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 글

10년을 걸어보니.....

작성자石박사|작성시간24.01.22|조회수93 목록 댓글 0


《10년을 걸어보니...》

나는 왜 걷는가?
언제부터인가 걷기가 숨쉬기와 맞먹을 정도로 일상이 되었다.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기꺼이 즐겁게 걷다 보면 나는 진정 살아있는 존재임을 실감한다.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일이 정리가 되고 단순해진다.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머리를 굴려 나온 무수한 생각의 나부랭이들이 얼마나 허약한 것들인지 절로 느껴진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했다.
‘가능한 한 가만히 앉아 있지 마라.
자유롭게 움직이며 나오지 않은 생각은
절대 믿지 마라.
모든 편견은 마음속에서 비롯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한 마디 거들었다.
‘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 생각도 흐르기 시작한다.’
공기나 물처럼 가까이 있어도 그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걷기’가 수많은 철학자나 선각자들에게 이토록 ‘의미 있는 무엇’이었다는 것에 새삼 놀란다.
그리고 거기에 무지한 나 자신을 보고 한 번 더 놀란다.
2013년 봄, 4월이었다.
지금도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냥 걷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왕 걷는 거라면 함께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사람을 좋아하고 함께 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그래도 좋겠다’는 생각, 그것뿐이었다. 2005년부터 써 온 ‘김재은의 행복한 월요편지’를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제안을 했다.
‘걸을 사람 요기 요기 붙어라~’
그 해 4월 7일, 첫 번째 코스는 서울숲에서 남산 길!
이런저런 인연으로 온 사람들 총 13명이 낯설지만 정겨운 그 길을 뚜벅뚜벅 걸었다.
그 후로 한 번도 빠짐없이(코로나로 인해 개별로 걷는 경우가 몇 번 있었지만) 매월 첫 토요일은 ‘행복한 발걸음 모임’의 날이 되었다.
그로부터 10년, 121번의 발걸음이 이어진 것이다.
노래 그대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가까운 날도, 38도를 넘는 한여름에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도 멈추지 않았다.
숨을 멈추지 않고, 식사와 수면을 멈추지 않는 것처럼, 살아있기에.
이 행발모는 ‘행복한 발걸음 모임’이지만 ‘행복을 발견하는 모임’임을 수없이 느끼고 누린 시간이었음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걷기는 인생과도 닮았지만 행복과도 꽤 닮은 듯하다.
행복이란 모든 문제가 해결된, 아무 문제없을 때가 아닌 작은 불편함이 있어도 기꺼이 부딪히고 시도할 때 더 느끼고 누릴 수 있는 것이기에.

아무튼 행발모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나온 10년을 넘어 이제 새로운 10년을 향해 간다.
걷자 생존이요, 걷자 행복이다. 

[글쓴이 : 김재은 대표/행복 디자이너]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