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은 40년이 넘도록 제2의 고향처럼 살아온 정든 오하이오 주를 떠나, 손자·손녀가 보고 싶어 이곳 메릴랜드로 이사 온 지 벌써 일 년이 흘렀다. 말없이 지나가는 세월을 탓할 수는 없지만,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가 닥치면서 사회와 이웃, 심지어 가족과도 멀어지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지내야 했다.
그런 와중에… 오랜만에 고국에 있는 태성 친구에게서 카카오톡으로 안부와 함께 몇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 사진 속에는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기도 파주 근처 ‘우미골’ 농가에서 건강한 농부가 되어 있는 친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고개 숙인 해바라기들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 사진을 바라보며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다.
친구는 젊은 시절 육군 장교로 월남전에 참전했고, 이후 평생을 교육자로 헌신하다 정년을 맞았다. 그리고 지금은 시골에서 수년째 농사를 지으며, 때로는 친구들을 초대해 직접 씨앗을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기쁨을 나누는 김태성 친구(사진)이다. 노후의 삶을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미지의 농장 일을 배우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참 보기 좋다. 특히 요즘은 해바라기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어느 날 해바라기가 유난히 좋아 보여 올해는 240포기 정도의 모종을 구해 심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잘 자라서 보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친구의 손끝에서 피어난 해바라기들의 신기함을 바라보며, 문득 5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메릴랜드 주의 유명한 해바라기 농장을 방문해 현장 체험을 하며 미국인들의 전통적인 농장 문화를 배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친구 덕분에 다시 한 번 미국 농장의 모습과 미국인들의 문화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Broom's Bloom 해바라기 농장 (메릴랜드 주의 유명한 곳)
친구가 보내온 사진을 보며, 무럭무럭 자란 해바라기의 열매는 어떻게 할 계획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친구는 웃으며, 열매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꽃이 좋아 심었을 뿐이라며, 이제 보니 열매 처리도 고민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이 좋아 농사일을 시작한 것뿐이라며, 해바라기뿐 아니라 작약, 천일홍, 국화 등 여러 꽃밭도 가꾸고 있다고 했다. 그저 흙을 만지고 꽃을 키우는 일이 즐거워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태성 친구의 '황전의 주말 농장이야기' 접속하면 아름다운 그곳 농장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코로나(COVID‑19) 전염병으로 인해, 미국에서 살아온 44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정말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감 나지 않는 불길한 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아침, 존스 홉킨스 대학의 코로나 상황 보고에 따르면 어제 하루 동안 텍사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에서 6만 3천 명이 확진되었다고 한다. 3월 초 바이러스가 미국에 상륙한 이후 불과 몇 달 사이에 3,269,531명이 감염되고 134,898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에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나마 메릴랜드의 래리 호건 주지사는 비교적 빠른 대응과 예방 조치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계인 유미 호건 여사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각 주의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비교하며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 등 수많은 과학자와 의료 전문가들이 백신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이제는 각 주의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비교하며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 등 수많은 과학자와 의료 전문가들이 백신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메릴랜드는 워싱턴 D.C.와 가까워 백신 연구기관이 많은 곳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임상시험 참여자에게 주사 한 번에 1,500달러의 보상비를 지급하겠다고 하지만, 지원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듯하다.
실제 상황에 비하면, 미국인들은 아직도 위기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지만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는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 착용한다. 특히 동양인들은 평소 감기만 걸려도 마스크를 쓰는 문화 덕분인지 확진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3월,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당시 동양인들이 먼저 마스크를 착용해 스스로를 지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신뢰받던 CDC가 이번 사태에서 여러 실수를 범하며 많은 미국인들이 더 이상 예전처럼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처럼 초기에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권고했더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코로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을 꺼린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지만, 최근 의료기관 방문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당시 여러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보도되었지만, 선거는 언제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이 지역의 보수층 백인들은 정치적 입장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어 표심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있다. 홍콩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국동방항공 여객기에서 감염된 단 한 명의 승객으로 인해 승무원과 승객 등 총 22명이 공기 중 전염으로 확진되었고, 그중 5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다. 이 사건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도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우리가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를 다시 일깨워 준다.
글/사진 孫永寅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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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黃田김태성 작성시간 20.07.19 살아가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니 기쁘기도 하지만 부끄럽다.
여건이 되면 친구들도 초청하여 삽겹살에 소주라도 한 잔 대접해야 맞는 일인데 ᆢ
전혀 그렇게하지 못했으니 하는 말이다.
나름대로 노후를 가꾸며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다.
나는 숨기거나 하는 일은 생리에 안맞아 카페에 그대로 공개하는데 어떤 친구들은 자신에 관한
일이라면 철저히 숨기더라.
다 이유가 있겠지?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살아가는 모습을 친구들끼리 공유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문필가 못잖은 필력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며 노후를 멋지게 보내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단다.
친구야
건강하길 바란다. -
작성자손영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7.21 언젠가는 친구의 생각대로 뜻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친구들이 아름다운 해바라기 농장에 함께모여 술 한잔하는 모습을 연상해 보니 나의 마음이 짜릿해진다.
나 역시 미국의 직장에서 한 평생 외롭게 공무원으로 미국인들과 피나는 생존경쟁을 했다. 한국은 조선 5백년 역사가 말해주듯, 실력만 가지고 출새할수 없지않은가? 집안종친, 인맥, 학연,돈, 친구, 선배, 후배등 정확히 말하면 거미줄 모양 엉켤리고 하지만, 적어도 이곳 미국은 남이 쉽게 못하는 내 자신의 기술이 최고드라. 그래서 나는 은퇴할때는 내 자신이 개발한 기술 10%는 후임자를 위해 전수 하지않고 떠났다..
우리나이에 남의 눈치볼 시간이 없다. 마음문을 활짝 오픈하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살아야 겠지?
그냥 둥글둥글하게 마음 훅 트고 더불어 살아가는 일만 남았다. 친구처럼 서로 안부보내고 공유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 까 생각된다. 정말 컴푸트를 못해서 일까?
열심히 카페를 운영 잘 하는 친구에게 위로와 칭찬을 보낸다. 덕분에 나는 외롭지핞고 친구들과의 인연이 이어지며 조만수, 김정식, 김복열, 타계한 정훈영에게 감사하고 싶다. 진실한 친구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건강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