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방’을 읽고 - 부패한 대한민국을 반성하며.....(배지후)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6.01.07|조회수2,773 목록 댓글 0

 

미스터 방을 읽고 - 부패한 대한민국을 반성하며.....(배지후)

2학년128번 배지후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학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한지 어언 2. 2년 동안 읽었던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책, 미스터 방이라는 소설을 읽고 솔직한 감상과 진솔한 마음을 정리했다.

권력과 재물 앞에서 변해가는 방삼복의 모습에서 인간의 이중성과 비겁함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책이다. 해방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기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메말라있고 여유 잃은 삶을 살아가고 있던 방삼복. 그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성공이 제1의 목표였을지 모른다. 그러던 중 운 좋게도 길거리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해하는 S소위의 모습을 보고 계획적으로 접근하여 통역을 해줌으로써 S소위의 총애를 받게 되고 이제 그는 방삼복이라는 이름 대신에 S소위가 즐겨 부르는 미스터방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권력과 부를 등에 업은 채 떵떵거리며 살게 된다. 이때 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여러 사람의 뇌물을 받아가며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미스터방의 모습을 보면서 가증스러움을 느꼈으나 한편으로는 그동안 힘들고 천대받으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을 보상이나 받으려는 듯한 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측은감을 느끼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그렇다. 양심을 속여서는 안 되며 불의를 보면 참지 말고 정의를 위해 싸우라는 말. 물론 옳고 바른 말이긴 하지만 막상 오늘 내일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이들에게는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미사여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방삼복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방삼복을 비난하기 전에 해방 후에도 자기 자신의 배 채우기에만 급급하고 소위 권력자에게 아첨하고 빌붙는 고위 관료들에 대한 비판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미스터방이 수많은 재물을 축적하게 된데에는 비굴한 방법으로 빌빌대면서 아첨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들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관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호화로운 삶을 사는 방삼복에게 어느 날 백주사가 찾아온다. 일제 강점기 하 모든 백성이 나라를 뺏기고 힘들어하던 시기에 친일파 노릇을 하며 누구보다도 떵떵거리며 풍족한 삶을 살던 비열한 인간인 그가 방삼복에게 찾아온 이유는 해방이 되자 습격을 당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재산을 몽땅 빼앗겨 복수를 부탁하기 위함이었다.

친일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절대 면죄 받을 수 없는 큰 죄인데 이렇게 떳떳하게 자신의 재산을 돌려달라고 하는 백주사의 모습에서 나는 또 한 번 큰 분노를 느꼈다. 과거에는 보잘 것 없고 천하던 방삼복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정하던 백주사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겠지만 역시 계산에 빠른 백 주사에게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체면이나 자존심이 아닌 오직 자신의 더러운 돈이었나 보다.

자신에게 쩔쩔매며 사정하던 백주사의 모습을 보며 방삼복은 부탁을 들어주겠노라며 큰소리를 친다. 그리고는 냉수 한 모금으로 입을 헹구고 노대 밑으로 뱉는데 마침 그 양칫물이 밑을 지나가던 S소위의 얼굴에 떨어지게 된다. 방삼복이 놀라서 뛰쳐나가지만 화가 난 S소위에게 턱을 얻어맞은 뒤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흥망성쇠, 사필귀정이라고 했던가. 역시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닌 권력과 재물은 방삼복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나보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비열하게 살아가던 방삼복의 인생도 이것으로 끝이구나. 그의 삶을 천천히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너무 우스운 나머지 나도 모르게 냉소가 터져 나온다. 더러운 방법으로 더러운 이들에게 더러운 돈만 받아먹더니 언제까지나 호화롭고 영원 할 것만 같던 그의 인생도, 찬란한 빛을 내며 떠오르던 해가 시간이 지나면 결국 서쪽으로 사라져버리듯이 비참하게 꺼져버렸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면 우리는 이런 방삼복의 삶의 방식을 비웃는 것만으로 책을 덮을 것이 아니라 이 사회전체를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주사와 같은 치사한 친일파가 버젓이 살아있는 사회, 힘 있는 자에게 달라붙어 청탁하는 관리들이 있는 부패한 사회, 바로 이런 사회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더욱 넓은 범위의 인물들을 비판하고 다시 한 번 더 고개 숙여 성찰해야한다. 내 나이 18. 이제껏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파릇한 나이.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가 삶을 살아가면서 옳지 못한 일에 대한 여러 유혹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얻게된 많은 교훈들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좀 더 깨끗하고 솔직한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펜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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