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인간은 김동식 저자가 자신이 작성하였던 짧은 소설들을 묶어 소설집으로 출판한 책이다. 지저인이 존재하고, 지저인이 지상인을 지배한다는 판타지스러운 내용들부터 디지털 고려장 이라는 시대가 지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들까지 전부 '있을 법 하네?' 혹은 '나중에 진짜 이런 일이 생기겠다'와 같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내용들이 많아 매우 몰입해서 읽을 수 있어서 가장 좋아하는 소설로 선택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 라는 단편 소설(소설집이라 어떤 한 단락을 집은 것이 아닌 한 소설을 택하였음)이다. 2055년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소설인데,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 태어날 아이들의 손가락을 인공적으로 5개에서 6개로 만들어 탄생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때 손가락이 5개인 기존 인류가 손가락이 6개인 인류를 차별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기존 인류는 이를 반대하였는데, 결국 이 프로젝트는 진행되고, 한 세대의 아이들이 6개의 손가락을 지닌 채 탄생한다. 하지만 나중에 이 프로젝트는 비선 실세의 비리를 위해 진행되었다는 프로젝트임이 발생하면서, 6개 손가락 세대의 아이들은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손가락 제거 수술을 받고 불편한 손을 지닌 채 살아가야 했다. 이들의 처지를 동정한 기존 인류가 6개 손가락의 세대에 대한 차별을 막고, 차별을 막기 위한 노력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인종차별,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의 다양한 차별들이 뿌리째 뽑힌다는 내용의 단편 소설이다.
가장 인상깊은 내용이었던 이유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6개 손가락 세대의 탄생) 전 인류가 단합하여 역사적으로 끊기지 않던, 인류와 함께 공존해오던 차별을 뿌리뽑아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었다는 이상적인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놓았기 때문이었다. 캠페인, 시위 등 다양한 인류의 노력에도 멈추지 않던 차별, 혐오가 이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사라졌다는게 신기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인류가 마음을 모은다면, 충분히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훗날 인류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이 소설에 녹여낸 것 같다. 수십세기동안 인류와 함께 공존해오던 차별을, 언젠가는 없애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마음에 와닿은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