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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삶’을 꿈꾸기, 집 짓기의 시작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2.08.02|조회수30 목록 댓글 0

‘다른 삶’을 꿈꾸기, 집 짓기의 시작

임진영·염상훈의 앙성집 짓기
① 집 짓기를 시작하며

건강 때문에 앙성 자주 가는 어머니
아들네가 건축비, 부모님이 땅값 부담
함께 사용하는 두번째 집 짓기로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대화 끝에
서울과 다른 삶 살길 원한다 결론
작지만 하늘·바람·빛·비를 들이고파

정재헌 건축가의 도천 라일락집. 도천 도상봉 화백이 기거하던 터에 4대째 살아가고 있는 후손들의 살림집과 도상봉 선생의 기념관을 겸하는 집이다. ㄱ자 살림집과 기념관으로 작은 마당을 만들어, 주변으로부터 집을 보호하면서도 건물의 높낮이를 달리해 위압적이지 않고 편안한 풍경을 만든다. 사진 박영채

 

▶ 임진영은 건축저널리스트이자 기획자다. 건축전문지 <공간> 편집팀장을 지냈고, 현재는 <마크> <도무스> 등에 글을 쓰며 건축물 개방 축제인 ‘오픈하우스서울’을 기획하고 있다. 남편인 염상훈은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이자 건축가다. 움직이는 파빌리온 ‘댄싱 포레스트’ 등을 설계했다. 부모님과 함께 쓸 ‘앙성집’을 짓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좋은 공간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다. 격주 연재.

 

건축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가장 큰 기쁨은 동시대 건축가들이 지은 건축물을 방문하는 일이었다. 뮤지엄에서 사옥, 그리고 집까지, 건축물의 내·외부를 직접 보는 것은 근사한 경험이다. 무엇보다 사적인 공간에 초대받는 건 감사한 일이다. 집에는 가족의 인생과 소망이 담겨 있다. 집마다 다른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담은 다른 공간이 있었다.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가정집을 찾아가 건축가의 설명과 집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공간을 누리다 보면, 그곳에 사는 가족, 특히 아이들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 집이 호화롭거나 화려해서가 아니다. ‘다른’ 공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집들은 건축가 조병수의 ‘ㅁ자집’, 건축가 정재헌의 ‘도천 라일락집’과 ‘두물머리주택’, 그리고 건축가 문훈의 ‘롤리팝’ 등이다. 과감한 공간 구성에도 편안함이 느껴졌고, 창 하나가 보여준 풍경이 뇌리에 남거나 야외 데크에서 머물 때 스쳐간 바람이 여운으로 남아 있다.

 

누구에게나 집에 대한 기억이 있다. 나고 자란 동네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 대문의 색과 마당, 방의 크기와 장식, 바닥의 온도와 창가의 한기, 창밖 풍경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최초의 집>(신지혜 지음)이라는 책도 있다. ‘우리가 처음 살았던 집’에 대한 14가지 기억을 기록했다. 농촌주택에서 일식주택, 다세대주택과 아파트까지, 사람들은 자신이 살았던 집을 세세하게 구술하고, 건축가이자 저자인 신지혜 작가는 그 기억을 토대로 평면도와 투시도를 그려냈다. 주먹구구식으로 지어진 집에도 추억은 곳곳에 배어 있고, 시간이 지났어도 그 공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은 생생하기만 하다. 몸에 밴 공간에 대한 기억은 그렇게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다.

 

그렇다면 살고 싶은 집은 어떨까?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휴식은 어떻게 취하는지, 어느 구석에서 차를 마시고 싶은지, 우리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까? 건축가 조병수는 “모든 동물은 스스로 집을 짓는다”고 했다. 누구나 자신이 사는 집을 꿈꾸고 그려낸다는 의미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집을 짓길 꿈꾼다. 자신의 거주 공간을 상상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는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공간 경험’에 대한 질문이다. 건축가는 그런 의뢰인의 바람을 바닥과 벽, 열리고 닫힌 공간으로 구축하고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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