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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아기편지

제2178신-위로의 섬 제주(1)

작성자leehan202|작성시간25.04.26|조회수101 목록 댓글 5

벚꽃잎이 꽃비되어 휘날리는 봄날.
백록담이 있는 한라산과
쪽빛 바다와 오름
그리고 현무암과 올레길이 있는 제주를 다시 찾았다.
2019년부터 시작된 총 27개 코스(본코스21개,지선6개), 437km의 긴 여정을 리본과 화살표를 따라 간세처럼 꼬닥꼬닥 걷는 길디긴 여정 올레길.
이제 남은 세코스 반을 마무리하고자 집을 나섰다.
지난해는 남편의 건강상의 문제로 건너 뛰었고 이번이 6번째 도전이다.
최근에 겪은 불행도 털어내고 공허한 마음도 다스리고자 서둘러 나서고보니 날씨는 청명하기 이를데없다.
제주는 공기부터 다르다.
한림에 숙소를 두었으나 모슬포의 방어회가 생각나 덜컥 151번 급행버스를 타고보니 기분이 싸아하다.
품앗이라는 뜻을 가진 수눌음식당을 검색하니 우려대로 쉬는날이다.
1시간 20분을 타고 왔는데 오전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그러나 이를 시작으로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휴무일로 낭패를 보는 일은 계속된다.
다시 찾은 운진항은 여전히 갯내음과 휘날리는 벚꽃잎이 다시 만나 반갑다는듯 반겨준다.
은갈치세트로 점심을 먹고 한림의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14코스를 역방향으로 걷기로했다.
5회차때 14코스 시작점인 저지마을 예술정보화마을에서 종료했었다.
순방향을 선호하지만 부담없이 가는데까지 가보자싶어 걷다보니 용포포구를 지나 금새 예쁘기로 소문난 협재해수욕장이다.
스타벅스가 있고 비수기인데도 사람들이 많은걸보니 듣던대로 스팟인가보다.
잠시 머무르다 얼마 가지않아 금릉해변에 닿는다.
물빛이 참 예쁘다.
제주의 바다는 색감이 다 다르다.
압도된 풍경에 나도 모르게 고운 모래밭에 앉아 비양도를 바라보는데 좀체 촬영에 인색한 남편이 뒷모습을 찍어준다

올레길을 대하는 지금의 마음가짐은 여늬때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이다.
몸은 길 위에 있으나 생각은 딴데 있는듯 집중이 되지않는다.
환호성도 없고 심미안은 열리지않는다.
심신이 지쳐있어서일까.
어느새 월령이다.
선인장군락지답게 곳곳에 백년초 일색이다.
호기심에 박년초주스도 마셔보고 백년초꽃이 피었을땐 장관이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큰 감흥없이 14코스 절반을 마무리하고 202번 버스로 한림에 당도하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한림의 맛집인 흑돼지구이집에서 제주맥주도 마시고 바가지도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바스락거리는 호텔 이불에 적응을 못해선지 새벽에 눈을 뜬다.
창밖은 어두우나 아침잠이 없는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시작한다.
매번 발바닥의 통증으로 중단 위기도 있었어서 이번엔 준비를 철저히했다.
물집방지테잎으로 각 발가락마다 감고
근육통에 효과좋은 케토파인겔을 두텁게 겹겹이 바르고
두터운 양말을 신고 가벼운 배낭으로 바꿔메고 나서니 아침의 바람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15코스는 한림항에서 고내포구까지다.
한림항 비양도여객선 대합실에서 15코스 스탬프를 찍고 걷기 시작,
이른 시간인데도 비양도선착장 앞은 낚시꾼들로 북적인다.
비양도는 1002년에 분출한 화산섬으로 가장 나이가 어리다고한다.
수원리를 지나 옛 제주가옥의 형태를 잘 간직한 포토존에서 인증샷 한장 찍고 마을길과 바닷길로 나뉜 A코스 B코스 중에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해안도로인 13km의 짧은 b코스를 택해 걷는다.

