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박상우) 독후감(정은영 )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4.02.10|조회수221 목록 댓글 0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박상우) 독후감(정은영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서 나오는 샤갈의 마을이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저 그림을 그리는 여자의 화실 이름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작품론을 보고 싶지만 보고나서 감상문을 쓰면 자꾸만 작품론에서 읽은 내용위주로 쓰게 될까봐 읽지 않고 있다.

 소설을 읽기 시작 했을 때 느낀 첫 이미지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이다. 모임의 주된 내용이었던 정치적 소재를 제외하고 만나는 모임은 이미 이야기의 방향을 잃은 지 오래였다. 6명의멤버 중 한명이 눈 내리는 겨울밤 만날 약속을 정할 때 까지만 해도 그들의 머릿속에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한동안은 부푼 마음을 가지고 약속을 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임은 이미 모여야 한다는 명분조차도 회의적으로 받아들이는 성격으로 변해 버렸다. 가깝게 지내오던 사람들과 겪게 되는 어색함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은 사람을 당황시키기 마련이다. 나도 친한 친구를 만나다가 가끔씩 이유 없이 어색함이 느껴지면 종종 혼란에 빠지곤 한다.

 모임에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함께 예전처럼 어울리지도 못한 체 방황하는 6명의 멤버들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애처로워보였다. 그들은 이미 무형집단 의식 자체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느낀 분위기는 고독과 허무이다. 그들은 한때 정치에 대한 불만을 토해냈지만 그들의 주장은 그저 술자리에서만 멤 돌뿐 탁상공론일 뿐이었다. 그들이 만나서 열띤 토론을 벌이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일은 없다. 그냥 그 순간 그들의 의견을 통해 나라의 정치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해낼 수 있을 뿐이다. 멤버 간에 한바탕 큰 싸움이 벌어진 후 멤버 중 한사람이 “앞으로 내 앞에서 정치의 <정>자도 꺼내지 마” 하며 말하고 떠났을 때 그는 화가 나서 한말이기도 했겠지만, 늘 만나서 변화시키지도 못할 세상에 대해 떠들고, 흥분하는 모임에 대한 허무감이 느껴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곳곳에서 6명의 멤버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거나, 아니면 아무런 이유 없이 모임에서 빠져 나가게 된다. 한명씩 모임에서 빠져나갈수록 남은 멤버들은 외로움과, 혼란을 겪게 된다. 예전의 모임에서는 모임 중간에 어느 하나도 빠져 나가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단절된 사이에서 옛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아간다 하여도 멀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안간힘을 쓰며 추억의 장소를 발걸음을 향해가는 모임원의 모습은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소설 속에서는 계속해서 눈이 내린다. 내가 좋아하는 함박눈이 내린다. 내 이미지속 함박눈은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함박눈은 쌓일수록 무겁고, 길 위를 미끄럽게 하는 귀찮은 존재로 느껴진다. 포근히 닿아야 할 감촉조차도 둔탁하게 박히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함박눈이 쌓일수록 멤버들 사이의 단절감도 점점 더 깊어만 간다.

 그들에게 이제 멤버 들이 빠져 나간다는 것은 두려움이다. 흩어진다는 결과보다, 하나둘 사라져 가는 멤버들에게 느끼는 각자의 소외감은 그들에게는 더 큰 고통이다. 멤버들은 계속해서 우리라는 개념을 강조하지만 그럴수록 그들이 느끼는 고독감은 커져만 간다. 흔히 우리가 살면서 군중 속에서 느끼는 고독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 안에 있지만,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에 비례하게 깊어만 가는 고독은 더욱더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멤버가 두 명만 남았을 때 까지도 미련하다시피 우리를 강조하고 있다. 마침내 멤버가 2명이 남자 그들은 더 이상 떠나갈 사람이 없다는 판단이 들자 마음에 안정을 찾게 된다.

 술집에서 만난 그림을 그리는 여자는, 그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우리라는 존재도 언젠가는 하나가 되는 고독한 존재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해 준다. 나는 이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가 아무리 혼자가 안 되려고 발버둥쳐도 결국에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그녀는 이미 겪어본 것일까? 아마도 그녀는 이미 그 과정을 겪어본 것 같다. 술에 취한 그녀는 계속해서‘그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중얼거린다. 그녀역시 예전에는 그와 함께 있었기에 하나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인 것이다. 이미 하나가 되는 고통을 겪어본 그녀의 눈에 비친 6명이 어울려 늘 함께 할 것처럼 몰려다니는 모습은 혐오스러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 내가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소설 속 인물 중 어는 한사람도 이름을 밝힌 사람이 없었다. 다른 소설 속에서는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적어도 성씨나, 이니셜 등으로 구별시켰지만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서는 그런 흔적조차 없다. 남과 나를 연결시키는 이름조차도 소설에 사용하지 않은 점이 인상 깊다.

 소설을 읽으면서 혼자가 되어가는 의미에 대해 생각에 보게 되었다. 그것은 두렵고도 힘든 일이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인생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멤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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