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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쓰기 여행

여성의 편지

작성자지음(知音)|작성시간26.06.05|조회수22 목록 댓글 0

여성들에게서 많은 편지를 받는다고 해서 영화배우가 나보다 좋을 것은 없다.여성 독자로부터 팬레터를 받는 신문 소설 작가도
나의 선망의 대상은 아니다.
그런 편지들은 사카린을 탄 주스나 순 설탕 사이다
아니면, 고작 코카콜라나 몇 번 우려낸 커피 같은
것들이다. 좋은 차의 향취는 없다.
기다리던 여성과 이야기를 시작한 지 5분이 못 가서 싫증이 나는 수가 많다. 아름다운 여성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그런일이 많다. 자색과 애교가 이야기에 어느 정도의 흥미를 보충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편지에 있어서는 이런 도움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매력 있는 표정을 하는 여성의 편지도
기쁨을 주기 어려운 것이다.내가 받고 싶은 여성의
편지는 아벨라르한테 한 엘로이즈의 편지, 예이츠에게 보낸 모드 곤의 편지, 보존된 것은 없으나 황진이의 편지 그런 것들이다.
여기 이런 편지가 있다.

이것은 오늘 내가 쓴 제4의 편지입니다(다른 석 장은 찢어 버렸습니다.이것은 부칠 작정입니다).
이 편지도 쉬 받으시지는 못할지도 모릅니다.
전번 편지 답장이 오기 전에는 이 편지를 부치지 않을테니까요. 배달부는 거북이에요. 아주 미운 거북이에요. 내가 가진 돈을 다 털어서 긴긴 전보를
치고 싶습니다. 정신 분석은 허지 마세요.
어젯밤은 창을 열어 놓고 잤습니다. 여기의 공기는
과실과 같습니다. 약보다 낫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책을 읽었습니다.때로는 엷은 스웨이드 장갑을 끼고 도시에 가서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카페에 앉아서 오래오래 차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언제나 자유롭고 언제나 인정이 있고 언제나 배우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영화를 보며 자기가 주인공인 양 좋아하는
그런 어리석은 사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존
미들턴 머리가 아니라도 캐서린 맨스필드의 이 편지를 즐겨 읽는다. 그리고 인기 배우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피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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