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구경하는 펜실베니아 주 랭캐스터 아미쉬 마을 (1편)

작성자손영인|작성시간15.01.19|조회수1,225 목록 댓글 1

 

예전에 오하이오의 아미쉬 마을(Amish Village)에 관하여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수년 전 평화롭게 학교에서 공부하던 아미쉬 어린이들이 총격으로 희생된 사건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Lancaster) 지역의 아미쉬 공동체는 오하이오의 아미쉬 교도들과 어떤 생활 방식과 풍습의 차이가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여행을 결심하고, 장장 7시간에 이르는 펜실베이니아 유료 고속도로를 따라 운전해 아미쉬 마을과 가까운 곳에 있는 힐튼 계열의 햄프턴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었습니다. 저녁 늦게 도착했지만,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아미쉬 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요더(Yoder) 부페 식당’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즐긴 저녁 식사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집에서 만든 듯한 홈스타일 방식으로 조리된 음식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이 깊이 배어 있었고, 그 정성이 그대로 맛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요더 부페에서 맛본 음식들은 하나같이 정성이 담겨 있었고, 특히 스테이크 프라임 립(Prime Rib)은 과하지 않은 양념 속에 고기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어 아미쉬 분들의 소박하면서도 깊은 손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레스토랑의 요리와는 또 다른, 집에서 정성껏 준비한 듯한 따뜻한 맛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현대 기술과 문명의 혜택을 스스로 거부하고, 그들만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아미쉬 공동체가 자리한 곳이 바로 필라델피아에서 서쪽으로 약 65마일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Lancaster)입니다. 이 지역은 1800년대 독일계(게르만계) 후손들인 아미쉬(Amish)가 정착해 살아온 곳으로, 펜실베이니아 더치 카운티(Pennsylvania Dutch County)라고도 불립니다. 아미쉬들은 현재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뉴욕, 오하이오, 인디애나, 아이오와, 미시건, 미주리, 일리노이 등 여러 주에도 공동체가 있지만, 1720년 처음 미국으로 건너와 그들만의 삶의 터전을 잡은 곳은 바로 이 랭커스터 카운티였습니다. 랭커스터 지역을 잘 알지 못했던 저희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아미쉬 농가를 둘러보는 버스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 투어는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국인 여성 안내자가 직접 운전하며 설명을 들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아미쉬 공동체가 밀집한 랭커스터 카운티에서는 아미쉬가 아닌 모든 사람들을 ‘잉글리쉬(English)’라고 부르는데, 이 안내자 역시 그 범주에 속하는 분이었습니다. 아미쉬가 아닌 사람이라는 의미일 뿐, 국적이나 언어와는 상관없이 아미쉬 공동체 외부의 모든 이들을 통칭하는 표현이라는 점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버스 투어 안내를 맡으신 60대 초반의 미국인 여성 분께서는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먼저 모든 탑승객들께 양해를 구하며 아미쉬 공동체의 중요한 규범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미쉬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들의 신체나 얼굴이 사진으로 세상에 노출되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진 촬영 자체는 가능하지만,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촬영은 삼가 달라는 주의 사항을 정중하게 전달하였습니다. 그분의 설명을 들으며, 아미쉬 공동체가 지켜온 전통과 신앙이 얼마나 깊고 엄격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전통적인 아미쉬 마을의 농장으로, 아미쉬 분들이 직접 경작하고 생산하는 다양한 농산물이 자라는 장소입니다. 전기나 현대식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그들의 방식 그대로 말과 손수레, 수작업 도구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미쉬 분들이 거주하는 시골 농가 주변에는 전봇대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미쉬 공동체는 전기, 전자제품, 전화, 텔레비전, 컴퓨터와 같은 현대 문명의 혜택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대대로 이어온 자신들만의 규율과 신앙적 원칙을 철저히 지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말과 마차(buggy)이며, 농사 또한 전기나 기계 대신 말, 손수레, 수작업 도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경은 현대 사회에서는 보기 어려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해줍니다.

