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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노래(작자미상) 원문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1.10.17|조회수1,027 목록 댓글 0

잠노래(작자미상)


잠아 잠아 짙은 잠아 이 내 눈에 쌓인 잠아

염치불구 이 내 잠아 검치두덕 이 내 잠아

어제 간밤 오던 잠아 오늘 아침 다시 오네

잠아 잠아 무슨 잠고 가라 가라 멀리 가라

시상 사람 무수한데 구테 너난 간 데 없어

원치 않는 이 내 눈에 이렇다시 자심하뇨

주야에 한가하여 월명동창 혼자 앉아

삼사경 깊은 밤을 허도이 보내면서

잠 못 들어 한하는데 그런 사람 있건마는

무상 불청 원망 소래 온 때 마다 듣난고니

석반을 거두치고 황혼이 대듯마듯

낮에 못한 남은 일을 밤에 할랴 마음먹고

언하당 황혼이라 섬섬옥수 바삐들어

등잔 앞에 고개 숙여 실 한 바람 불어 내어

더문더문 질긋 바늘 두엇 뜸 뜨듯마듯

난데없는 이 내 잠이 소리없이 달려드네

눈썹 속에 숨었는가 눈 알로 솟아온가

이눈저눈 왕래하며 무삼 요수 피우든고

맑고맑은 이 내 눈이 절로절로 희미하다

 

[시어, 시구 풀이]

검치두덕 : 욕심 언덕. 잠의 욕심이 언덕처럼 쌓였다는 뜻

무삼 잠고 : 무슨 잠이냐? 어떻게 된 잠이냐?

구테 너난 : 구태여 너는. 하필이면 너는

간 데 없어 : 문맥상으로는 ‘갈 데 없어’의 잘못된 표기로 판단됨. 갈 곳이 업서

자심(滋甚)하뇨 : 점점 더 심해지느냐? 매우 심하냐?

허도(虛度)이 보내면서 : 헛되이 보내면서. 허송(虛送)하면서. 여기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는 뜻임

무상 불청 : 청(請)하지 않은. 덧없는

듣난고니 : 듣는 것이냐?

언하당(言下當) :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여기서는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바로’의 뜻임

실 한 바람 : 한 발 정도 길이의 실. 바느질 실을 말함

불어 내어 : 풀어 내어. 풀어서

더문더문 : 드문드문

질긋 바늘 : 문맥상으로는 ‘바늘 하나 길이가 찰 때까지’ 정도의 뜻이 아닐까 하나,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음.

눈 알로 : 눈 아래에서부터. 눈 아래로부터

무삼 요수 : 무슨 요망한 수

잠아 잠아 짙은 잠아 - 오늘 아침 다시 오네 : 아침에 일어났어도 자꾸만 졸린 상태를 재미있고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자꾸 졸린 것을 자신이 자고 싶어 그런 것이 아니라, 잠이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며, 잠을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잠아 잠아 무삼 잠고 - 이렇다시 자심하뇨 :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원하지도 않는 자신에게만 찾아와서 자꾸 졸립게 만드느냐는 원망이다.

주야에 한가하여 - 온 때 마다 듣난고니 : 밤낮으로 한가롭게 지내면서,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아 고심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하필 나에게 찾아와서 원망을 듣느냐는 뜻이다. 세상이 공평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일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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