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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 구의 차이 ~~

작성자녹림처사|작성시간24.01.21|조회수70 목록 댓글 0

◈ 견(犬)과 구(狗)의 차이 ◈

 

개는 인류의 오랜 동반자 이지요

함께한 역사가 4만년 전 수렵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요

다만, 거의 모든 곳에서 개는 식용이기도 했어요

선사시대 유적마다 개 요리 흔적이 발견되지요

스위스는 100~200년 전까지 개를 먹었고,

프랑스도 19세기 보불전쟁으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개를 먹었어요

 

세계에서 개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중국이지요

‘향이 나는 고기’라는 뜻의 향육(香肉)이라 부르며

연간 2000만 마리를 식탁에 올리고 있어요

북한에서 개는 가축이지요

대부분 개는 이름도 없어요

북한에서는 고기 맛이 달기 때문에 '단고기'라 부르지요

중국과 북한에선 개 부위별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돼 있고

통조림도 만들어 유통하고 있어요

1970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가 방북했을 때

김일성이 환영 파티에서 내놓은 것도 다양하게 요리한 개고기였지요

개고기 식용 1위 국가는 중국이고, 2위는 베트남, 3위는 북한이지요

 

그래서 중국인들은 개를 의미하는 글자를 2개 만들었어요

바로  개 견(犬)과 개 구(狗)자 이지요

개를 의미하는 견(犬)과 구(狗)에는 의미상 차이가 있어요

견은 '큰개 견(犬)'이고 구는 '강아지 구(狗)'로 구분하기도 하지요

 

견(犬)은 개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인데

상형문자는 위에서 보듯이 꼬리가 말려올라갔어요

즉 진돗개와 같은 종의 개를 본뜬 것이지요

여기에 반해 구(狗)는 개(犭 '개사슴록변' )라는 의미와

구(句)라는 발음을 합친 회의문자이지요

그런데 구(句)자는 아직 다리를 펴지 못하고 구부려서

젖을 먹는 새끼의 모습을 본 딴 글자라는 의견이 많아요

송아지는 우(牜句), 망아지는 구(駒)이고

그러면 구(狗)는 강아지인 것이지요

여기에 반해 견(犬)은 큰 개를 의미하고 있어요

 

그래서 개 견(犬)자는 충견(忠犬), 애견(愛犬), 애완견(愛玩犬),

견주(犬主), 군견(軍犬), 모견(母犬), 견공(犬公), 경찰견(警察犬),

견마지로(犬馬之勞) 등과 같이

(犬) 자는 대부분 긍정적이고 헌신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요


반면에 개 구(狗)가 붙은 경우는 거의 대부분 부정적이지요

주구(走狗, 외적의 앞잡이), 구육(狗肉, 개고기), 구자(狗子, 철없는 강아지),

양두구육(羊頭狗肉, 양머리에 개고기를 파는 경우, 겉 다르고 속 다른 경우),

구미속초(狗尾續貂, 담비 꼬리에 개의 꼬리를 이어 붙이는 것으로

훌륭한 것 뒤에 보잘 것 없는 것이 따른다는 의미)와 같이

(狗) 자는 부정적이거나 개의 고기(肉)를 의미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개 견(犬)을 잡아 개고기가 되면 구육(狗肉)이 되고  

이를 요리해 놓으면 구탕(狗湯)이 되는 것이지요

개고기를 견육(犬肉)이라 부르지 않고 구육(狗肉)이라 부르고

또 이를 요리해 놓으면 견탕(湯)이라 부르지 않고 구탕(狗湯)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소(牛)와 돼지(豚) 닭(鷄)은 우육(牛肉) 돈육(豚肉) 계육(鷄肉)이라 부르면서

유독 개고기만 구육(狗肉)이라 부르며

개와 개고기를 구분해 놓은 것이라 볼수 있어요

그 만큼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지요

 

고기가 귀하던 시절, 개는 단백질 공급원이었어요

다산 정약용은 흑산도에 유배 간 형 정약전에게 개고기 요리법을

편지로 적어 보내며 건강을 위해 먹으라고 했지요

동의보감에는 ‘오장을 편하고 튼튼하게 해주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

정력에도 좋다’고 소개돼 있어요

그래서 개고기가 '보신탕'이 되었지요

1990년대 말까지 연간 10만t 정도 먹었어요

말복이 지나야 개가 한 시름 놓는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개 식용이 빠르게 퇴조하고 있어요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같은 이가 비판해서만은 아니지요

개에 대한 우리 인식이 바뀐 것이 더 크다고 볼수 있어요

88 올림픽을 계기로 정부가 대대적인 개 식용 중단 캠페인을 벌였을 때만 해도

한국인은 사철탕, 영양탕으로 간판을 바꿔 걸고라도 보신탕을 먹었지요

그런데 1998년 6400여 곳이던 식용견 업소가 재작년 조사에선

1600곳으로 급감했어요

2006년만 해도 ‘개고기 식용 문화를 없앨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86%였는데,

지난해 조사에선 ‘지난 1년간 개고기를 입에 안 댔고

앞으로도 먹지 않겠다’는 응답이 96%였지요

우리에게 개는 더 이상 식용이 아닌 것이지요

 

식용 개 사육과 도축, 유통을 금지하는 법이 얼마전 국회를 통과했어요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많아지고, 애완견이란 표현도 쓰기 싫다며

개를 인간과 희로애락을 함께한다는 뜻의 반려견으로 부르는 세태를

법이 반영한 것이지요

BBC와 CNN 등 외신이 일제히 브레이킹 뉴스로

관련 소식을 타전했을 만큼 국제사회도 주목했어요

K팝과 한류 드라마, 첨단 반도체 생산국이란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나라가 이제는 오랜 가난의 흔적인 개 식용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고 했지요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직접 처벌하진 않지만,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개고기 또는 가공식품을 유통‧판매한 경우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최대 징역형 처벌 규정도 뒀어요

그러나 일각에선 ‘과도한 금지로 위헌소원을 낼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요

식용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6%가 개고기를 안 먹겠다고 답했지만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자는데는 57%만 찬성해 절반을 조금 넘겼어요

 

아직도 시골에는 1~2마리 정도 기르는 집들이 많아요

이들 노인들은 여름 복날에 보신하기 위해 기르는 것이지요

또 시골 장터 보신탕 집에는 항상 문성성시를 이루는 것은 

그만큼 보신탕을 먹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지요

개 식용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 보다는 개인 결정에 맡겨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이러다 개고기 애호가들은 개고기 먹으러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해외원정을 가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3년간의 유예기간은 있지만

법 통과로 생계가 막막해진 이들에 관한 대책도

세웠으면 하는 바램이 드네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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