마차 옆에 놓여 있는 하얀 탱크는 취사용 또는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프로판 가스 탱크입니다. 아미쉬 공동체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에서 필요한 열원 대부분을 이 프로판 가스로 해결합니다.

아미쉬 분들이 사용하는 세탁기와 건조기 역시 일반 제품과는 다릅니다. 미국의 가전회사인 위얼풀(Whirlpool)에서는 아미쉬 공동체를 위해 전기가 아닌 프로판 가스로 작동하는 특수 모델을 별도로 제작하고 있다고 합니다. 겉모습은 일반 세탁기와 비슷하지만,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은 전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아미쉬의 생활 방식에 맞춘 독특한 가전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미쉬 분들의 교통수단은 일반 자동차가 아니라 말이 끄는 마차(buggy)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의 음식점이나 상점에는 자동차 주차장과는 별도로 마차 전용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장소 역시 마차를 주차하는 곳으로, 말을 묶어 둘 수 있도록 설치된 철봉대 형태의 구조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동차와 마차가 나란히 존재하는 이 독특한 풍경은 아미쉬 공동체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미쉬 분들의 집 주변에는 그들이 사용하는 마차(buggy)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이 마차에 안전등이나 반사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야간이나 안개 낀 도로에서 사고 위험이 매우 컸습니다. 특히 오하이오주 캔턴(Canton) 지역에서는 말이 끄는 마차가 자동차와 충돌하여 일가족 7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아미쉬 공동체에서도 안전 장치의 필요성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현재의 아미쉬 마차에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후미등과 브레이크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차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쪽 안전등이 자동으로 켜지도록 제작되어 도로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아미쉬의 생활 방식 속에서도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이처럼 배터리나 프로판 가스 등 전기 대체 수단을 활용해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차를 자세히 살펴보면, 야간에 자동차 불빛을 받으면 반사되도록 설계된 리플렉터(reflector)가 곳곳에 부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아미쉬 공동체의 특성상 이러한 반사 장치는 야간 도로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중요한 안전 장치 역할을 합니다.

또한 마차의 바퀴는 일반 자동차처럼 고무 타이어가 있는 형태가 아니라 강철로 제작된 바퀴를 사용합니다. 이 강철 바퀴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전통적인 제작 방식과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아미쉬 공동체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도로 위를 달릴 때 들리는 특유의 금속성 소리 또한 아미쉬 마을을 방문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독특한 풍경입니다.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점 중 하나는 깨끗한 시골 아스팔트 도로 위에 마차를 끄는 말들이 남기고 간 배설물(Droppings)입니다. 냄새도 나고 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아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가 되곤 합니다.

오하이오주의 웨인(Wayne) 카운티와 홈즈(Holmes) 카운티 등 아미쉬 공동체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카운티 정부 관계자들도 이 문제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미쉬 분들도 이 지역의 주민으로서 다른 시민들과 똑같이 세금을 내고,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도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공동체와 현대식 도로 환경이 공존하는 지역에서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지역 사회가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미쉬 분들은 철저한 자급자족의 삶을 이어가며 집집마다 돼지, 소, 양, 말 등 다양한 가축을 기르고 있습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가축을 돌보는 일은 물론, 마차와 농기구를 손질(maintenance)하는 일도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생활 방식 때문에 아미쉬 공동체에서는 농기구나 생활 도구를 대장간에서 손으로 직접 제작하는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양간이나 집을 지을 때도 전동 공구 대신 망치, 톱, 끌 등 일반 수공구를 사용하며 거의 모든 일을 손으로 처리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 문명과는 전혀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들만의 전통을 지켜가는 아미쉬 공동체의 삶을 더욱 특별하게 느끼게 합니다.

