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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벙주초

작성자石박사|작성시간23.07.28|조회수60 목록 댓글 1


🛑 [ 덤벙주초(柱礎). ]

둥글넓적한, 자연 그대로의 돌을 다듬지 않고, 건물의 기둥 밑에 놓은 주춧돌을 "덤벙주초" 이라고 부른다.

어느날 오랫만에 내 얼굴을 본 할머니가 물으셨다.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

할머니는 한 쪽 눈을 실명 하셨고,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

그런 할머니의 눈에, 손자의 힘든 얼굴이 비친 모양이다.

“너무 걱정마라, 때가 되면 다 잘 풀릴 거니께..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니라..”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나 였다.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몇 년이 흘렀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덤벙 주초" 란 것을 알았다.

강원도 삼척에
“죽서루” 라는 누각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그 누각의 기둥이다.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한 것이다.

길이가 다른 17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 숏다리도 있고 롱다리도 있다.
이렇게 초석을 덤벙덤벙 놓았다 해서 "덤벙 주초" 라 불린다.

순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야..”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 놓을 줄 아는 여유가 놀랍다. 그래서 할머니의 말뜻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세상은 평탄하지 않다.
반반하게 고르려고 만 하지 마라.
"덤벙 주초" 처럼 그 때 그 때 네 기둥을 똑바로 세우면 그만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가만있지 않고 흔들거립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마음의 기둥을 잘 세워야 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서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 일 입니다.

<출처 : 친구들 단톡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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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검은고양이 | 작성시간 23.08.03 좋은글 감사히 읽고 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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