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박완서)
[생각해 볼 문제]
1. 나에게 있어 과거에 대한 향수의 구심점이었던 남대문의 영상이 초라한 것으로 퇴색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보자.
⇒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던 남대문은 화자에게 있어 그 자체가 미와 웅장함의 상징이었다. 그것은 피난살이의 고생스러움과 살풍경스런 현실에 대한 보상으로 인식되었는 바, 그러한 기억의 존재는 희망과 동경을 간직하는 한 가지 방식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은 희망과 동경이 자리하고 있는 현실을 부단히 변화시켜 나간다. 그리고 현실의 변화와 함께 희망과 동경은 그 현실적 근거를 상실해 간다. 곧 삶의 순수함은 시간의 침투와 더불어 와해되어 가는 것이다. 폐허의 공간이 개발의 현장으로 바뀌고, 피난살이가 분주한 일상의 생활로 변모하면서 남대문의 영상과 그것이 담고 있던 희망과 동경의 이미지는 그 현실적 근거를 상실해 간다. 가난한 유년의 삶과 기지촌의 각박한 생활, 그리고 그러한 현실을 살아가는 속물적 군상들과의 부딪침의 과정은 세계에 대한 환멸감이 증폭되어 가는 과정인 바, 그에 따라 희망과 동경을 상징하던 남대문의 비장미의 영상은 초라하게 퇴색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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