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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고 삶 쓰기

시 읽고 삶 쓰기 (3) 13 -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작성자동화사랑|작성시간13.01.30|조회수353 목록 댓글 0

시 읽고 삶 쓰기 (3) 13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는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슬픔이 기쁨에게>(1979)

 

 

 

13.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비판적, 교훈적, 자성적(自省的)

 제재 : 슬픔과 기쁨

 주제 :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촉구

        이기적인 삶에 대한 반성 촉구

 표현

① 역설적 표현을 통해 슬픔의 힘을 강조함.

② 슬픔과 기쁨의 일상적 의미를 벗어나 새로운 관계 맺기를 보여줌

 

 구성

1-6행 :너에게 슬픔을 인식 시키는 나

7-13행: 너에게 타인의 고통을 인식시키는 나

14-19행:슬픔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너와 나

 

시구 풀이

- 나 : 슬픔

- 너 : 이 시의 청자인 기쁨으로 사랑에 무관심한 사람들로 '우리 모두'를 일컬음.

- 소중한 슬픔 : 역설적인 표현으로 ‘슬픔’은 남의 아픔을 보듬고 소외된 사람들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존재를 말한다.

- 겨울 밤 거리에서~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 : 소외받은 그리고 약자인 사람들을 상징

- 귤값을 깎으면서 : 아주 작은 이익을 탐하고, 약자들의 아픔을 모르는 이기적인 태도로 이웃의 삶을 통찰하는 따뜻함 마음이 없음.

- 어둠 : 고통스럽고 소외된 삶을 총칭

- 내가 어둠 속에서~웃어 주질 않았다 :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외면하며 산다.

-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 :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와 같은 의미로 추위에 떠는 사람과도 통함,

-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 : 남의 아픔을 돌아볼 줄 모르는 애타적인 사랑을 모르는 이기적인 마음

- 슬픔, 기다림 :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마음, 더불어 사는 것, 이웃과 불행을 나누면서 그것이 극복될 때까지 지켜보는 마음

- 함박눈 : 온갖 슬픔과 고통스러운 것들

-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너를 설득해 이 길을 같이 가고 싶다.

-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통해 고통을 이해하게 하고, 사랑의 참다운 의미를 깨닫게 하겠다.

 

 

이해와 감상

이 시의 화자는 ‘슬픔’이고 청자는‘기쁨’이다. 그런데 그 ‘기쁨’의 모습은 가난한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고 소외된 사람에게 무관심한 이기적인 존재이다. 반면 ‘슬픔’의 모습은 소외된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 때문에 눈물 흘릴 줄 알며 그 이기적인 기쁨까지 보듬고자 하는 존재이다. 이와 같이 이 시의 ‘슬픔’은 소외된 사람과 그 소외된 삶에게 냉정한 대상까지도 사랑하려는 아름다운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슬픔에 대한 성찰을 통하여 이기적인 삶의 자세를 반성하고, 사랑을 위해서는 슬픔이 필요하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기쁨’은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이기적인 존재이고, ‘슬픔’은 남의 아픔을 보듬고 소외된 사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존재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만의 안일을 위해 남의 아픔에 무관심하거나 그 아픔을 돌볼 줄 모르는 이기적인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의 청자인 ‘너’는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일 수 있다.

 ‘모든 진정한 사랑에는 슬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은 슬픔을 어머니로 하고 눈물을 아버지로 한다. 사랑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은 바로 고통 때문이다.’라고 시인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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