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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작은집① : 한 그루의 나무도 베지 말 것, 에르미타쉬

작성자판대공|작성시간22.04.14|조회수69 목록 댓글 0

숲속의 작은집① : 한 그루의 나무도 베지 말 것, 에르미타쉬

6평의 작은 집
공간의 지향점
사라진 안과 밖의 경계

여름을 나기 위해 한 커플이 집을 지었다.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공간을 지키기 위해 단 한 그루의 나무도 베지 말 것을 건축가에게 부탁했다. 이 둘은 그렇게 자연 속으로 스며들었다.

스웨덴 트로소 섬 북쪽 해안으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에르미타쉬(ERMITAGE) 코티지가 담담히 놓여 있다. 스웨덴산 스프루스 위로 덧입힌 흑색 외관과 특별할 것 없는 박스형의 심플한 건물 구조는 이 공간의 지향점을 말없이 보여준다. 그저 자연의 품으로 조용히 안겨들어 갈 것.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길 바라는 마음이 이 공간의 구석구석에 담겨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물은 대지로부터 한 발짝 공중으로 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지형의 변화를 가능한 한 막기 위해서다. 구조재를 섬으로 옮길 때에도 보트를 사용해야만 했다. 운송 차량이 진입할 수 있을 만한 도로가 변변찮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6평의 작은 집은 건축주 커플의 섬세한 배려와 인내 위에 지어졌다.

에르미타쉬 코티지는 간소한 일상과 어울리는 공간이다.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만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층고를 달리해 위쪽에는 2인용 침대가 놓인 침실을, 그 아래에는 거실이라 부르기도 멋쩍은 작은 여유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여름휴가를 위한 공간답게 작은 사우나 건물이 덧붙여져 있다. 요리와 설거지는 집 밖에 설치된 부엌공간에서 간단히 해결하도록 했다. 옷가지는 침대 아래에 바퀴가 달린 긴 서랍장을 만들어 수납할 수 있게 했다. 참으로 오밀조밀한 살림이다.

두 사람이 지내기에 에르미타쉬 코티지의 공간이 충분하다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6평의 공간은 그 이상으로 넉넉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건축가는 두 개의 큰 창과 슬라이딩 도어로 그 해답을 찾았다. 한 쪽 면으로는 소나무 숲이, 다시 또 시선을 옮기면 푸른 바다가 창을 통해 눈에 들어온다. 벽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슬라이딩 도어를 열어젖히면 또 어떠한가.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공간은 무한대로 확장된다. 자연은 이렇게도 깊고 넓다.

사진 제공 Alphonse Sarthout, Lina Lagerström

출처 우드플래닛 송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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