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전 포덕문(東經大典, 布德文)
최제우, 「포덕문(布德文)」:
1. 蓋自上古以來,春秋迭代,四時盛衰,不遷不易,是亦天主造化之迹,昭然于天下也。
처음 하늘땅이 만들어진 뒤부터 여태까지 봄가을이 바뀌고 네 철마다 일어났다가 물러나는 우주의 운행이 조금도 바뀌지도 않았고 엉클어지지도 않았다. 이것은 한울님께서 하늘땅과 만물을 살리고 이루시려는 뜻(體)을 나타난 흔적(用)이며, 세상 사람 모두가 변치 않는 우주의 운행에서 한울님의 높은 뜻을 환히 보고 잘 알 수 있다.
2. 愚夫愚民,未知雨露之澤,知其無爲而化矣。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만물을 살리고 기르는 비와 이슬이 한울님의 은혜라는 것을 모르고, 비와 이슬이 하늘에서 저절로 내려와서 만물을 살린다고 생각한다.
3. 自五帝之後,聖人以生,日月、星辰、天地度數,成出文卷,而以定天道之常,然一動一靜,一盛一敗,付之於天命,是敬天命而順天理者也。
요임금이 처음으로 희화(羲和:羲仲、羲叔、和仲、和叔:천문과 역법의 전문가)를 시켜서 동서남북 사방을 측정하고 봄여름가을겨울 네 철의 이분이지(二分二至:춘분, 추분, 동지, 하지)를 관측하여 역법(曆法)을 만드셨고, 백성들에게 달력에 따라 농사짓고 생활하며 천지운행의 도수를 잘 받들라고 이르셨다. 이 뒤에도 많은 성인들이 태어나서 해와 달을 비롯하여 다섯 별(五星)과 항성의 별자리까지 각각의 운행 도수(度數)를 연구한 결과를 쌓아놓으니, 하늘의 모든 운행이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하늘의 해와 달 및 행성들조차 각자 주기마다 상승하다가 하강하고 강성하다가 쇠약하는 것이 모두 천명의 따른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도 마땅히 하늘의 명령을 공경히 받들고 하늘의 이치를 따라야한다.
4. 故人成君子,學成道德,道則天道,德則天德,明其道而修其德,故乃成君子,至於至聖,豈不欽歎哉!
그러므로 사람은 태어나서 군자가 되어야하며 공부는 도덕을 배워야하는데, 도(道)는 하늘땅의 도를, 덕(德)은 하늘땅의 덕을 본받아, 도를 연구하고 덕을 길러 군자가 되고 나아가 지극한 성인이 되는 것이다. 도덕을 어찌 공경하지 않겠는가!
5. 又此挽(晩)近以來,一世之人,各自爲心,不順天理,不顧天命,心常悚然莫知所向矣。
그런데 춘추전국시기부터 각 시기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어리석은 마음을 하늘이 내린 본래 마음이라고 오해하고 천리를 따르지 않고 천명도 무시하였다. 그렇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두렵고 누구에게 의지해야할지를 몰랐다.
6. 至於庚申,傳聞西洋之人,以爲天主之意,不取富貴,功(攻)取天下,立其堂,行其道。故吾亦有其然,豈其然之疑?
경신년(1860년, 37살)에 듣기로는 서양 사람들이 천주의 뜻은 부귀를 얻는 것이 아니라 공격하여 온 천하를 얻겠다고 하며, 교당을 세우고 천주의 도리를 전파하였다. 그래서 나 역시 그렇겠다고 여겼고 어찌 의심하였겠는가?
