禍生於口 화생어구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19.10.15|조회수93 목록 댓글 0

禍生於口 화생어구

 

재앙은 입에서 나오다

[재앙 화(/9) 날 생(/0) 어조사 어(/4) 입 구(/0)]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한 번 뱉은 말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十惡(십악) 중에서 허망한 말(妄語/ 망어), 꾸며대는 말(綺語/ 기어), 남에게 욕하는 말(惡口/ 악구), 이간질하는 말(兩舌/ 양설) 등 말에서 비롯된 것이 네 가지나 들어있어 말의 중요성, 위험성을 가르치고 있다. 이 난에서도 몇 차례 소개했지만 馮道(풍도)舌詩(설시)에서 따와 유명한 말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口禍之門/ 구화지문, <38>)’을 비롯한 경계의 말은 동서막론하고 숱하다. 모든 재앙이 일어나는(禍生) 곳은 입으로부터(於口)라고 한 말도 같은 뜻이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成大中(성대중, 1732~1809)의 문집에 실려 있다. 서얼출신이라는 신분적 약점에 의해 벼슬길이 막혔을 때 英祖(영조)의 탕평책으로 발탁되어 유명학자들과 교유하며 좋은 글을 남겼다. 그의 잡록집 靑城雜記(청성잡기)’揣言(췌언, 는 헤아릴 췌), 質言(질언), 醒言(성언)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딱 잘라 한 말이란 뜻의 질언 부분에 나온다고 한다. 말에 관한 명언 몇 부분을 옮겨보자.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사람은 그 말이 번잡하고, 마음에 주관이 없는 사람은 그 말이 거칠다(內不足者 其辭煩 心無主者 其辭荒/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주자 기사황).’ 다시 좋은 말이 이어진다. ‘화는 입에서 생기고, 근심은 눈에서 생기고, 병은 마음에서 생기고, 허물은 체면에서 생긴다(禍生於口 憂生於眼 病生於心 垢生於面/ 화생어구 우생어안 병생어심 구생어면).’ 는 때 구. 이 구절은 글 쓰는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언을 모아놓은 고려 秋適(추적)明心寶鑑(명심보감)에 말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것이 빠질 수가 없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가시와 같다. 한 마디라도 무겁기가 천금과 같고, 한 마디 말이 상하게 할 때는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 같다(利人之言 煖如綿絮 傷人之語 利如荊棘 一言半句 重値千金 一語傷人 痛如刀割/ 이인지언 난여면서 상인지어 이여형극, 일언반구 중치천금 일어상인 통여도할).’ 는 솜 서, 은 가시 형, 은 가시 극.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사이에 경제를 아느니, 경영을 해봤느니 하고 수준 이하의 말싸움을 벌여 국민들의 눈총을 받았다. 사실이 그렇더라도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분란을 일으킨 꼴이다. 말이 직업인 정치인보다 훨씬 고약한 것이 일부 판검사들의 막말이다. 얼마 전 대한변호사협회가 평가한 자료에는 ‘3류 드라마냐, 얼마를 더 원하나라는 등 고압적인 언행이나 막말을 일삼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히고 있다. 엘리트 중의 최상위에 있는 사람들이 말에 대한 위험성을 모르니 더 한심하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