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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하는 것이 효도

작성자石박사|작성시간23.05.02|조회수53 목록 댓글 0


《진심을 다하는 것이 효도》

일전에 이런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
80대의 할아버지가 세상 떠나기 전에 어느 대학에 몇십억을 기부했다.
둘째 아들과 변호사에게 일임해 정식 절차를 밟아서 법적으로 기부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할아버지의 큰 아들이 아버지 재산을 찾겠다며, 그 대학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큰 아들은 의대 교수였는데, 할아버지는 생전에 큰아들을 의사로 만들기 위해 고생도 했고, 자식에게 애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할아버지 생전에 큰 아들이 자식으로서 성의를 다하지 않아 섭섭한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공부도 그만큼 시켰고, 인정받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자식에게 유산을 주는 것보다 대학에 기부를 선택했던 모양이다.

그 뉴스는 할아버지의 기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큰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불효를 꼬집는 내용이었다.
나도 모친이 살아계시는데도 자식 역할을 하지 못해 말할 주제는 못되지만, 이런 내용을 접할 때마다 필자는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불교의 스님들은 출가해 부모를 떠나와 산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효자 스님’하면 부처님 재세시의 목련존자가 있고, 조선시대 진묵대사를 들 수 있다.
진묵대사는 외아들이었는데, 모친이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살았다.
또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 스님도 70여 세에 90세의 어머니를 병간호했다. 당시 어머니는 나병환자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여튼 불교에서도 효를 강조한다.

<육방예경>이라는 경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매일 여섯 방향을 향해서 머리 조아려 인사를 하여라.
동쪽에 절할 때는 부모가 계신다고 생각하고 절하고,
남쪽에는 스승,
서쪽에는 아내,
북방은 친척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하며,
아래쪽에는 하인들을 향해 절하고,
위쪽을 향해서는 수행자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하여라.”
그런 뒤에 이 <육방예경>에서 부모 섬기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식으로서 부모를 이렇게 섬기고, 경순해야 한다. 부모에게 물질이나 금전에 있어서는 모자람이 없게 하고, 무릇 할 일이 있으면 먼저 부모에게 의논하며, 부모 말씀에 순종하고, 부모의 직업을 이어 가문을 빛내는 일이다.”
이 원고 서두에서 말한 부모와 자식 문제가 종종 뉴스화된다.
부모는 자식에게 미리 유산을 정리하고, 용돈을 꼬박꼬박 받을 줄 알았는데 그 자식은 유산을 챙긴 뒤에는 안면몰수하는 자식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부모가 다시 반환받을 수 있는 법이 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10여 년 전에 중국은 유교사상을 강조하며, 효도를 광고까지 하였다.
사회주의 국가가 되면서 국가를 강조하는데다 하나뿐인 자식들이 효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1900년까지 ‘부모의 권리’라고 하여 친권처분親權處分 선고가 있었다.
자식이 불효하면 관가에 고발해 사형까지 내리는 것을 말한다.
부모가 차마 고발까지 해서 자식을 죽게 하지 않아도 불효하면 주변에서 고발해 처벌받게 하였다.
너무 어두운 얘기만 해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다.

곧 어버이날을 앞두고 현실을 떠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금전과 물질적인 선물만이 효도가 아니라고 본다.
부모도 자식에게 무조건 베풀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진심을 다하는 것이 효도라고 본다.

[글 : 정 운 스님/ 나련선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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