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의 경판본과 완판본의 비교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8.03.16|조회수1,779 목록 댓글 1

심청전의 경판본과 완판본의 비교 

경판본에서는 출천대효(出天大孝) 심청과 그의 아버지 심학규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심청은 오직 눈먼 아버지에게 지극한 효성을 다하다가 인단소에 투신한다.

투신 이후에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일념만을 보인다. 심봉사 역시 딸만을 위하여 살 뿐이며, 심청의 투신 이후에도 심청만을 생각하며 초라하게 살아간다.

경판본의 작자는 작품 전체에 지극한 효성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전력하고 있으며, 심청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제시된다. 따라서 경판본은 유교적 엄숙성과 숙명론적 운명관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한편 완판본은 경판본보다 훨씬 더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을 담고 있다. 완판본에는 무릉촌 장승상 부인, 뺑덕어미, 귀덕어미, 무릉촌 태수, 방아찧는 아낙네들, 황봉사, 안씨 맹인 등의 인물들이 더 등장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여 심봉사를 희화화시키는 기능을 담당한다. 장승상 부인은 심청에게 양녀 되기를 제안하고 또 심청의 죽음을 통한 효의 실현에 반대한다. , 장승상 부인은 심청이 추구하는 유교적 관념에 이의를 제기하고 현실적 해결방법을 내놓는 인물로서 기능한다.

뺑덕어미는 심청과는 정반대로 현실적이고 물질지향적인 인물로서 심봉사를 현실적이고 비속한 인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다. 심청은 경판본이나 완판본이나 성격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지 않으나, 심봉사는 두 본에서 성격이 아주 다른 인물로 나타난다.

경판본의 심봉사는 한결같이 유교적 이념에 충실한 인물인 데 반하여, 완판본의 심봉사는 훨씬 세속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완판본의 심봉사는 누세 잠영지족으로 문명이 자자 한 양반집 후예였으나 화주승에게 공양미를 시주하겠다고 할 때는 여보시오. 어느 쇠아들놈이 부처님께 적어놓고 빈말 하겠소. 눈 뜰라다가 안진백이 되게요, 사람만 업수이 여기난고 염려말고 적으시오. ” 하고 말하는 위인이다.

그는 또 천하의 잡녀(雜女)인 뺑덕어미와 놀아나다가 여러 해 주린 판이라 그 중의 실낙은 있어 아모란 줄을 모르고 가산이 점점 퇴패 하는 치졸한 인물이다.

심청의 투신 이후의 심봉사에게는 투신 이전에 지녔던 위엄은 사라지고, 태수 앞에서 허풍과 억지를 부리는 못난이며, 방아찧는 여인네와 음담(淫談)을 즐기는 비속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로 인하여 완판본은 유교적 엄숙성이나 숙명론적 운명관에 지배되지 않는다.

완판본은 유교적 효를 지켜야 할 규범으로 받아들이고는 있으나, 한편으로 당대 현실에 대해서 회의적이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완판본에는 관념적 가치와 현실적 가치가 서로 갈등하며 대립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다른 판소리계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공통된 특성이다.

경판본과 완판본의 구성 양식을 비교해 보면, 전자는 내용에 따라 단순, 소박하고 차분하게 짜여진 양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후자는 풍성한 내용에 따라 복잡, 장황하고 들떠 있는 양식이다. 문체에 있어서는, 경판본의 것이 과거의 전아한 멋을 지닌 간결, 소박한 산문체인 데 비하여, 완판본의 것은 풍부한 형용사나 감탄사는 물론, 삽입가요 · 잔사설 · 고사성어 · 한시 등을 끌어들여 부연하고 윤색된 율문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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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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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향원 | 작성시간 18.03.17 경판본과 완판본의 비교 설명 감사합니다.
    ~부연하고 윤색된 율문체,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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