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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소원이 왜 그리도 많은가?

작성자石박사|작성시간24.03.29|조회수120 목록 댓글 0

그대! 소원이 왜 그리도 많은가?

고대 인도,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시의 일이다.
당시 여성 불교신자 가운데 대표되는
분이 ‘위사카’이다.
그녀는 부처님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젯거리들을 처리하며,
승가를 도왔다.
또 위사카는 동원정사라는 사찰을 보시했는데,
이곳에 비구니 스님들이 살고 있었다.
당시 불교신자들은 한 달에 몇 차례 재일齋日[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날]을
정해서 사찰에 가서 스님들과 함께 수행하였다.
즉 하루 동안 계를 지키며 기도하고 명상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요즘 ‘템플스테이(temple stay)’라고 보면 맞을 듯하다.
위사카는 재일 날 수많은 여성 신자들을 데리고 동원정사를 찾아갔다.
그날 하루 일정을 마치고, 그녀는 여성 신자들에게 물었다.

“불자님들, 오늘 사찰에서 명상하고 기도했는데,
혹 어떤 마음으로 하셨습니까?”

이들의 대답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는 이 세상을 떠나
죽은 뒤에 하늘세계[극락]에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하였고,
중년 여인은 자기 남편이 첩을 들이지 않는 것을 소원한다고 했다.
또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인은 아들 낳기를 바란다고 하였고,
결혼하지 않은 아가씨들은 백마 탄 왕자 만날 것을 소원한다고 하였다.

그녀는 여성 신자들을 데리고 부처님을 찾아갔다.
위사카는 여인들의 각각 소원하는 것들을 부처님께 보고하였다.
부처님께서 여인들의 소원을 다 경청한 뒤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태어나고 늙으며, 병들고 죽는 것은 중생세계의 당연한 이치이다.
태어났기 때문에 늙고, 노쇠하며,
병들고 죽어간다.
인간의 삶은 무상無常하다.
어찌하여 여성 불자들은 생사윤회의 고통에서 해탈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생사윤회하는 밧줄로 자신들을 꽁꽁 묶고 있느냐?”

독자님들은 왜 부처님이 여인들에게 저런 말씀을 하셨는지,
눈치를 채셨는지요?
부처님의 말씀 의도는 ‘비록 출가하지 않고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명상하고 기도를 통해 번뇌에서 벗어나 해탈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른 신자’라는 것이다.
또 인생은 무상하거늘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것은 바로 탐욕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니, 이런 마음으로 사찰에 와서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현대적으로 말하면,
기복적으로 불교를 믿지 말고
좀 더 진지한 삶을 갈구하며,
마음 닦으라는 뜻이다.
예전부터 불교는 기복적인 종교라고 하지만, 필자 소견으로는 기복적이지 않은 종교는 없다고 본다.
며칠 전, 인터넷에서 어느 기자가 목사님을 인터뷰한 내용이 올라왔다.
목사님은 ‘하느님의 진심은 자기 자신만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
남들과 더불어 행복함을 생각하며 교회에 다녀야 한다.
기복적으로 종교를 믿으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필자는 그 내용을 보면서 감탄했다.
물론 개중에 어떤 분들은 ‘세상이 얼마나 먹고살기 힘든데,
배부른 소리 하느냐?’고
핀잔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앞의 여성 신자들처럼 세상을 살다 보면,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다 간다.
<채근담>에 ‘탐욕이 많은 사람은 금을 나누어 주어도 옥玉을 얻지 못함을 한탄하고,
재상 자리를 주어도 제후 못됨을 불평한다.’고 하였다.

이 원고 꼭지를 정리하면서 몇 가지 필자의 넋두리를 하려고 한다.

첫째는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지 말고, 타인의 이익도 염두에 두며 살자.

둘째는 배부른 돼지로 살지 말고,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지향하자.
어떤 종교이든 이런 마음 자세로 종교를 믿어야 바른 종교인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 정 운 스님/ 니련선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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