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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제11강 - 주뢰설(舟賂說)(이규보) 본문 읽기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2.02.07|조회수790 목록 댓글 0

주뢰설(舟賂說)(이규보) 


     

  이자(李子)가 남으로 한강을 건너는데, 함께 건너는 또 한 배가 있었다.

   배의 크기도 같고 노군의 수효도 비슷했으며 실은 인마(人馬)의 수도 거의 같았다.

   잠시 후에 보니, 한 배는 뜨자마자 나는 듯하여 이미 저쪽 언덕에 닿았는데, 내가 탄 배는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않았다. 까닭을 물은즉 "힘껏 저었기 때문이오." 했다. 나는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었고 인하여 탄식하기를 "야아, 하찮은 작은 배 한 척이 물을 건너는 데에도 뇌물의 있고 없음에 따라 그 나아감이 빠르고 더디며 앞서고 뒤서는데, 하물며 벼슬의 넓은 바다를 다투며 건너는 데 있어서랴. 돌아보매 내 손에 돈 한푼 없으니, 지금까지 얕은 벼슬 하나 하지 못한 것이 어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했다. 다른 날에 보고자 써 둔다. 

















舟賂說(주뢰설) 원문(李奎報)


李子南渡一江(이자남도일강) : 이자가 남쪽으로 어떤 강을 건너는데,

有與方舟而濟者(유여방주이제자) : 때마침 배를 나란히 해서 건너는 사람이 있었다.

兩舟之大小同(양주지대소동) : 두 배의 크기도 같고

榜人之多少均(방인지다소균) : 사공의 수도 같으며,

人馬之衆寡幾相類(인마지중과기상류) : 배에 탄 사람과 말의 수도 거의 비슷하였다.

而俄見其舟離去如飛(이아견기주이거여비) : 그런데 조금 후에 보니, 그 배는 나는 듯이 달려서

已泊彼岸(이박피안) : 벌써 저쪽 언덕에 닿았지만,

予舟猶邅廻不進(여주유전회부진) : 내가 탄 배는 오히려 머뭇거리고 전진하지 않았다.

問其所以(문기소이) : 그래서 그 까닭을 물었더니,

則舟中人曰(칙주중인왈) : 배 안에 있는 사람이 말하기를,

彼有酒以飮榜人(피유주이음방인) : ”저 배는 사공에게 술을 먹여서

榜人極力蕩槳故爾(방인극력탕장고이) : 사공이 힘을 다하여 노를 저었기 때문이오.”하였다.

予不能無愧色(여부능무괴색) : 나는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因歎息曰(인탄식왈) : 따라서 탄식하기를,

嗟乎(차호) : ”아,

此區區一葦所如之間(차구구일위소여지간) : 이 조그마한 배가 가는 데도

猶以賂之之有無(유이뢰지지유무) : 오히려 뇌물의 있고 없음에 따라

其進也有疾徐先後(기진야유질서선후) : 지속(遲速)ㆍ선후(先後)가 있거늘,

況宦海競渡中(황환해경도중) : 하물며 벼슬을 경쟁하는 마당에 있어서랴?

顧吾手無金(고오수무금) : 나의 수중에 돈이 없는 것을 생각하매,

宜乎至今未霑一命也(의호지금미점일명야) :

당연하도다, 오늘날까지 하급 관직 하나도 얻지 못한 것이 ”하였다.

書以爲異日觀(서이위이일관) : 이것을 기록하여 후일의 참고로 삼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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