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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엔진 하나로 달라지는 그 느낌, 제네시스 G70

작성자동호인|작성시간23.07.13|조회수57 목록 댓글 0

[시승기] 엔진 하나로 달라지는 그 느낌,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의 날렵한 스포츠 세단 G70가 새 엔진을 받았다. 그 형태에 어울리는 주행 감각을 이제부터 잘 느낄 수 있다.

제네시스 G70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제네시스 G70의 라이벌은 처음부터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BMW 3시리즈다. 차체 크기는 억제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담고 있으며 경쾌하게 회전하는 엔진과 함께 뒷바퀴를 중점적으로 굴리며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 세단이다.

무릇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하면 이렇게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잘 달리는 모델을 마련하고 있으니, 제네시스도 같은 길을 걷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G70는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둔 것 같다.

그 G70가 등장한 지도 시간이 꽤 흐른 현재, 디자이너인 이상엽의 지휘에 따라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며 제네시스의 새로운 상징이 된 '두 줄'을 품었고 그 이후로도 시간이 좀 더 흘렀다. 그리고 이번에 뜻밖의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려 한다. 그동안 사용하던 2.0ℓ 가솔린 엔진을 정리하고, 배기량을 2.5ℓ로 올린 엔진을 탑재한 것이다. 맨 위에 있는 3.3ℓ 엔진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렇다면 변한 엔진의 느낌은 과연 어떨까?

제네시스 G70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제네시스는 조금은 느긋하다

일단 외형은 바뀐 곳이 거의 없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적용한 두 줄과 전면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방패 형태의 '크레스트 그릴'은 여전히 건재하다. 단지 두 줄이 올곧게 수평으로 나란히 들어간 전면(헤드램프)과는 다르게 조금 기울어진 형태로 들어간 후면(테일램프)은 조금은 정돈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뭐 이 점은 G70의 세대교체 모델이 등장한다면 개선될 것이고, 억지를 부린 것까지는 보이지 않으니 넘어가 줄 수 있다. 예전에는 보닛에서 돌출되어 있었던 제네시스 엠블럼이 이제 완전히 납작해졌다. 사실 이제는 브랜드와 상관없이 입체적인 엠블럼이 사라져가는 시대다.

기요셰(Guilloché) 패턴을 각인했는데, 그 자체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차분한 느낌은 분명히 있다. 그 엠블럼을 중심으로 보닛에서 두 개의 라인이 뻗어 흐르다가 끝부분에서 갈라진다. 보닛 중심을 돌출시키는 게 아니라 낮추었기 때문에 운전석에서는 돌출된 부분이 꽤 잘 보인다. 실내는 조금 변화를 주었다.

제네시스 G70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대시보드 디자인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지만, 최첨단을 받아들였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터치와 꽤 큰 화면을 받아들인 에어컨 조절 부분이다. 그리고 의외로 알아보기 힘들겠지만 룸미러가 프레임이 없는 형태로 바뀌었다. 하이패스 관련 장비들을 룸미러에서 천정으로 옮기면서 변한 것이다. 프리미엄 모델인 제네시스라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가 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적용해서 좋은 일이다.

제네시스 G70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전체적인 형태는 이 정도만 둘러보고 바로 출발해 볼 시간이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시승차는 모두 세단 모델로 2.5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네 바퀴를 굴린다. 이 시점에서 한마디만 하자면, 필자는 이전 2.0ℓ 가솔린 엔진에 거의 불만이 없었다.

운전자에 따라서는 초고속 주행 등 특정 시점에서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큰 긴장감 없이 가볍게 다루기에는 이만큼 좋은 엔진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나 싶었지만, 역시 사람은 더 큰 출력을 원하는 법이다.

 

최고출력이 50마력 이상 올라간 2.5ℓ 엔진은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자마자 느낌이 달라진다. 토크도 확실히 증가해서, 트랙션 덩어리라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지만 차체를 앞으로 밀어내는 느낌이 조금 더 강해졌다.

그렇게 강한 출력과 토크가 차체를 밀어내는데도 가속 시 불안감은 없는데, 아마도 사륜구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엔진의 실린더 수는 그대로 두고 배기량을 올릴 경우 회전을 높이면 높일수록 거칠게 돌아간다는 감각이 있지만, G70를 고회전 영역까지 몰아붙여도 그런 느낌은 거의 없었다.

로드 노이즈 때문에 엔진음을 잘 못 들었을 수도 있고, 시트가 푹신해서 거친 감각이 묻혔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확실히 좋은 일이다. 저회전 영역에서 약간 툴툴거린다는 느낌은 있지만, 아주 민감한 운전자가 아니라면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제네시스 G70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편안함을 살짝 즐기면서 달리다 보니 어느새 시골길을 넘어서 본격적인 산길을 마주한다. 능선을 따라 코너밖에 만들 수 없는 산길은 코너링과 브레이크 성능 등 차체 거동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최적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시트가 먼저 반응하면서 옆구리를 살짝 조여온다. 그 위엔 '스포츠 플러스' 모드도 있어서 TCS를 끄고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일반도로에서는 솔직히 끄기가 망설여진다.

 

차체를 좌우로 움직여 보면, 한쪽에 실렸던 무게를 다른 쪽으로 넘기는 과정이 꽤 자연스럽다. 이 엔진에서 차체 강성은 충분한 정도라고 생각된다. 스포츠 타이어가 아니라 승차감을 중시한 미쉐린 프라이머시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산길에서 박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아마도 레이서이거나 취미로 서킷을 자주 주행한다면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G70의 지향점은 완벽한 스포츠 세단이 아니니 이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브레이크의 반응도 이해할 수 있다. 연식을 변경하면서 전 모델에 브렘보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들어갔는데, 느낌상으로는 전체의 1/3 정도로 그리 세게 밟지 않았음에도 디스크를 강하게 잠그는 반응을 보인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극한 상황에서도 생각보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지 않는다는 걸 고려하면, 이 세팅이 맞을 것이다. 급제동이 필요하다든가 비상 상황이 온다면, ABS를 믿고 강하게 밟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제네시스 G70를 운전하면서 느낀 것은 분명한 캐릭터였다.

정확히 말하면 G70의 캐릭터가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 자체가 지향하는 캐릭터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이고 분명하게 원하는 것은 '안락한 승차감'이다. 그 안에 스포티가 약간 들어가 있으면 좋지만, 스포티 그 자체를 지향하는 브랜드는 아니다. 대부분의 독일 브랜드들이 스포티를 중심에 두고 프리미엄을 지향하면서 안락함을 더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제네시스 G70는 차체 크기와 그 거동으로 인해 스포티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디까지나 안락함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그러니까 서킷을 달리기에는 조금 아쉬운 자동차가 된다는 이야기다. 뭐 서킷을 달리면서 매번 랩타임을 갱신하고 싶다면, G70가 아니라 다른 자동차를 살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서킷 근처에도 가지 않기에, 이런 캐릭터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안정적으로 스포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685×1850×1400mm | 휠베이스 2835mm | 공차중량 1740kg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2497cc | 최고출력 304ps

최대토크 43.0kg·m 변속기 |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 | 최고속력 - | 연비 10.2km/ℓ | 가격 5930만 원

출처 <모터매거진>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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