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시(楊時, 1053-1135),「오늘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일러주는 글(此日不再得示同學)」:
2018년 11월 14일
* 양시(楊時, 1053-1135)는 字가 中立이고 號가 龜山입니다. 북송시기 희녕 9년(1076)에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지방관을 지내고 학교의 교수도 지냈습니다. 정호와 정이 형제를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하였으며 遊酢、呂大臨、謝良佐 등과 함께 이정 형제 문하의 4대 제자라고 불렸습니다.
양시는 학생들에게 젊은 날에 열심히 공부하길 바라고 돈과 명예 때문에 공부하려는 동기를 삼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중요한 것은 맹자가 말한 “외물에 유혹되어 나가버린 마음을 되찾으라(求放心)”는 것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것이 심학을 공부하여 참된 지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사실상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를 열심히 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옳지요. 어린 아이들은 앞날이 얼마나 길고 먼 길인지를 모르니까 먼저 살아본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봐야할 것이 있습니다. 어른들 가운데 연세가 많은 어른들은 남은 인생이 얼마나 된다고 공부하겠냐고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서는 몰라서 좋은 공부를 하지 못하고, 늙어서는 이제 다 끝난 인생이라고 좋은 공부를 찾지도 않고 포기합니다. 결국 이 세상에 와서 한 평생동안에 좋은 것을 알지도 못하고 좋게 살지도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늙어서는 정말로 좋은 스승을 찾아나서서 배워야합니다.
왕양명의 문인 가운데 동운(董雲)이란 분은 연세가 많았는데 왕양명을 찾아와서 배웠답니다. 왕양명이 연세가 많으시니까 집에 가셔서 어린 손자들과 즐겁게 지내시라고 말씀드렸답니다. 왠걸? 동운은 대답하길 이제야 좋은 스승을 만났고 좋은 것을 배우게 되었는데 어떻게 포기하느냐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또한 젊은이들에게 왕양명의좋은 학술을 열심히 배우라고 타이르고 격려하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자기의 젊은 아들까지도 데리고 와서 열심히 공부하였고 아들도 열심히 공부하는 데 나섰다고 합니다.
-------------------------
양시(楊時, 1053-1135),「오늘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글(此日不再得示同學)」:
오늘은 다시 오지 않고, 물결치며 흐르는 강물은 동쪽 해 뜨는 바다로 흘러갑니다.
펄쩍펄쩍 뛰어놀던 간난이와 어린 아이들은, 곱던 머리털이 어느새 희게 쉬었네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모두 오늘을 아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술과 학업은 때가 있으니 젊었을 때 열심히 해야합니다.
행동할 때는 어디로 가는지를 조심하고 방향을 잃을까 조심하세요.
착한 순임금이 되느냐 나쁜 도척이 되느냐는 처음에는 아주 작은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돈 많고 신분 높은 부귀는 하늘의 뜬 구름과 같으니, 얻더라도 좋아할 것이 아닙니다.
돈 없고 신분 낮은 빈천은 우리들이 어찌 부끄럽게 여길까요? 외부에 유혹되는 것은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굳은살이 맺히도록 열심히 일하여도 밥 얻어먹기 어려우니 조강 밥 한 그릇이라도 달고 맛있게 먹어야합니다.
좋은 때를 만나 도리에 맞게 행동해야하는 것은 관직에 나가든지 은일하든지 아무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훌륭한 사람은 죽었더라도 그가 남긴 좋은 글은 후세에 영원히 향기를 낼 것입니다.
공자의 훌륭한 제자 안연(顔淵)이 되길 바라면 안연과 같은 사람이 될 것인데, 방법은 마음을 굳게 갖는 것입니다.
(참고: 주렵계가 10대 후한의 정명도와 정이천 형제에게 공자와 안연이 기쁘고 즐거워하였던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라고(孔顔之樂) 가르쳤답니다. 그래서 뒤에 이런 공부가 유행하였다고 합니다)
마치 천리 길을 가려면 아! 주저하거나 되돌아보지 말라고 합니다.
달려가는 말은 하루에 멀리 가는데 누가 길이 막히고 멀다고 합니까?
말류의 학술에는 길도 복잡하여 까딱하면 그들의 문에 들어가서 한비자 또는 장자를 배웁니다.
관직을 하거나 사직하는 것도 좋은 때(方雨)를 기다려야하고 문장을 다듬는 데 힘써야합니다.
이렇게 공부하여 학문이 이루어진들 어디에 쓰나요? 이익과 명예를 찾는 전쟁터에서 뛰어다닌 것밖에 지나지 않습니다.
출세하여 전략을 짜느라고 변방 전쟁터에 뛰어다닐 것인데, 올바른 길에서 멀어지면 모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늙어서 게으르고 뜻도 시들었고 일처리도 자주자주 잊어버립니다.
그대들은 아직도 어린 나이이니 큰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열심히 해야합니다.
커다란 보물은 높고 깊은 곳에 있지만 불교의 선재동자(善財童子)도 보물을 찾으려고 높은 산의 계단도 올라가고 넓은 바다에서 배를 저어가는 것을 꺼리지 않았습니다.
망망하게 바라보면 어떻게 찾을 수 있겠으며? 얻은들 오래 가질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은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찾으려고 하면 얻을 수 있고 버리겠다면 없는 것과 같습니다. 닭과 개가 밖에 나가더라도 찾아와야하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리겠다니 정말로 가슴 아픕니다. (참고 : 맹자의 말씀을 인용하였네요.)
유가의 참된 지식인이 되겠다면 제가 한 말이 지나치다고 여기지 마세요!
楊時,「此日不再得示同學」:
此日不再得,頹波注扶桑。躚躚黃小群,毛髮忽已蒼。
願言績學子,共惜此日光。術業貴及時,勉之在青陽。
行己慎所之,戒哉畏迷方。舜蹠善利間,所差亦毫芒。
富貴如浮雲,苟得非所臧。貧賤豈吾羞? 逐物乃自戕。
胼胝奏艱食,一瓢甘糟糠。所逢義適然,未殊行與藏。
斯人已云沒,簡編有遺芳。希顏亦顏徒,要在用心剛。
譬猶適千里,駕言勿徊徨。驅馬日云遠,誰謂阻且長?
末流學多岐,倚門誦韓莊。出入方雨間,雕鐫事辭章。
學成欲何用? 奔趨利名場。挾策博塞遊,異趣均亡羊。
我懶心意衰,撫事多遺忘。念子方妙齡,壯圖宜自強。
至寶在高深,不憚勤梯航。茫茫定何求? 所得安能常?
萬物備吾身,求得舍即亡。雞犬猶知尋,自棄良可傷。
欲爲君子儒,勿謂予言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