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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실수예요,미안합니다,죄송합니다."

작성자石박사|작성시간24.03.11|조회수111 목록 댓글 0

[“제 실수예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며칠 전 강의를 가기 위해 자가운전을 하였다.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 했다.
신호등에 좌회전 신호가 들어왔는데도 앞차가 운행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자동차 경고음을 울렸다.
바로 이어서 ‘아차!’ 후회되었다.
‘경고음 울렸다고
저 앞차가 보복하거나 차 문을 열고 불편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되어서다.
그런데 걱정도 잠시, 앞차가 오히려 양쪽 깜빡이를 켠 뒤에 달려갔다.
운전자들은 다 알 것이다.
‘미안하다’는 표시이다.
대체로 이런 경우를 겪으면,
차주들 중에 어떤 이는 오히려 보복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여튼 감사한 일이다.

솔직히 수여 달 전에도 종로에서 어느
차가 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내 차 앞에 들어와 부지불식간에 경고음을 울린 적이 있다.
사고는 순간인지라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때 이 운전자는 오히려 당당하다는
듯이 창문을 열고, 욕을 해서
그 순간에 빨리 도망쳤다.

오늘 우연히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았다.
층간 소음 문제였다.
501호 살던 A씨는 갓 태어난 아기가 있는 엄마였다.
특히 밤마다 소음에 시달리다가 이런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이사 오신 후부터 발뒤꿈치를
내려찍으며 걷는 소리,
큰 가구를 옮기며 끄는 소리, 또 원인을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립니다. 모두가 깨어있는 낮이나 초저녁 시간은 괜찮습니다. 마침 저희 집에도
아기가 있어 어느 정도의 소음은 이해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늦은 밤 시간에 소음이 들려
매우 불편합니다.
밤 10시 이후로는 조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메모에 601호 사는 B씨는 이런 답변을 보냈다.
“제가 혼자 사는 사람이고, 집에 늦게 들어옵니다.
당연히 늦은 시간에 집안을 치우거나 음악을 틀고,
TV를 틀어서 소음을 주었군요.
대단히 죄송합니다.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두 사람의 메모장을 필자가 정리해
대화체로 만들었다.
그런데 필자가 경험한 앞 차가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나
위 층에 사는 사람이 층간 소음에 사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다. 바로 이런 것을 소통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이 미담이 되고, 원고 주제가 되는 걸까?

거의 매일 층간 소음 문제로 사건이 발생한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층간 소음으로
아랫집 사람이 윗집 사람에게 따지러
갔다가 상해를 당해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 또 2∼3일이 멀다 하고 등장하는 사건이 자동차 보복 사건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심화되면 되었지, 감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도 도덕적으로 사는 인간은 못 된다. 하지만 인간의 윤리 기준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나의 행동이나 일이 남에게 폐를 끼쳤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에 따라 윤리 기준을 두어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이다.
내 방식대로, 내 기분 내키는 대로 살 수 없다.
무엇보다도 남을 기준에 두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께 그 해결책을 제시코자 한다.

첫째는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해코지를 당하면,
괴롭고 마음 아프듯이 모든 존재들도 똑같음을 염두에 두자.

둘째는 경적을 울리거나 불만을 표시하면 화가 나겠지만,
화를 내면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에게까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불편한 일이 발생하면, 무조건 1∼5까지만 숫자를 세어보라.
그 잠깐의 ‘시간’이 큰 사건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다

[글쓴이 : 정 운 스님/니련선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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