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연안의 아름다운 경치 감상 (Cadillac Mountain, Acadia National Park, Maine) Day2
작성자손영인작성시간21.06.07조회수507 목록 댓글 0새벽에 호텔 창밖을 바라보니 시계는 어느덧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붉게 물든 초여름의 맑은 하늘 위로 먼동이 트며 세상이 서서히 밝아지고 있었습니다. 시차는 우리가 거주하는 메릴랜드주와 같지만, 이곳 메인주(Maine State)는 미국의 동북쪽 끝, 캐나다 국경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신기하게도 해가 약 1시간 정도 더 일찍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동쪽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새벽은 그 자체로 여행의 설렘을 더해 주었습니다.
오늘 둘러볼 국립공원의 지도를 살펴보며 하루 일정을 계획한 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6시 30분,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즐겼습니다. 다행히 식당에서는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음식을 가져가고 테이블에 앉은 뒤에야 마스크를 벗는 등 서로를 배려하는 예의를 지키고 있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메인주(Maine State)는 당시 기준으로 여전히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Covid-19 Pandemic) 기간 동안 부페식으로 뜨거운 음식을 제공하는 호텔이 크게 줄어들었기에 아침 식사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투숙한 호텔의 조식은 예상과 달리 훌륭한 품질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모든 음식이 개별 포장된 고급스러운 형태로 준비되어 있었고, 고객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느껴져 또 한 번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호텔이 최선을 다해 손님을 맞이한다는 인상을 받으니 오늘 하루 여행에서도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곧장 아케디아 국립공원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맑은 공기와 이른 아침의 청량함 속에서 새로운 하루가 열리는 듯한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조단 연못 부근의 산 (Jordan Pond Area 3D Map)
Map of region surrounding Acadia National Park
현재 미국은 물가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변화와 캐나다에서 미국 본토로 이어지는 오일 파이프라인 중단, 그리고 예기치 못한 가스라인 파이프 해킹 사건 등이 겹치면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를 넘어 조만간 4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정부가 대규모 재정 지출을 통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게 지원을 확대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업 종사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낮은 임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기존 임금보다 높아 일터로 복귀하려는 사람이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서비스업체들이 근무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제 상황은 여행길에서도 자연스럽게 체감되는 부분이었고,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와 도전이 우리 일상 가까이에 와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바하바 호텔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아케디아 국립공원 방문센터에 도착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캐딜락 마운틴(Cadillac Mountain) 정상에 차량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국립공원 전용 앱을 통해 사전에 차량 등록을 해야만 체크포인트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등록 비용은 6달러이며, 주차장의 수용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30분 단위로 예약된 차량만 입장이 허용됩니다.
이 때문에 아케디아 국립공원을 방문하더라도 가장 전망이 좋은 이곳을 예약을 놓쳐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앱을 설치해야만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국립공원 방문조차 쉽지 않은 시대가 온 셈입니다. 최근에는 아케디아뿐 아니라 다른 국립공원 관리소에서도 방문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전 방문 등록제를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 증가와 자연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조치이지만, 여행객 입장에서는 준비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오하이오주에서 생산된 우리가 타고 온 차량의 성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차는 연비가 매우 우수하여, 한 번 주유하면 무려 600마일(약 960km)을 달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여정에서도 평균 갤런당 36마일이라는 뛰어난 연비를 보여 주어 장거리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넓은 미국 대륙을 달리는 동안 차량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고, 오랜 시간 함께한 이 차가 여행의 든든한 동반자임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캐딜락 마운틴(Cadillac Mountain)은 미국 메인주 아케디아 국립공원 내, 마운트 데저트 아일랜드(Mount Desert Island)에 자리한 대표적인 봉우리입니다. 공원 레인저의 체크포인트를 지나 약 3마일(4.8km) 정도 아슬아슬한 절벽을 끼고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넓은 주차장과 함께 웅장한 바위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해발 466m(1,530피트)의 정상은 핸콕 카운티(Hancock County)에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대서양과 그 위에 흩어진 수많은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관을 선사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일 년 중 특정 시기에만 해당됩니다.
아케디아 국립공원을 찾는 방문객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가 바로 이곳입니다. 바위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대서양의 아기자기한 섬들, 그리고 해가 지고 떠오르는 장면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습니다. 미국의 수많은 해안선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풍경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산 정상에는 수목이 많지 않지만, 공원 주변에는 가문비나무, 잣나무, 소나무를 비롯해 북부 지역의 활엽수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또한 북극산 종자를 포함한 500여 종의 야생화가 계절마다 공원을 화려하게 물들이며, 다양한 조류와 야생동물의 은신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1604년,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L’Isle des Monts Déserts”라고 외쳤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황량한 산들로 이루어진 섬”이라는 뜻으로, 오늘날 ‘마운트 데저트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1603년에는 프랑스 예수회 수사들이 잠시 정착했던 곳으로,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흔적이 지금도 공원의 명칭과 역사 속에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아케디아 국립공원의 공원 도로는 겨울철에는 대부분 폐쇄됩니다. 공원 자체는 1년 내내 개방되어 있지만,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약 2마일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순환도로는 눈과 얼음 때문에 겨울 동안 통행이 금지됩니다. 다만, 주도로와 마을 도로는 폐쇄되지 않기 때문에 공원 주변 지역으로의 접근은 가능합니다.
우리가 등정했던 미 동부 대서양 연안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해발 1,530피트(약 466m)의 캐딜락 마운틴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 역시 겨울에는 전면 폐쇄됩니다. 이 도로는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대서양 연안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명품 도로이지만, 겨울철에는 안전 문제로 인해 이용할 수 없습니다.
겨울에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주로 스키나 겨울 풍경을 즐기기 위해 오지만, 대부분의 식당과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식사나 휴식 공간을 찾는 데 불편함이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케디아 국립공원은 봄·여름·가을이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대서양에 펼처진 구름같은 아름다운 섬들을 케딜락 산정상에서 만끽하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차편으로 하산했다.
공원 도로(Park Loop Road)를 따라 차는 움직인다. 다음 목적지는 센드비치(Sand Beach)와 떤드홀(Therder Hole) 이다.
글/사진 孫永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