7. 不意四月,心寒身戰,疾不得執症,言不得難狀之際,有何仙語,忽入耳中,驚起探問,則曰:“勿懼勿恐! 世人謂我上帝,汝不知上帝耶?”問其所然。曰:“余亦無功故,生汝世間,敎人此法,勿疑勿疑!”曰:“然則西道,以敎人乎?”曰:“不然。吾有靈符,其名仙藥,其形太極,又形弓弓。受我此符,濟人疾病,受我呪文,敎人爲我,則汝亦長生,布德天下矣。”
뜻밖에 음력 4월 마음이 차갑게 굳어 움직이지 않고 몸도 떨리고 아픈데 무슨 병인지 알 수 없고 증상을 설명할 수도 없었다. 이럴 때 어떤 신선의 말씀이 갑자기 들려서 놀라 일어나 누구시냐고 여쭈어 보았다.
말씀하시길 “두려워하지 말고 무서워하지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라고 부르는데 너는 상제를 모르느냐?”고 하셨다.
무슨 일이시냐고 다시 여쭈었다.
말씀하시길 “나는 직접 형상으로 나타나 작용(功用)할 수 없기 때문에 너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여 사람들에게 이 방법을 가르치도록 하였으니, 나를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그러면 서양 천주교로 사람들을 가르쳐야합니까?”라고 여쭈었다.
말씀하시길 “아니다. 나는 신령스런 영(靈)의 글이 있는데 신선의 약이라고 한다. 모양은 태극이고 구불구불한 弓 글자 둘을 좌우로 서로 등을 맞대어놓은 것과 같다. 나의 글을 받아 세상 사람들 마음과 몸의 아픈 병을 고쳐주고, 나의 축문을 받아 사람들이 나를 받들도록 가르치면 너도 나처럼 영원히 장생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천덕(天德)을 베풀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8. 吾亦感其言,受其符,書以呑服,則潤身差病,方乃知仙藥矣。到此用病,則或有差不差故,莫知其端。察其所然,則誠之又誠,至爲天主者,每每有中;不順道德者,一一無驗,此非受人之誠敬耶!
나는 말씀을 듣고 깊이 느껴서 글을 받아쓰고 태워서 물에 마시니 몸에 기운이 돌고 병도 나아 이것이 신선의 약이라고 확신하였다. 지금까지 병난 사람들에게 써보니 어떤 이는 낫고 어떤 이는 낫지 않아 까닭을 알 수 없었다. 까닭을 자세히 살펴보니 정성을 드리고 더욱 정성을 드려서 한울님께 지극한 정성을 드린 사람은 언제나 병이 낫고, 도덕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하나같이 효험이 없었다. 이것은 받는 사람의 정성과 공경에 달려있지 않는가!
9. 是故,我國惡疾滿世,民無四時之安,是亦傷害之數也。西洋戰勝功取,無事不成,而天下盡滅,亦不無脣亡之歎,輔國安民計將安出?
우리나라에는 사람들이 한울님을 공경하지 않으므로 나쁜 병이 여기저기 유행하여 사람들은 일년 내내 하루도 평안하게 살 수 없으니, 이것은 만물을 다치고 해치는 운세에 해당하였기 때문이리라. 서양 사람들은 전쟁하여 이기고 좋은 일을 하여 빼앗으니 못하는 것이 없다. 앞으로 서양 사람들에게 온 천하가 모두 빼앗겨 넘어가더라도 조금도 의지할 곳이 없다고 한탄할 텐데,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10. 惜哉! 於今世人,未知時運,聞我斯言,則入則心非,出則巷議,不順道德,甚可畏也。賢者聞之,其或不然。而吾將慨歎世,則無柰忘略記出,諭以示之,敬受此書,欽哉訓辭!
안타깝구나! 지금 사람들은 이때가 어떤 운세인지를 모르니까, 나의 옳은 말을 배우면서도 집에 돌아가서는 마음속으로 그르다고 여기고 밖에 나가서는 모여서 떠들며, 도덕을 따르지 않으니 정말로 걱정이로다. 배웠다는 사람들도 나의 옳은 말을 듣고 동의하지 않으니, 나는 세상을 개탄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잊어버린 가운데 생각나는 것을 기록하여 보여주니, 이 글을 공경하게 받들고 가르침을 공경하게 실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