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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기능 다른 세 공간, 제주 주택

작성자목기연|작성시간23.08.04|조회수115 목록 댓글 0

주말이면 나의 영역은 대부분 소파를 벗어나지 않는다. 조금 더 힘을 내면 거실과 주방까지 확장하기도 한다. 영역은 이렇게 목적이나 의도에 따라 이동하기도 하지만, 장소나 지리적으로 고정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집 안에 몇 개의 영역이 있을까. 건축주 임정호(40)·이민경(37) 부부는 주거와 요가 수업을 위한 공간과 별채처럼 독립적인 게스트룸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고유의 영역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396.00㎡(119.79평)

건축면적 130.04㎡(39.33평)

건폐율 32.84%

연면적 171.00㎡(51.72평)

  1층 91.95㎡(27.81평)

  2층 79.05㎡(23.91평)

용적률 43.18%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청고벽돌, 스타코

  데크 - 방킬라이, 지정 목재

내부마감

  천장 - 삼나무 노출, 벽지

  벽 - 삼나무 노출, 벽지

  바닥 -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이소바 에코플러스)

  중단열 - 글라스울 R19(이소바 에코플러스)

  내단열 - 글라스울 R11(이소바 에코플러스)

  외단열 - 70T 비드법 보온판 네오폴 보드

계단실

  디딤판 - 애쉬 솔리드 집성목

  난간 - 애쉬 솔리드 집성목

창호 3중유리 알우드 시스템창호(LG하우시스)

현관 단열 현관문(YKK 베나토)

주요조명 LED(룩스몰)

주방가구 moksori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 나비엔)

설계 청주대학교 이창우 교수

시공 창조하우징 031-420-5537

 https://blog.naver.com/changjoblog

부부의 주택은 자연취락지구 내 반듯하게 조성된 화순문화마을에 있다. 동서로 긴 장방형 대지에 남북으로 앉힌 주택은 동쪽에 8m 도로가 지나고 서쪽에 유채꽃밭이 있다. 부부는 거주와 요가 수업을 위한 두 개의 공간이 필요했다. 여기에 이따금 부모님이나 지인이 거주할 수 있는 별도의 게스트룸도 필요했다. 그밖에 요소요소에 재미와 멋이 담긴 공간을 원한 부부는 청주대학교 건축학과 이창우 교수에게 설계를, 중목구조의 멋을 잘 살리는 창조하우징에 시공을 의뢰했다.

 

현관에서 주거 공간과 요가 공간이 나뉜다.

주택 동쪽에 배치한 게스트룸이다. 입구도 별도로 동쪽에 마련하고 샤워실과 화장실도 갖춰 별채처럼 영역을 완전히 분리했다.

설계를 맡은 이 교수는 “각 역할에 충실한 영역을 분류하면서 독립성을 확보하고 관리하기 편리한 공간을 계획했다”며 “하나의 건물에서 각각 다른 시간을 보내는 사용자 간의 간섭이 없으면서 각 실의 긴밀한 연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계 의도를 밝혔다. 여기에 다소 높은 대지를 활용해 실내에서 제주의 산과 바다, 하늘과 숲의 풍경을 여러 각도에서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그렇게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한 지붕 세 공간 주택을 완성했다.

소파 뒤로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이 깊은 인상을 전한다. 편해 보이는 소파와 과하지 않은 화분 하나가 조화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공간의 크기보다 공간 연출이 중요함을 잘 보여준다. 거실 뒤로 건식과 습식으로 나눈 공용 화장실을 사소한 소품 하나로 깔끔하게 연출한 게 돋보인다.

1층 공용 화장실

‘ㄱ’자로 꺾여 다락까지 이어진 오픈 계단실, 흰 바탕에 드러난 서까래, 분위기에 어울리는 실링팬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인상을 풍긴다.

입체적인 공간 구성과 동선 계획

주택은 대지 형태에 맞춰 장방형으로 설계하고 남향으로 앉혔다. 인접한 앞뒤 필지에 들어선 주택의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대지 경계에 간격이 촘촘하게 산울타리를 만들고, 주택의 적절한 위치에 적당한 크기의 창을 배치했다.

 

도로에 면한 동쪽엔 주차장과 현관을 연계해 배치했다. 주차장에선 현관을 거치지 않고 거실 파티오창호를 통해 실내로 들어설 수 있다. 현관과 주차장 사이엔 작은 정원을 꾸며 외부 공간에 변화를 줬다. 정원은 남쪽 데크를 통해 거실과 주방 분분으로 이어지고, 다시 서쪽 테라스를 통해 독립성을 확보한 게스트룸과 연결되면서 다른 풍경을 안겨준다. 2층 서쪽에 마련한 요가 공간에서 내려다본 정원은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이렇게 각기 다른 풍경과 분위기를 지닌 세 영역을 입체적으로 연결한 주택에선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현관에서 들어오면 마주하는 주방/식당의 모습이다. 중목구조의 멋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오른쪽 기둥 사이로 거실이 살짝 엿보인다.

