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도’ 독후감(꿀단지)
바비도는 1956년 사상계의 5월호에 발표되어 동인 문학상을 수상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는 말로 시작되어 잇다. ‘바비도는 1410년(헨리 4세 당시)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을 받는 제봉 직공이다. 태자는 헨리. 후일의 헨리 5세이다.’ 이처럼 작가는 영국의 역사에서 소재를 취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적인 연관성 속에서의 개인의 삶이 아니라, 역사를 벗어난 보편적인 인간의 신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사건에 대한 조명을 하기보다는 등장 인물의 성격과 운명을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역사적 장면들은 한낱 겉치레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바비도는 역사적 소재에 근거 하고 있지만 그러한 역사적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심리와 갈등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단지 그 시대의 부조리를 우의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소설적 공간을 역사에서 차용하는 방식을 사용했을 뿐이다. 이러한 소설적 장치 속에서 작가는 현대인이 지켜야 할 양심과 정의를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다. 바비도는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신념을 저버리도록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재판정에서의 교회의 회유, 사형장에서 태자의 회유 등이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당당히 물리치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 나간다. 이러한 모습은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은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신념을 버리고 변절하는 것과 대비되어 더욱 부각딘다. 이것은 교회의 횡포에 대항하는가난한 재봉 직공 바비도가 자신의 신념을 당당히 지켜나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양심과 정의를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기법의 파격성과 그 지적 분위기로 인해 당시 문단의 큰 관심사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이 제1회 동인 문학상으로 결정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작가 김성한은 수상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동인문학상 심사 위원회는 작품 심사회를 몇 차례나 거듭했는데 그 때마다 바비도가 수상 대상 작품으로 재결정되었다. 그것은 당시 바비도와 대치시킬 만한 다른 작품이 없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