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편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었고
젊어서의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뜻한 친구가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인인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찿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 발 한 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 아침 좋은 글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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