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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낫게 한 고마운 집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4.04.04|조회수116 목록 댓글 0

아토피 낫게 한 고마운 집 

친환경 주택에서 산 지 1년째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를 보고 젊은 부부는 일찌감치 집짓기에 나섰다. 친환경 주택에 입주한 지 1년째, 건강해진 가족의 일상이 편집부로 전해졌다.

어스름에 바라 본 주택 전경. 안마당을 길과 반대편에 두어 독립적으로 구성했다. Ⓒ 최지현

 

집짓기는 내 인생 두 번째로 잘 한 일

집을 짓는 일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큰 대업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큰 고민과 걱정을 동반하게 한다. 나 역시도 부족한 자금과 시간 속에서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많은 고뇌가 필요했다. 아파트를 포기하고 단독주택을 짓게 한 원동력은 사실 전원생활이나 디자인 주택에 대한 동경뿐만은 아니었다. 심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던 아내는 생후 백일이 갓 지나자마자 얼굴에 붉은 발진이 올라오는 첫 아이를 안고 “엄마가 미안해. 힘든 것 물려줘서 미안해”라고 속삭이며 슬퍼했다. 그 모습이 콘크리트의 숲을 벗어나 시골에 친환경 소재로 집을 짓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흰색 스터코에 시더쉐이크로 포인트를 주어 내추럴한 입면을 만들었다.

 

입주한 지 일 년 가까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집짓기를 결심한 것은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잘한 일이다(장가 잘 간 것 다음으로). 우선 퇴근길이 즐겁다. 주차공간을 찾으러 단지를 배회하는 일도, 옆 차와의 문콕 걱정도 사라졌다. 집에 들어서면 천장이 높은 거실, 있어야 할 자리에 보기 좋게 들어앉은 가구들, 아파트 앞 동이 아니라 논밭과 숲이 보이는 창밖 풍경이 작은 집에서도 시원한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마당에서 모래놀이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창가 탁자에서 여유를 즐기고, 문 열고 나가면 텃밭이 있어 채소수급과 자연 교육이 지척에서 가능해졌으며, 연기와 냄새로 눈치 볼 일 없이 손님들과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의 건강도 많이 호전되었다. 무엇보다 아이의 아토피는 거의 완치되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전원생활을 인생의 종착역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자녀가 더 자라기 전에,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 단독주택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면 좋겠다. 최고 성능의 건축자재를 고집하기보다는 예산에 맞게 적절히 타협할 줄 알고, 짜임새 있는 설계로 건축면적을 줄여 나간다면 멀게만 느껴지던 주택건축의 꿈이 조금씩 가까워 질 것이다.

 

POINT 1 _ 현관 앞 삼각 평상

현관문은 벽체를 사선으로 비틀어 천장부를 통해 자연스럽게 외기를 피할 수 있게 했다. 목재를 이용해 벽면에 색을 주고, 아래에는 삼각형 평상을 마련해 쉼터를 제공한다. Ⓒ최지현

 

+ SITE

조용하고 한적한 충남 홍성 시골 마을. 이곳은 건축주의 부모님이 오래 전부터 터를 잡고 사신 곳이었고, 부모님 댁 바로 옆 땅에 집을 짓고자 했다. 젊은 부부는 너무 과하지 않은 디자인에, 기존 마을과도 잘 어울리는 아담한 규모의 집을 원했다. 또한 부모님 댁과 가까워 약간의 프라이버시 확보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주차장과 바로 이어지는 현관부. 키 작은 문의 보일러실까지 꼼꼼하게 처마를 내달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물면적 : 59.64㎡(18.04평) | 연면적 : 99.96㎡(30.24평)

주차대수 : 2대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 지상 - 경량목구조

지붕마감재 : 0.5㎜ 아연도컬러강판

외벽마감재 : 테라코 그래뉼, 적삼목 시더쉐이크

단열재 : 벽 - R21 그라스울 + 50㎜ 비드법단열재 / 지붕 - ‘가급’ 수성연질폼

창호재 : 트라이캐슬 미국식 시스템창호(27㎜ 3중유리)

설계 : 홈스타일토토 02-720-6959 www.homestyletoto.com

시공 : JCON www.jconhousing.com

 

POINT 2 _ 적삼목 쉐이크 외장재

북미의 목조주택에서 많이 사용하는 적삼목 쉐이크는 자연스러움이 강점이다. ‘시더(Cedar)’라 불리는 삼목은 별도의 방부처리 없이도 습기, 부식, 충해에 강하고 변형이 거의 없어 건축 외장재로 많이 적용된다. 이 집의 경우는 배면은 흰색 미장 마감으로, 안마당 쪽 입면은 적삼목 쉐이크를 시공해 마치 흰색 케이크 안에 초코시트가 있는 느낌을 연출했다.

 

POINT 3 _ 다목적 외부 공간

루나우드를 이용해 조성한 안마당의 데크 공간. 모래놀이터는 실내 거실과 주방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에 두어 아이를 돌보기 좋다. 거실 건너편으로는 목재 난간을 둘러 차폐효과를 누리고, 야외 테이블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통일감을 주었다. 아이가 자라고 나면, 모래놀이터는 수공간이나 족욕탕 등 다른 용도로 쓸 계획이다.

