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11 - 5. '운수 좋은 날'(현진건) 줄거리 및 감상하기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4.07.08|조회수266 목록 댓글 0

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11


5. 운수 좋은 날(현진건) 줄거리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만 비가 내리고 있다. 근 열흘 동안이나 돈 구경을 못한 김 첨지는, 조팝을 먹고 체한 아내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나선다. 그의 아내는 앓아누운 지 달포가 넘었다. 조팝도 굶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이라 약 한 첩 써보지 못했다. 아내는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마시고 싶다고 졸라댔다.

  그런데 이날은 이상하다고 하리만큼 운수가 좋았다.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교원인 듯싶은 양복쟁이를 동광 학교까지 태워다 주며 아침 댓바람에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을 번 것이다. 그러나 행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학교를 돌아 나올 때 한 학생이 남대문 정거장까지 얼마냐고 묻는다. 이상하게 계속되는 행운에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조급해하는 학생과 흥정하여 일 원 오십 전이라는 거금에 태워다 주기로 한다. 남대문에서 돌아올 때는, 한 손님을 인사동까지 육십 전에 태워다 주는 행운이 연이어 진다. 계속되는 행운에 김 첨지는 점점 불안해진다.

  손님을 내려 주고 비를 맞으면서 빈 인력거를 끌고 집으로 가던 김 첨지는 불안에 혼자 욕을 해 댄다. 그러다가 길가 선술집에서 치삼을 만난다. 김 첨지는 마침 나타난 치삼을 구원자라도 되는 듯 기뻐하면서 선술집으로 향한다. 막걸리 곱빼기를 석 잔이나 들이키고 눈이 개개풀리기 시작한 그는 연이어 곱빼기 두 잔을 더 시킨다. 의아해진 치삼이는 술값이 사집 전이나 된다고 주의를 시킨다. 김 첨지는 삼십 원이나 벌었다며 술 붓는 아이에게 술을 더 부으라고 한다. 술 붓는 아이가 웃으며 치삼이에게 눈짓을 하자 김 첨지는 화를 내며 돈을 던져 버린다. 곱빼기 두 잔이 부어질 겨를도 없이 마신 김 첨지는 매우 만족해하며 치삼이와 한참을 마신다. 술이 오르자, 김 첨지는 마누라에 대한 불길한 생각을 떨쳐 버리려 술주정을 하면서 미친 듯이 울고 웃는다.

  궂은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나 김 첨지는 취중에도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을 사 들고 무시무시한 정적이 감도는 집으로 향한다. 불안을 떨치려는 듯 허세를 부리며 방문을 열자, 아내는 죽고 개똥이는 빈 젖을 빨며 울고 있다. 김 첨지는 취중에도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을 사 들고 무시무시한 정적이 감도는 집으로 향한다. 불안을 떨치려는 듯 허세를 부리며 방문을 열자, 아내는 죽고 개똥이는 빈 젖을 빨며 울고 있다. 김 첨지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린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본격 소설, 사실주의 소설

  ▷경향    사실주의

  ▷배경    시간적 - 1920년대 일제 강점기, 비 오는 겨울날

           공간적 - 서울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반어적, 사실적, 비극적

 ▷문체    사투리를 그대로 쓴 구어체, 속어의 구사로 현실감 배가   

  ▷주제    일제 강점하 하층민의 비참한 삶


구    성

추보식, 단일 구성

  ▷발단   비 내리는 겨울날, 인력거꾼 김 첨지는 행운을 만나 기분이 좋음

  ▷전개   행운이 계속되자 마음의 희비가 엇갈림

  ▷위기   친구 치삼이와 술을 마시며 아내 걱정을 함

  ▷절정   설렁탕을 사 들고 귀가하니 적막한 분위기에 고함을 침

  ▷결말   아내의 죽음을 확인하고 비통한 마음에 독백을 함


등장 인물

  ▷김 첨지    동소문 안의 인력거꾼. 하층민을 대표하는 전형적 인물로, 겉으로는 아내에게 욕을 해 대며 화를 내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도 아내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순박한 사내

  ▷아    내   김 첨지의 아내, 걸신들린 듯 조밥을 먹다가 남편으로부터 욕을 먹기도 하고, 설렁탕을 먹어 보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지만 그 작은 소원도 이루지 못한 채 아무도 모르게 숨을 거두는 비극의 주인공


이해와 감상

  1924년 6월 「개벽」에 발표되었고, 이후 <현진건 단편선>(1941)에 실린 단편 소설이다. 현진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이 작품은, 가난한 인력거꾼의 고달픈 하루 일과와 그의 아내의 비참한 죽음을 통하여, 그 시대 빈민층의 생활상을 재현한, 현실성이 매우 강한 작품이다.

  특히, 희비(喜悲)를 적절히 교차시킨 짜임새 있는 구성은 단편 소설의 한 전형으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단편 소설사의 전개 과정 속에서 호가고한 위치를 가지는 고전적 작품이 되었다. 즉, 이 작품은 그 구조에 있어서, 작품 제목이 암시하는 행운과 사건 내용과의 상호 불일치 현상에서 전개되는 과정을 아이러니( 反語)의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 첨지의 운수 좋은 하루 일과는 그 자체 속에 더 큰 비극을 내포하고 있다는 당대 민족의 비극적 상황을 분명히 해 주고 있다. 아내의 죽음에서 이 작품의 구조는 정점에 달하고, 소설적 전환이 이루어지며, 운수 좋은 날의 반어적 의미가 드러난다. 아내의 죽음은, 끊임없는 암시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행운이 바로 비극적인 불행과 교차됨으로써 삶의 비극적인 아이러니를 유발시키고 있다. 결국, 최고의 행운을 잡았다고 믿는 순간이 실은 가장 불행한 순간이라는 아이러니로 상황의 반전을 이루고 있다.

  즉 돈이 생기게 됨으로써 병든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하는 설렁탕을 사줄 수 있는 기대와 가능성을 확보하게 되었지만, 바로 이런 행운의 날에 아내는 죽고 만다. 따라서, 전반에서 일어난 상황이나 사건이 후반과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데에서 상황의 아이러니가 유발되는 것이 이 작품의 구조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고향’과 함께 또 하나의 ‘조선의 얼굴’을 보여 준 것으로서, 인간을 질식하게 하던 시대 상황이 한 노동자를 어떻게 파멸시키는가를 그리고 있다. 김 첨지에게는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는 속담도 역시 신기루와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착한 지아비가 몰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고, 행운의 기적이 찾아와도 그것은 일시적인 기쁨일 뿐, 영원히 그의 몫일 수 없음을 절실하게 확인하게 된다. 이처럼 기적도 희망도 있을 수 없다는 절망감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식민지 상태에 있던 당대의 보편적 상황이었다.

  결국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하여 일제 강점기의 굴욕적 상황 속에서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을 아이러니를 통해 극적으로 고발하고자 한 것이다. 병든 아내를 두고 일을 나가야만 하는 도시 하층민의 비극적인 삶은 굴욕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우리 민족의 비극성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