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고 싶은 나라 >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무신불립
(無信不立)’이라는 말로,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입니다.
자공이라는 제자가 스승 공자께 정치에 대해
묻자 “나라에는 식(食)과 병(兵)과 신(信)이
있어야 한다.”고 대답을 합니다.
백성들이 먹고살아야 할 식량과 나라를
지킬 든든한 군사력과 서로를 신뢰하는
믿음이 나라의 바탕이라는 뜻이겠지요.
스승의 대답을 들은 자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세 가지를 다 갖출 수 없으면 그중에 어느
것을 버려야 하느냐고요.
제자의 질문에 대해 공자는 ‘병’(兵)이라
대답을 합니다.
어느 시대에나 나라를 지킬 군사력이
약하면 나라를 빼앗기게 되는 법,
그런데도 ‘병’을 꼽고 있으니 뜻밖입니다.
자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둘 중의 하나를 버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면 또 무엇을 버리겠습니까?”
식(食)과 신(信) 중에서 굳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느냐를 물었으니
나라를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던 것이지요.
그때 공자는 ‘식’(食)이라 대답을 함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버려서는 안 될 것이
‘신’(信)임을 밝힙니다.
설령 군대가 없고 식량이 떨어진다
할지라도 그것이 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신의를 잃어버리는 것이 나라가
무너지는 것임을 자명하게 일러줍니다.
한 나라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서로를 향한
신뢰에 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글쓴이: 한희철목사/정릉감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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