 

마을 안쪽에서 바라 본 집의 입면. 현관부는 목재 패널과 홍시색 스터코로 마감해 조명을 받으면 따뜻하게 연출된다. Ⓒ 최지현

 

POINT 4 _ 2층 테라스

목조주택에서는 까다롭다는 테라스를 깐깐한 방수기술로 구현해내었다. 상부에 적당한 처마 면적을 내어 비가 들이치는 것을 어느 정도 막고, 벽체형 난간으로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의 위험 요소를 없앴다.

 

+ PLAN

집은 마을 사람들이 오가는 길을 등지고 안으로는 중정을 품는 ‘ㄱ’자 형태로 배치되었다. 홈스타 일토토 정신애 실장은 “별다른 담장을 두지 않고도 건물 자체가 자연스럽게 경계의 역할을 하도 록 해 너무 고집스럽지도, 너무 열려 있지도 않은 형식을 취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밖에서 보이 는 모습과 달리 중정에서 바라보는 집의 안쪽은 적삼목 쉐이크를 외장재로 선택해 색다른 입면으 로 표현했다.

 

현관문이 틀어 배치되어 밖에서 실내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외기를 한번 거르는 효과도 있다. / 방은 대부분 절제된 크기로 만들었다. 지금은 아이가 어려 한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작은 방들은 이후 자녀들 차지가 될 것이다.

 

POINT 5 _ 아래보기창

서재 겸 작업실 공간에서도 1층 거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쪽창을 냈다.

 

PLAN - 1F (56.46㎡) / PLAN - 2F (43.50㎡)

 

높은 층고의 거실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서재 공간. 창 상부에 스크린을 설치해 빔프로젝트로 영상을 본다.

 

SPACE CHECK

 

1. 거실 상부

2층에 복도홀 난간은 최대한 촘촘히 제작해 안전사고에 유의했다. 맞은 편 높은 층고의 거실 상부는 자작나무 판재로 세계지도를 제작해 아이들에게 흥미를 준다.

 

2. 가족 침실

아직 어린 자녀들과 한 공간에서 잘 수 있게 만든 메인 침실. 바로 곁에 미닫이문으로 구획할 수 있는 방을 하나 더 두어 추후 분리할 수 있게 했다. 실내 마감재는 모두 친환경 자재로 택했다.

 

3. 벽면 칠판

방 앞으로 낮은 테이블을 두고 벽면은 칠판페인팅으로 마감했다. 가족들의 기념 사진과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채워지는 행복한 공간이다.

 

4. 주방 미니서재

아일랜드 식탁 건너편으로 창가 아래 작은 서재 공간을 마련했다. 아내가 쉬면서 책이나 컴퓨터 업무를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5. 복도 갤러리

2층 안방으로 향하는 복도는 벽면에 자작나무 선반을 마련해 미니 갤러리 갬 서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에덴바이오 벽지

바닥재 : LG하우시스 Z:in 소리잠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림바스, 세비앙

주방 및 실내가구 : 스페이스길 www.space-gil.com

조명 : 공간조명, 비비나라이팅, 비츠조명

계단재 : 스프러스

데크재 : 삼익루나우드

타일 : 윤현상재, 호연타일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실내문 : 자작나무 현장 제작

 

아토피로 고생하던 가족은 실내 자재 선택에 매우 신중했다. 주방 가구 역시 자작나무로 모두 맞춤 제작했다.

 

POINT 6 _ 안전을 위한 펜스

어린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는 펜스를 설치해야 할 부위가 많다. 자칫 인테리어를 망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애초 실내 마감 계획 시 자작나무로 통일해 만들었다. 2층 계단실 부위, 싱크대 인입부에 설치해 집안의 사고 위험에 대비했다.

 

+ DESIGN

2층 규모지만 전체 면적이 100㎡를 넘지 않는 크기라, 내부 공간은 최대한 알차게 구성해야 했다. 별도의 서재를 만드는 대신, 거실과 공간만 살짝 구분해 시각적으로 서재가 거실의 연장선상에 있도록 의도했고, 2층 방은 추후 가족이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가변형으로 계획했다. 2층엔 별도의 베란다 공간을 만들어 작은 방에 시원한 개방감을 주고,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훌륭한 조망감을 더했다.

실내는 작은 자투리 공간이라도 이용하고자 한 설계자의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 주방 앞 미니 테이블 공간, 침실 입구의 코지 공간과 벽면 칠판 놀이터, 계단 하부 수납장 등 버려진 공간 없이 알뜰하게 사용되고 있다. 아기자기한 공간이 많은 만큼, 자칫 실내가 요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인테리어는 절제된 바탕에 자작나무로 통일해 연출했다. 또한 모든 실내 마감재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최소화한 것으로 선택해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자 했다. 바닥은 시멘트 방통미장 대신 직접 발품 팔아 구한 황토를 깔고, 벽체 역시 친환경 벽지로 마감하고 접착제 같은 작은 자재 하나까지도 유해 성분을 직접 확인하고 적용했다.

 

취재_이세정 | 사진_변종석, 최지현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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