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 읽고 삶 쓰기

유월

작성자한아|작성시간26.06.19|조회수11 목록 댓글 0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른 울음 우는 밤
나는 들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하고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 것을
숨막힐 듯 숨막힐 듯
푸른 연기 헤치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로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 오세영 시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