매향을 내뿜는다. 새하얀 매화 꽃잎이 하나둘씩 피어나기 시작해 일제히 꽃비를 뿌릴 태세다. 성급한 마음에 길을 나선 가족과 연인들은 금세 터질 것 같은 꽃봉오리만 봐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뒤쪽 산책로 왕대나무 군락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매화마을은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오는 14∼22일까지 열리는 광양매화축제는 18회를 맞이한다. ‘봄의 길목 섬진강, 매화로 물들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봄 매화, 여름 매실로 우리 함께 힐링합시다’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축제가 열릴 즈음에는 매화꽃이 만발할 것이라고 주민들은 예상한다. 매화는 4월이면 자취를 감춘다. 떨어진 꽃잎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곧이어 6월이면 청매실이 주렁주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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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산전주이 | 작성시간 15.04.29 고향 소식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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