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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작성자김강우|작성시간17.12.19|조회수187 목록 댓글 1



누나

어머니 다음으로 정겨운 이름이 있다면 그건 누나이다.
누나~~~~
누이는 나다.
아버지의 살붙이, 나의 살붙이, 누나는 나이기에 누나라 부른다.

나의 큰 누나
어릴적 퐁당 화장실에서 응가 하고 있으면
누나가 문을 열고 들어와 뒷자리에 앉아 소변을 본다.
그 소리~~~
잊지 못한 그 소리~~~~
큰누나는 나에게 산같은 존재였다.
엄마가 없으면 언제나 큰누나에게 안기고
큰누나는 늘 맛있는 것을 나의 숟가락 위에 올려 주곤 하였다.

세월이 흘러
누나는 시집을 가고
또 세월이 흘러
추운 겨울 연밭 이삭을 줍다가
신장이 고장나 온 몸이 물덩어리가 되어
우슬재 나의 집에 오셨다.
의사가 포기한 부종을 어어하리#^*~":/.
그날부터
릴 걸쳐메고 방죽에 나가 붕어를 잡고
쪽대로 휘적휘적 발로 몰아 미꾸라지, 드렁쉥이 잡아
고단백 졸임물을 드렸는데
왠 걸? 의사도 포기한 우리 누나는 점점 부기가 빠졌고
바위 같은 매형보다 더 오래 살고 있으니
누가 생명을 자기의 뜻대로 주관하겠는가?

지금은 내 한 품에 안기는 누나를 사랑한다.
뒷산 열심히 오르며 달관하듯 살아가는 큰누나
부디 행복하여라.

둘째 누나
동초등학교 가는길
등대원 탱자울타리 하얀 꽃이 피면
가시로 무장한 꽃을 갖고 싶은 나를 위해
가시 찔리며 억센 가지 꺽어주던 나의 둘째 누나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매표소에서 표를 팔다가 월급 받은 날
그토록 먹고 싶었던 오징어를 한 축 사와
한 마리 쓱 내밀어 주었는데
아플싸~~~~
그렇게 많은 양의 오징어를 받아 본 적이 없는 내 위가 고장나
새까만 똥을 쌌다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사내 결혼하여
얻은 남편 홍서방!
누가 알았겠는가?
그가 아들보다 더 효자인 걸
난 매형을 보면서 나의 장모님을 다시본다.
매형의 백분일이라도 실천하면
나의 장모님은 "내 사위! 내사위!" 할것인데 ~~~~

지금도 나의 둘째 누난
나를 자기보다 더 사랑한다.
해년마다 꿀을 따면 발벗고 나서서 팔아주기 위해
파킨슨으로 아픈 손 저린 다리 끌고 다니며 살붙이 동생을 챙기니
누나와 매형은 천사들이다.
하나님이 천사를 인간으로 분장시켜
나에게 보내준 사랑의 화신이다.
나에게만 이런 누나가 있겠는가?
나의 구권사는 처남들에게 둘도 없는 큰 누나이다.
류마티스 아픈 손가락으로 밤새 또닥또닥 무썰고 양파썰고
미나리 대파 사과 배썰고
조기, 갈치 얼려 갈고
이뿐인가?
작년부터 미리 담가둔 젓갈 갈아
김장을 한다.
제 입으로 한 포기 김치를 먹지 않아도 동생들 처남댁들
살붙이 이쁜 조카들 위해
아픔도 시간도 잊고
산골밤을 지샌다.

그래 누나는 엄마의 화신이다.
엄마 같은 누날 두지 못한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른다.
누나의 손 맛을
누나의 저린 마음의 맛을
누나의 웃음띤 사랑의 맛을~~~~~
20171215 김강우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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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조 부영 | 작성시간 18.03.08 너무 부럽네요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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