아미쉬 분들이 거주하는 집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도구나 장비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왜 이렇게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갈까”라고 생각하지만, 아미쉬 공동체가 현대 문명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경쟁과 욕망을 피하고, 공동체 중심의 단순하고 평온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들이 사는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기와 기계가 없는 불편함보다 오히려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먼저 느껴집니다. 마차가 천천히 지나가고, 넓은 들판과 농가가 이어지는 풍경 속에서 아미쉬 공동체가 왜 지금까지도 자신들만의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미쉬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은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Organic) 방식으로 재배됩니다. 그래서 이들이 생산한 식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아미쉬 공동체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치즈, 우유, 유기농 곡류, 소시지, 빵, 각종 채소류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물품들은 미국 전역으로 공급되며, 일반 식품점에서도 ‘Amish’ 상표가 붙은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 랭커스터 아미쉬 마을을 방문하면 직접 생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현지 농가나 마켓에서는 시식도 제공하며, 원하는 농산물을 도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큰 만족을 주는 경험이 됩니다.

아미쉬 분들은 전기가 필요한 가전제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지만, 프로판 가스를 동력으로 작동하는 세탁기는 허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조기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빨래는 모두 햇빛과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방식을 고수합니다. 그래서 아미쉬 마을을 지나다 보면 집 앞 빨랫줄에 걸린 속옷이나 일상복이 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하는데, 방문객 입장에서는 어쩐지 조금 민망하고 마음이 찜찜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미쉬 공동체에서는 이러한 풍경이 일상이며 전혀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미쉬의 전통 복장은 색상과 형태에 따라 결혼 여부나 공동체 내의 신분을 구분할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앞치마 색이나 남성의 모자 형태 등은 그 사람이 미혼인지, 기혼인지, 혹은 어떤 교파에 속하는지를 조용히 드러내는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 아미쉬 분들은 넓은 초원 같은 잔디를 깎을 때도 동력이 있는 잔디깎이(Lawn Mower)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칼날이 파랑개비처럼 회전하는 수동식 잔디깎이(Manual Reel Mower)를 이용합니다.

이 장비는 사람이 뒤에서 밀어야만 바퀴가 돌아가고, 그 회전력으로 앞쪽의 날카로운 칼날이 회전하며 잔디를 깎는 구조입니다. 전기나 엔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도 거의 없고, 아미쉬 공동체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과도 잘 맞아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넓은 잔디밭을 이런 방식으로 관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미쉬 분들이 얼마나 근면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이 바로 아미쉬 공동체의 대장간(Blacksmith Shop)입니다. 아미쉬 분들은 기본적으로 동력이 필요한 농기구나 장비 사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공동체의 장(長)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농기구나 마차가 고장이 나면 이 대장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를 맡길 수 있으며, 필요한 금속 부품이나 간단한 도구들도 장인이 직접 손으로 제작해 제공합니다. 전기나 기계 대신 쇠를 달구고 두드리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이곳은 아미쉬 공동체의 자급자족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미쉬 공동체는 교육도 스스로 책임지며, 지역 곳곳에 작은 규모의 학교를 분산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래 사진처럼 한 칸짜리 교실(One-Room Schoolhouse)에서 함께 공부하며, 학교에는 교사 1명만이 배정되어 모든 학년을 가르칩니다. 

아미쉬 학생들은 8학년(중학교 수준)까지만 정규 교육을 받습니다. 그 이후에는 결혼할 때까지 집에서 농사일을 돕거나 가족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일을 배우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해 갑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할때는 학부모가 거리가 멀리있는 경우로 마차로 등교시키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전거를 사용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학교의 교사 역시 8학년 교육까지만 받은 아미쉬 구성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학력이 높지 않더라도 아이들을 정성껏 가르치고 공동체의 가치를 전하는 데에는 누구보다 헌신적이라고 합니다. 아미쉬의 교육은 지식의 양보다 신앙, 공동체, 근면함, 겸손함을 중심에 두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가 아이들의 삶 전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글/사진   손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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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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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黃田김태성 | 작성시간 15.01.20 아미쉬들은 자연주의자들이구나
    평화주의자들이라고 해야하나?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그들만의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미국인이 있다니 참 재미있는 일이고
    일종의 이방인들이구나
    아메리컨 인디안도 그들의 거주지에서 세속화되지 않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다음에 기회있으면 아메리컨 인디안의 생활상도 알려주면 좋겠다.
    친구 덕에 미국의 또다른 면을 보게되었구나
    고마워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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