나신물이라 불리우는 용천수 옆을 지나며 태왁을 보기도하고 물질하는 해녀도 보인다.
밭에는 노랗게 꽃이 핀 브로콜리가 부캐 모양되어 웃고있는듯하다.
금성천 옆에서 중간스탬프를 찍고 본격적인 해안길로 들어서니 귀덕1리의 바람의 신 영등할망의 동상이 있어선지 서풍이 세차게 불어 머리모양이 미친 꽃다발같다.
스카프로 정돈하며 보니 모래가 유실되는것을 막기위해 덮게를 씌워놓고 군데군데 돌로 눌러둔걸보니 바람이 세긴 센 곳인가보다.
드디어 물빛 색깔이 예쁘기로 유명한 곽지에 닿는다.
물빛이 어쩌면 저리도 예쁠수있을까 홀린듯 보고 또 보게되는 곽지해수욕장의 쪽빛 물결이다.

하늘과 바다의 색이 하나되는듯 말할수 없이 아름답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외국관광객들이 여기저기 감탄사 연발이다.
우리도 오랫동안 바라본다.
곽지해수욕장은 길이 350m 폭 70m의 백사장으로 물이 빠지면 용천수가 솟아나는데 식수로도 사용된다고한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해안산책로를 지나 애월로 접어드니 장한철산책로가 나온다.
1770년 태풍을 만나 류큐열도의 무인도에 표류하다 간신히 생환했다는, 해양문학의 백미로 알려진 표해록을 남긴 장한철생가터가 있다.
한담해변의 카페촌에서 쉬어갈까하다 애월의 유명한 빵공장을 들른다.
연예인들 사인지로 도배된걸보니 맛있긴하나보다 싶어 두어개 사들고 나와 애월 환해장성을 따라가는 산책로를 걷는다.
중국의 만리장성도 이처럼 훼손되지는 않았던데 훼손이 많이된 상태다.
어느덧 15코스의 종착지 고내포구다.
13km의 짧은 코스라 점심 먹기는 이른 시간이어서 16코스로 이어 걷기로한다.
16코스는 고내포구에서 광령1리사무소까지로 15.8km로 비교적 쉬운 코스다.
공식안내소앞에서 시작 스탬프를 찍고 출발, 고내리 다락쉼터의 최영장군의 동상과 포세이돈바위를 지나 단애산책로와 중엄새물의 현무암 절벽에 서서 왔던 길 뒤돌아보니 비취색 바다와 한림항이 보인다.
용암이 굳어 평평하게 만들어진 현무암지대에 둑을 만들고 바닷물을 부어
천연소금을 생산하였던 소금빌레, 구엄리 돌염전을 신기하듯 바라보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을 찾아가니 휴무일이다.
(왜 나는 번번히 휴무여부를 체크하지않을까 ㅠ)
차선코스로 웨이팅이 필수인 단소에서 배불리 먹고 나와 예쁜 마을을 걷고 또 걷는다.
16코스의 40%쯤 걸었을까?
수산봉을 목전에 두고 그만 멈추기로한다.
35530보를 걸었다.
무리하지말자 다짐했기에 호텔로 돌아와 리프레쉬를 갖는다.
아침에 철저히 처치를 한 덕분에 발바닥 상태는 양호했지만 찬물에 발을 담궈 식힌 후
케토파인겔을 바르고 휴족시간이라는 파스를 붙힌채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를 되짚어본다.
아름다운 해안길인 곽지와 애월을 만나 행복했고 어제보다는 더 집중했기에 그만큼 만족도도 높은 하루였다.
더 행복할 내일은 어떤 길이 펼쳐질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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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정현희 | 작성시간 25.04.26 언니의 걸음 여정이 눈앞에 그려지네요. 책을 읽는듯 합니다. 건강하게 올레길을 걷고 있는 언니를 응원합니다.
  • 작성자지음(知音) | 작성시간 25.04.27 올레길 가신다는 말에 어쩐지 저도 설렘을 느끼며 다녀오신 후 올레여정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여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제주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제주가옥의 예쁜 사진까지 첨부하여 보는이의 눈까지 호사를 누리네요^^
  • 작성자취원 | 작성시간 25.04.29 언젠가 4월에 갔던 아름답기 그지없던 제주도가 떠오릅니다.
    제주올레길 걷기 6번 째, 총 27개 코스를 완주할 2025년 4월, 걷는 코스마다에서 행복감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한아 | 작성시간 25.04.30 바다색이 예술이네요! 얼마나 좋았을지 상상이 갑니다. 겆뎌가는 모든 경로를 다 기록해 두시나요? 꼼꼼함이 글에 빼곡합니다.
  • 작성자김옥숙 | 작성시간 25.05.07 언니 같이 걸어다닌 느낌입니다. 나두 발바닥 조금아픈느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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