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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고 삶 쓰기

'꽃'의 패러디(오규원)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4.10.30|조회수1,546 목록 댓글 0

'꽃'의 패러디(오규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

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내가 부른 이름대로 모습을 바꾸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풀, 꽃, 시멘트, 길, 담배꽁초, 아스피린, 아달린이 아닌

금잔화, 작약, 포인세티아. 개밥풀, 인동, 황국 등등의

보통명사나 수명사가 아닌

의미의 틀을 만들었다.


우리들은 모두

명명하고 싶어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리고 그는

그대로 의미의 틀이 완성되면

다시 다른 모습이 될 그 순간

그리고 기다림 그것이 되었다.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주제: 존재를 왜곡시키는 행위


특징 :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하여 유사한 형식과 구절을 반복하고 있다.

      사물을 인식하는 행위를 통해 존재의 본질에 대한 독특한 의식을 보이고 있다.


-시적화자의 정서 및 태도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대상을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왜곡된 모습을 보일 뿐 존재의  본질은 아니라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성:

 1연-존재를  인식하기 전 단계의 모습

 2연- 이름이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지 못함

 3연-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지 못하는 의미의 틀

 4연- 다른 존재를 인식하고자 하는 소망

 5연-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존재의 모습


이해와 감상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이름을 붙이는 순간 존재는 왜곡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김춘수의 “꽃”은 명명행위를 통해 대상이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서로 그러한 관계를 맺기 바라지만, 이 시에서 화자는 명명행위가 곧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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