전체 익스테리어는 흰색 스타코와 청고벽돌로 차분한 명도 대비를 보여준다. 도로에서 잘 보이는 동쪽과 북쪽 입면은 단정한 모습으로 여러 개의 작은 창을 기능적으로 냈다. 남쪽 입면은 가벼워 보이는 목재 기둥이 무게감 있는 상층부 매스를 필로티 형태로 받쳐 긴장감을 준다. 대지 경계를 따라 현무암을 쌓은 아담한 담이 제주의 감성을 전한다. 이렇게 다양한 인상을 풍기는 주택의 실내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건축주는 “수직으로 열린 거실을 중심으로 각 실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동선과 다른 영역에 대한 내부 간섭이 없도록 공간을 구성했다”며 “인테리어는 중목구조의 매력을 표현하면서 곳곳에 재미난 공간을 연출하고 편안한 느낌을 담았다”고 한다.

2층 복도에서 안방을 바라본 모습이다. 정면이 안방이고, 오른쪽 계단은 다락으로 연결된다.

풍경을 담고, 풍경을 즐기는 공간

주거와 요가 공간은 현관에서 동선이 나뉜다. 작은 창을 조화롭게 구성한 계단을 오르면, 아내가 운영하는 요가원 ‘요가보름YOGA BOROM’이다. 흰 벽을 기본으로 서까래를 노출시킨 공간으로 원목 창호로 은은하게 비치는 햇빛이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남서에 낸 창호는 하늘과 바다, 숲을 담아 마치 그림 액자를 떠올리게 한다. 요가가 아니라도 이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될 것만 같다.

 

계단을 내려와 현관 좌측 미세기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으로 주방이, 우측 대각선으로 아담한 거실이 보인다. 식당과 연결해 개방적인 주방의 첫 느낌은 단정하다. 주방/식당은 노출된 목구조와 낮은 천장에 펜던트 갓등을 설치해 아늑한 분위기다. 그런데 주방에 잠시 머문 안주인을 보니 개수대가 약간 높아 보인다.

 

“보통 개수대 높이는 75~85㎝로 설치하죠. 그런데 남편이 설거지 담당이라 키 큰 남편에게 개수대를 맞춰 89㎝로 높인 거예요. 사용하는 사람에게 맞춰야 덜 피곤하죠. 4㎝가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사용하다 보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어요.”

안방은 철저한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왼쪽 창문을 통해 은은한 빛을 끌어들여 한결 아늑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정면에 보이는 베란다는 조망을 제공하면서 완충역할을 해 안방을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한 공간으로 만든다.

욕조는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파스텔 톤의 아늑한 욕실은 유리벽을 만들어 건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거실은 약간 좁은 듯하지만, 대신 천장고를 높여 답답한 분위기를 덜어냈다. 부부가 일상의 한가로움을 즐기는 거실 벽면엔 목재 서가로 연출해 서재의 정서도 담았다. 2층에 있는 부부 침실은 천장이 높은 데다 동쪽에 낸 큰 창으로 들어온 빛이 실내를 밝혀 생기가 넘친다. 안방 남쪽에 설치한 발코니는 안팎을 잇는 완충공간으로 빼어난 조망뿐만 아니라 공간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욕조가 있는 위생 공간은 하루의 피로를 푸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래서 안방에 배치한 위생 공간에 파스텔 톤의 아늑한 욕조를 마련했다. 반면, 공용 위생 공간은 공간 낭비를 줄이고 쾌적하게 사용하도록 건식과 습식으로 분리했다.

현관에서 계단을 오르면 가장 먼저 반기는 공간이다. 버려질 수 있는 계단 상층부를 활용해 요가 수강생들이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 뒤돌아보면 열린 공간이 눈길을 끈다. 작은 창과 조명이 멋진 조형미를 보여준다.

이민경 씨가 요가 수업을 진행하는 공간은 밝은 분위기에 노출 서까래와 제주의 하늘과 바다, 숲을 담아낸 창이 곳곳에 있어 절로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주 공간 계단실 상층부에 올라 오른쪽을 보면 한 사람이 들어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혼자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공간이다. 왼쪽 난간 너머로는 요가 공간으로 오르는 계단 상층부가 보인다. 두 계단실은 엇갈리게 배치해 상층부에서 시선을 맞교환한다.

침대 머리맡을 비추는 오전의 따뜻한 햇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준비하는 한 끼 식사, 묵은 먼지 냄새를 맡으며 책장을 넘기는 시간, 나른한 오후를 즐기는 소파 … 부부는 이러한 것들을 누리며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한 삶을 찾아가고 있다.

이 주택은 각각의 영역에서 풍경을 즐길 수 있게 창과 발코니를 배치해 시선이 즐겁다. 발코니가 돌출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창조하우징

출처 : 전원주택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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