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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훌륭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2023 제네시스 G90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작성자동호인|작성시간23.06.08|조회수45 목록 댓글 0

어떤 브랜드라도 플래그십 모델을 경험하는 것은 생각보다 의미 있는 일이다. 플래그십 모델에는 단순히 가장 상위모델, 가장 비싼 모델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모델에서는 그 브랜드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엿볼 수도 있다. 이번에 시승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G90 2023년형 모델은 연식변경 모델로 상품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 G90은 대형세단이 고급화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고 여기에 자신들이 잘 하는 것을 녹여내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빠르게 만들어내고 있다.

일반인들이 이 모델의 외형을 보면 무작정 크고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형 디자인이 여기까지 오는 것에는 꽤 오랜 시간과 과정들이 필요했다. 외형 디자인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 때 두 줄을 강조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모델에 고스란히 적용되어 브랜드 정체성이 확립된 느낌이다. 5각형 그릴과 두 줄의 램프는 이제 모델별로 잘 자리 잡아 자기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G90은 5각형 그릴과 두 줄의 램프로 표현할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잘 형상화 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경쟁하고 있는 타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하더라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이렇게도 했다가 저렇게도 했다가 하면서 방향성을 잡지 못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방향성이 확실히 확립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다듬어 가면서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예상해본다.

부분을 보면 다소 날카로운 선 때문에 공격적으로 보이는 곳도 있지만 전체를 보면 그다지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플래그십 모델들이 전체적으로 전통을 강조하며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G90은 진보적인 디자인의 느낌이 난다. 그렇다고 너무 미래지향적이지는 않지만 젊은 브랜드답게 심심하고 따분한 느낌은 없다. 두 줄이라는 상징성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자연스럽게 녹여냈는지 눈여겨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프론트 디자인보다 어두운 곳에서 마주했던 리어의 디자인에서 감탄을 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G90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제대로 된 역사를 만들어 내가는 과정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5각형 그릴과 두 줄로 이어지는 이미지로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 낼지 지금보다는 다음 모델이 더 궁금해진다.

실내를 마주하면 오히려 외형 디자인보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감탄을 하게 된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공감하게 되는 것은 확실히 외형보다는 실내에 있다. 일단 오감과 접하는 곳은 모두 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최첨단 기술들이 자리 잡아 있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외형 디자인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막상 고급스러운 시트에 앉아서 손가락 끝으로 이런 저런 기능들을 작동시켜 보면 럭서리 세단을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느끼게 된다.

편안한 시트에 앉아 디스플레이를 작동시켜보면 처음에는 “여기에서 이것도 작동되고 저것도 컨트롤이 가능하구나.”하고 그저 신기해하고 감탄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 여기에 익숙해지면 왜 이 기능과 버튼을 여기에 놓았는지, 왜 여기서도 이 기능이 가능하게 만들어 놨는지 오랜 시간 고민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사실 플래그십 모델 혹은 럭셔리 브랜드의 세단을 경험하다 보면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넘어서 과하다, 혹은 넘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기능이 너무 많고 복잡해 찾기 힘든 것도 있는데 G90은 넘친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적당한 수준이다. 실제로 디스플레이로 여러 가지 기능들을 접해보면 나이가 많은 사용자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여러 가지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고 쉬운 편이다.

