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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묘책 지자체에 있었네

작성자石박사|작성시간24.03.15|조회수71 목록 댓글 0

《저출생 묘책 지자체에 있었네》

0.65명.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로 역대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다.
0.65명은 부부 100쌍(200명)의 자녀 수가 65명이란 뜻이다.
인구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수준이라니 딱한 노릇이다.

저출생 쇼크로 국가 소멸 시계는 더 빠르게 돈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의 경고처럼 한국은 ‘1호 인구 소멸 국가’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외신들도 한국의 저출생을 주요 뉴스로 전해 씁쓸하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의 저출생은 ‘연금제도 파탄과 인력난뿐 아니라 병사 수 부족으로 안보 위협까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은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만큼 극단적인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며 여성들의 야망을 키웠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2006년부터 17년 동안 저출산 정책에 약 360조 원을 쏟아붓고도 실패했다.
보여주기 식 정책으로 돈과 시간을 낭비한 채 백약이 무효가 됐다.
한 신문이 ‘아이가 행복입니다’ 기획 기사로 소개한 한국과 일본의 지자체 사례가 피부에 와닿는다.

전남 강진군 출산율은 1.47명으로 작년 우리나라 전체 합계출산율 0.72명의 두 배가 넘는다.
저출생 극복의 비결은 현금 지원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만 7세까지 매달 60만 원을 ‘육아ㆍ양육 수당’으로 지급한다.
소득이나 자녀수를 따지지 않는다.
“월 60만 원이 심리적으로 많은 힘이 된다”는 게 주민의 반응이다.
부모가 강진군에 출생신고를 하면 2주간 산후조리원 이용료 154만 원도 지원한다.

‘공동육아 카페’도 맞벌이 부부의 부담을 덜어준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오후 5시 이후엔 ‘돌보미’ 2∼3명이 상주하며 아이를 돌봐준다.
가까워진 아이 엄마들끼리 “급한 일이 있으니 잠시만 아이를 봐달라”고 하면 서로 돌봐 주는 ‘공동육아’로 진화됐다.

주거ㆍ의료 교육까지 패키지로 지원한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확보하여 저렴하게 임대해 준다.
고등학생 때까지 모든 의료비가 무료다.
군 예산으로 지원하니 빠르고 효과적이다.
불요불급한 사업을 없애며 저출생 예산을 확보한다.

일본 오카야마현 농촌 소도시 ‘나기초’의 저출생 극복 비결은 ‘무료 공동육아’다. 2007년부터 ‘나기 차일드 홈’이라는 무료 육아시설을 만들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자녀를 같이 돌보거나 맡긴다.
상주 직원인 ‘육아 어드바이저’도 6명이다. 아이를 잠시 봐줄 사람이 필요할 땐 긴급 보육 서비스인 ‘육아 스마일’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육아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게 성공 요인이다.
일본 합계출산율이 평균 1.39명 정도인데 나기초는 2021년 2.68명을 기록했다.

정부 주도의 출생 대책은 실행력이 뒤처진다.
지자체 중심 실효성 위주로 전환하는 게 효율성이 높다.
아이를 키우는 여건이 갖춰지면 아이를 낳기 마련이다.

[글쓴이 : 이규섭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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