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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고 삶 쓰기

'석문'(조지훈), '신부'(서정주'의 배경 이야기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2.11.03|조회수75 목록 댓글 0

일월산 황씨 부인당 이야기




오랜 옛날, 일월산 아랫마을에 황씨 성을 가진 처녀가 살고 있었다.

워낙 아름답고 참한 처녀여서 동네 총각들은 다투어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그 중에서도 두 명의 총각이 대단히 열성적이었다.

처녀는 마침내 그 두 명의 총각 중에 한 명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 총각은 부푼 마음으로 첫날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신방에 들기 전에 신랑은 잠시 소변을 보러 뒷간에 다녀오게 되었다.

그런데 소변을 보고 신방으로 와 보니 방문 창호지에 이상한 그림자가 얼씬거렸다.

'저게 무슨 그림자지? 아,저 여자는 내게 마음이 없었구나.

첫날밤에 신방에 연적을 불러들이다니...'

연적이란 결혼 전에 그와 처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던 다른 총각을 말하는 것이었다.

몹시 절망에 빠진 신랑은 그 길로 달아나 버렸다.

한편 신방에 다소곳이 앉아 있던 신부는 신랑이 돌아오지 않자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신부는 방안에 혼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신랑이 본 그림자는 문 앞에 있던 큰 나무의 그림자였는데,

그것이 교묘하게도 사람의 형상으로 비친 것이었다.

신랑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해 그만 달아나 버렸던 것이다.


신랑은 끝내 신방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신부는 조바심을 내며 신랑을 기다리다가

몇 날, 몇 밤을 꼬박 새웠다. 신랑이 돌아올 때까지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았다.

식음을 전폐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기만 했다.

주위 사람들이 말려도 듣지 않았다.

결국 신부는 한을 품은 채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신부의 시신은 삭을 줄을 몰랐다.

살아 있을 때 꼿꼿하게 앉아 있던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마치 돌부처가 된 양 시신은 언제나 그렇게 신방을 지키고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도망간 신랑은 외지에서 다른 처녀를 만나 장가를 들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아이까지 얻었다.

하지만 아이는 낳자마자 세상을 등졌다.

그 후에도 신랑이 아이를 얻으면 얻는 족족 이내 숨이 끊어졌다.


"도대체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신랑은 너무 기가 차서 용하다는 점쟁잉를 찾아가 그 연유를 물었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모두 살지 못하니 그 까닭이 무엇이오?"

점쟁이가 대답했다.

"그것은 황씨 규수의 원한 맺힌 원혼 때문입니다."

"황씨 규수라면...아,내가 그 여자에게 몹쓸 죄를 범한 모양이구나."


신랑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절로 스님을 찾아가 사연을 설명하고 가르침을 구했다

그러자 스님이 말했다.

"지금이라도 황씨 부인을 땅에 묻어주고 용서를 빌게나."

신랑은 스님의 말을 받들어 그녀를 일월 산정에 묻어주고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 작은 사당을 하나 지어주었다.

그러자 비로서 황씨의 시신이 홀연히 삭아 없어졌다.

경상북도 영양군 북쪽에 위치한 일월산은 산이 높아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해와 달을 먼저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름이 일월산이 되었다고 한다.

또 산마루에 천지가 있는데, 그 모양이 해와 달을 닮아서 일월산이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이 산에는 황씨 처녀의 전설이 어린 황씨 부인당이 있는데, 지금도 일월산신의 신내림을 받으려는 무속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일월산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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