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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쓰 여행반

말썽(조항범)

작성자이계양|작성시간23.12.20|조회수56 목록 댓글 0

말썽(조항범)

 

우리말에 과 관련된 2음절어가 아주 많다. ‘말값, 말귀, 말꾀, 말뜻, 말문, 말씨, 말품30여 개나 된다. ‘말썽도 그중 하나다. 이들 을 포함하는 대다수 단어의 어원이나 의미는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말썽은 좀 예외다. ‘의 어원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썽말성에서 온 것으로 보고, ‘또는 으로 간주하는 어원설이 있다. 전자로 보면 말성말소리가 되고, 후자로 보면 말성말의 성질이 된다. 그러나 말썽의 기원이 말성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어원설은 잘못된 것이다.

말썽과 관련된 단어는 이상하게도 20세기 초 문헌에서야 발견된다. 그것도 말상, 말성, 말쌍, 말썽등과 같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가운데 말상이 기원적 형태다. ‘말상은 한자 으로, ‘音相의 그것과 같다. 그러므로 말상말의 모양이라는 의미다. ‘말썽을 평북 방언에서는 마새라고 하는데, 이는 말새에서 앞의 이 탈락한 어형으로, 이 또한 말의 모양이라는 의미를 띤다. ‘말의 모양말의 내용말을 하는 태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말의 내용과 말을 하는 태도에 따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상말썽이 한결 가까워 보인다.

말상은 제2음절의 모음이 변해 말성이 된다. 이는 볼상(-)’볼성(볼썽)’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 ‘말상말성의 실제 발음은 [말쌍][말썽]이며, 이를 표기에 반영한 것이 말쌍말썽이다. “산토닌에 기생충이 붙어서 말쌍이던”(동아일보 1956.3.24.)에서 보듯 실제 말쌍이 쓰였다. 그런데 사정한조선어표준말모음’(1936)에서는 두 어형 중 말썽을 표준어로 정했다. ‘조선말큰사전’(1949)에도 말썽이 표준어로 올라 있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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