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강천산剛泉山(583.7m)은 1981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됐을 만큼 수려한 산세와 화사한 단풍을 자랑하는 명산이다. 특히 전북 순창· 정읍 일대는 단풍나무가 많고 일교차가 커서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을의 내장산과 선운산은 버스가 줄지어 서서 길이 말 그대로 주차장이 될 만큼 관광인파가 넘쳐난다. 인근의 강천산을 찾는다면 훨씬 쾌적하게 밀도 높은 단풍의 수려함을 즐길 수 있다.
강천산이란 이름은 이 산속의 고찰인 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지은 강천사剛泉寺에서 유래했는데, 깊은 계곡에 음기가 서려 비구니 도량으로 이어져 왔다. 이 계곡에 수천 개의 샘이 솟아 예전에는 용천산이라 불렀는데 이는 남서쪽으로 깊숙한 계곡을 이루며 솟은 옥호봉(415m), 광덕산(578m), 산성산(603m), 강천산(왕자봉) 등의 산세가 마치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이어서다.
호남정맥의 명봉이기도 한 강천산은 산성산~시루봉(515m)~광덕산~옥호봉으로 이어지면 ‘ㄷ’ 형태를 이루는데, 동쪽으로 터진 강천사계곡(비룡계곡~삼인대계곡)은 거대한 기암절벽이 양옆에 솟구친 골짜기를 비롯해 산릉 전체가 울창한데다가 단풍나무가 무성해 가을 산행지로 제격이다.
또한 산성산과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동쪽에 조성된 제1강천호의 담수가 사철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는 골짜기는 구장군바위, 병풍바위, 어미바위, 아랫용소, 물통골 약수폭포, 부처바위, 북바위 등 기암과 명소가 많은 데다 등산로가 널찍하고 완만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천산의 또 다른 명물인 현수교는 높이 50m, 길이 78m, 폭 1m 규모로 밑에서 바라볼 때는 도전심을 자극하지만 165개 철계단을 따라 현수교 위에 올라서면 50m 아래 골 바닥이 까마득하게 느껴져 담력 약한 사람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공포감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마음이 가라앉은 이후 눈에 들어오는 울긋불긋한 단풍 산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강천산은 최고봉 왕자봉의 높이가 해발 583.7m, 산성산 최고봉 연대봉의 높이가 603m로 야트막하지만 호남정맥을 이루고 있는 만큼 산세가 만만찮다. 가벼운 현수교 산행이 목적이라면 매표소를 출발해 병풍바위를 거쳐 강천사까지 접근한 다음 현수교로 올라서도록 한다.
산성산은 그 이름처럼 주변이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고 산성의 이름도 금성산성金城山城이라서 대부분 ‘금성산’으로 혼동하곤 한다. 금성산성은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 3대 산성’으로 사면이 절벽을 이루는 천혜의 요새는 능선을 따라 쌓는 방식인 포곡형의 아름다움까지 더한다. 산성산 성곽을 따라 강천산 왕자봉까지 도는 종주코스는 오르내림이 심해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한다.
전망대가 설치된 신선봉을 다녀온다면 매표소 기점 약 5km 거리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신선봉에서 동쪽 황우제골로 내려선 다음 삼인당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현수교를 왕복하는 산행 후 강천사계곡을 따라 구장군폭포~선녀계곡~산성산~운대봉~북바위~동문~선녀계곡~강천사~매표소 코스는 강천산을 찾는 등산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 약 4시간 소요.
산행 경험이 많은 등산인이라면 강천사를 지나 구장군폭포~선녀계곡~비룡폭포~산성산~연대봉~운대봉~북바위~시루봉을 거쳐 활처럼 휜 능선을 따라 광덕산을 거쳐 신선봉까지 뽑은 다음 현수교로 내려서는 코스를 따르도록 한다. 약 5시간 소요.
준족이라면 강천사~왕자봉~형제봉~495m봉~산성산~광덕산~신선봉~현수교~강천사를 잇는 산행을 시도해 볼 만하다. 7시간은 잡아야 하는 장거리 종주 코스다. 이 코스를 따를 경우 능선 상에 샘이 없으므로 식수를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군립공원 입장료 3,000원
문의 관리소 063-650-1672.
교통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순창까지 1일 5회(09:30~16:10) 운행. 3시간 30분 소요. 순창버스터미널에서 강천사 입구까지 1일 9회(07:10~18:50) 운행. 30분 소요.
광주 유스퀘어터미널에서 강천사까지 1일 5회(08:10, 09:50, 11:25, 13:30, 14:50) 운행. 1시간 30분 소요.
숙식(지역번호 063)
산 입구에 식당과 민박&펜션이 수두룩하다. 대부분의 산 입구 식당이 그렇듯,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파전, 더덕구이 등이 주메뉴이며, 순창 특유의 먹거리로 불고기정식이 별미다.
강천각식당(652-9920), 충장로가든(652-5388), 강천옥(633-2900), 목포식당(653-9222) 등이 있다. 숙소는 이도펜션(010-3175-1080)과 강천산풍경펜션(652-2657)이 있다. 인근에 황토로 집을 지은 강천산나비잠펜션(010-9653-8800)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