이전에도 경험은 해봤지만 쇼파드리븐 모델이 오면 가장 먼저 해보는 것이 바로 조수석 뒷자리를 가장 넓게 조절해 최대한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상석이라고 부르는 그 위치는 고급 모델일수록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태생이 쇼파드리븐임을 강조하는 모델일수록 그 자리에 최첨단 기능들을 많이 집어넣기도 한다. 뒷자리에 위치한 컨트롤 패널로 간단히 시트를 조작해 최대한 넓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모든 것은 고급스럽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조수석 시트가 앞으로 눕고 나면 자연스럽게 시트의 뒤에 위치한 발판이 펼쳐지며 리어 시트와 연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리는 앉는다는 표현보다 눕는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데 휴식을 취하는데 충분한 도움을 준다. 차에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바쁜 대표들이나 이동거리가 많아 장거리 이동 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 모델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을까 싶다. 이 뒷자리 좌석만 보고 평가하자면 플래그십 럭셔리 대형세단이 가져야할 고급감과 공간감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시동을 걸고 스티어링 휠을 잡고 도로로 나가봤다. 눈앞에 최첨단의 기술들이 펼쳐져 행복하다. 최첨단 그래픽이 적용된 세련된 계기판은 물론이고 증강현실이 적용된 내비게이션, 깔끔하게 정리된 정보들을 시야에 방해하지 않으면서 전달해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까지 운전자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운전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보여주고 전달하려 애쓴다. 이런 저런 세팅값을 바꿔가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것도 하나의 재미다. 워낙 그래픽이 화려하고 완성도가 높으니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두 개나 있어 광활하지만 거거익선이라고 했던가, 익숙해지면 또 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운전은 편하고 부담이 없다. 계속 운전을 하고 있으면 이렇게 크고 긴 차를 운전하고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승차는 배기량 3,470cc에 V형 6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48볼트 일렉트릭 슈퍼차저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이전 연식에서 이 파워트레인은 롱 휠 베이스 모델에만 적용됐었는데 이제는 베이스 모델에도 적용됐다. 최상위 모델에만 적용됐던 파워트레인을 하위 모델에도 적용한 셈인데 이는 높은 기술력을 더 많은 모델에 적용시켜 상품성을 개선했다고 보면 되겠다. 낮은 엔진 회전 영역대에서 모터를 통해 압축시킨 공기를 한 번 더 압축해 공급함으로써 3.5 터보 엔진 대비 최대 토크 시점을 앞당겨 저∙중속에서의 가속 응답성을 높여주는 것이 일렉트릭 슈퍼차저의 특징인데 덕분에 터보차저 모델 대비 최대출력은 35마력, 최대토크는 2kgm가 각각 상승한 효과를 보여준다.

발끝으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가며 작동시키면 이 크고 무거운 덩치가 스르륵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너무 조용하고 외부의 소음도 잘 막아줘서 고요할 정도다. 저속에서의 주행감은 고급 세단이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다 갖춘 모습 그대로다. 움직이는 동안 운전자가 느끼는 안락함도 안락함이지만 뒷자리 좌석에 앉은 사람들이 느끼는 부드럽고 안락함도 마찬가지다. 가장 감탄을 자아냈던 것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느낌. 충격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서스펜션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한 결과겠지만 충격을 소화하는 그 실력은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른 메이커의 대형세단과 비교하더라도 충격적일 정도로 실력이 좋다. 처음에는 너무나 신기해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과속방지턱을 넘는다던지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봤지만 할 때마다 놀라움을 넘어 감동을 전해줄 정도다. 앞 뒤 모두 멀티링크 조합인데 국내 도로 실정에 최적의 세팅값을 찾으라고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했을지 도무지 상상이 안한다. 정말이지 불규칙한 노면에서 G90의 주행감은 누구나 꼭 한번 경험해 보라고 권해보고 싶다.

모드를 바꿔가며 고속으로 주행을 해봤지만 어차피 고급스러운 주행을 위한 차이다 보니 에코 또는 콤포트 모드 만으로도 충분히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스포츠 모드도 있고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세팅이 변경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운전을 하다 보면 콤포트 모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잘 달리고 잘 서는데 포인트로 꼽을 것은 피로감이다. 장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감이 극히 적다. 일부러 뒷자리에 사람을 태우고 장거리 주행도 해봤는데 평소 운전 시 느끼는 피로감 대비 피로도가 훨씬 적다. 심리적인 것일 수도 있겠으나 시승차라는 부담을 없앴다면 정말 더 편하고 안락하게 운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이 이렇게 편한 것은 최고의 기본기에 능동형 후륜 조향 시스템 같은 최신 기술이 더해진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5.2미터의 전장을 가진 모델임에도 이렇게 코너나 좁은 골목에서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 느낄수록 기술력이 좋다는 생각을 혼잣말처럼 하게 된다. 게다가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현존하는 기술력은 모두 다 적용돼 장거리 운전에는 더욱 부담이 적다.

이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3700만원이다. 가격을 보면 분명 다른 브랜드의 경쟁모델을 떠올리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생각보다 이 모델은 잘 팔리고 있다. 게다가 브랜드 인지도나 경쟁력에서도 뒤지지 않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 사람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고 G80 같은 모델에서 업그레이드해서 올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하고 실제로 타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제네시스가 5각형 그릴과 두 줄의 캐릭터 라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 이후 G90은 그 포인트를 잘 녹여낸 플래그십 모델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과연 G90이 내로라하는 메이커들의 플래그십 모델들과 어떤 경쟁을 펼치고 또 어떤 성과를 만들어 낼지,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위상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출처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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