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목차
Ⅰ. 사랑은 기술인가
Ⅱ. 사랑의 이론
1. 사랑, 인간의 실존문제에 대한 해답
2. 어버이와 자식 사이의 사랑
3. 사랑의 대상
- 형제애 / 모성애 / 성애 / 자기애 / 신에 대한 사랑
Ⅲ. 현대 서양사회에서의 사랑의 붕괴
Ⅳ. 사랑의 실천
에리히 프롬의 마지막을 함께한 라이너 풍크 박사의《사랑의 기술》 50주년 기념판에 부치는 글 수록‘사랑’은 기술인가 독일 태생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프롬이 던진 이 질문은 《사랑의 기술》이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사랑의 기술》이 얼마나 많은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1956년 첫 출간 이후 34개 언어로 번역되었다는 사실과,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
내가 독서모임에 참여해야겠다는 일종의 동기가 되어준 그 책,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다. 생활과 윤리 선택자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유명한 저서이며, 서울대생들도 제목에 이끌려 많이들 읽는다는 바로 그 책 되시겠다. 에리히 프롬이 생활과 윤리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는 않고 간단히 언급되는 정도이다. 그럼에도 성과 사랑의 윤리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학자 중 하나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생활과 윤리에서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사랑에 대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구성 요소>
1) 보호: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
2) 책임: 사랑하는 사람의 요구를 배려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
3) 존경: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존경하는 것
4) 이해(지식):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
프롬은 성적 매력과 성적 결합에 의해 주도된 사랑은 지속적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사랑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므로,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은 삶이 일종의 기술인 것처럼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술을 배울 때 거쳐야 하는 과정을 이론의 습득, 실천의 습득으로 나누었다. 그는 사랑의 이론 과정에서는 보호, 책임, 존경, 지식을 제시하였고, 사랑의 기술 실천 과정에서는 훈련, 정신 집중, 기술 습득에 대한 최고의 관심, 인내를 제시하였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특성>
1) 습득과 훈련
2) 능동적으로 주는 것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中)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랑은 ‘주는 것’이다. 주는 것이란 무엇을 포기하고 빼앗기고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충만한 생명력과 힘을 드러내는 일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활기차게 살아 있다는 기쁨을 느낀다. … 물질적 영역에서는 도저히 줄 수 없는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사랑에는 도저히 줄 수 없는 한계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간의 영역에서 기쁨, 흥미, 이해, 지식, 유머, 슬픔 등 자신 안의 모든 생명력을 얼마든지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타인을 풍족하게 하며, 동시에 자신의 생명력을 고양시킨다.
가연
우선 생활과 윤리에서 언급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은 정말 극히 일부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제목은 사랑의 기술이지만 사랑 자체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뤘던 것 같고 이와 관련하여 논리학, 자본주의, 신학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한 번만 읽어서는 이 책을 완전히 소화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사랑을 종류별로 나누어 설명한 부분과, 모성애와 부성애의 차이와 각각에 의해 파생되는 성향 등이 재밌었고 사랑은 어떤 특정한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관계를 결정하는 ‘태도’, 곧 ‘성격의 방향’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그게 책의 뒷부분에 사랑의 기술에 대한 논의는 개인적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영역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으며,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조건이 된다는 것과 상응한다고 느꼈다.
중간에 신에 대한 사랑, 신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엔 ‘아, 또 종교 얘기야?’하고 거부감부터 들었다. 그러나 내가 비합리적 신앙만을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합리적 신앙은 자기 자신의 경험, 사고력, 관찰력, 판단력에 대한 확신에 근거를 둔 독립적 믿음이었다. 따라서 신앙은 합리적인 믿음을 기반으로 하여 능동적으로 사랑을 주는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부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분리와 합일, 융합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인간은 본래 하나였으나 남성과 여성으로 분리되면서 불안정한 존재가 되었고 하나도 융합되면서 불안함 없이 유쾌한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그렇다면 동성애와 무성애 같은 성 지향성은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일탈적인’ 현상으로 봐야 하는 걸까? 그리고 또 다른 편에선 원래 어머니와 함께 하나이자 둘이었던 아이는 점차 성장하여 어머니로부터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육아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가 독립적인 하나의 성인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어머니와 자식의 사랑은 분리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고 성애적 사랑은 융합됨으로써 완성된다는 말일까?
온전히 이해하기 결코 쉬운 책은 아니었고 솔직히 절반은 재밌고 절반은 재미없었다. 저자가 책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긴 하는데 그게 잘 연결되지 않았고 결론이 조금 허무해서 아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