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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왜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일까?

작성자산골촌부 뽀식이(이용식)|작성시간26.06.07|조회수17 목록 댓글 0

[촌부의 단상]
왜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일까?

2026년 6월 7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사월 스무이튿날

아침 기온 11도, 잔뜩 흐리다.
소나기라도 좋으니 한바탕 쏟아졌으면...
일기예보에는 밤에 비소식이 있긴 하지만
요즘은 영 빗나가다보니 믿음이 영 안간다.
설마 오늘도 그러지는 않겠지? 믿어보자!

어제는 옥수수밭 잡초정리를 마무리하고
채소밭은 물론 세 군데의 밭에다 웃거름을
주었다. 내 밭에는 잡초의 침범을 불허한다.
잡초가 있는 상태에서 웃거름을 주면 먼저
잡초들이 빨아당겨서 정작 주인공 농작물은
뒷전이라 며칠동안 세 군데의 밭에 침범한
잡초부터 잡느라 거의 일주일이 소요되었다.
머잖아 또 잡초가 고개를 내밀긴 하겠지만
어제서야 일단은 마무리가 되어 웃거름을
준 것이다. 혼자해도 되는데 아내가 나와서
도와주어 수월하게 빨리 끝낼 수가 있었다.
이제 밭에도, 앞마당 꽃밭에도, 밭가 꽃밭은
푸르름이다. 농작물은 무럭무럭 자라고 꽃은
차례차례 순서에 따라 피고진다.

다른 농작물들도 정성을 쏟고 신경을 쓰지만
특히 아내가 좋아하는 노각, 오이는 더욱 더
마음이 간다. 물을 아주 좋아하는 작물이라서
수시로 물을 줬더니 잘 자란다. 그새 유인망에
덩굴이 되어 감기고 있다. 더 잘 자라고 쭉쭉
덩굴이 뻗어가고 곁줄기가 나오고 꽃이 피고
노각이나 오이가 튼실하게 열릴 수 있게 하는
농사법에 따라 손질을 해줘야 한다. 아랫쪽의
곁잎, 곁순과 아랫쪽 몇 마디에 피는 꽃은 모두
제거해야만 길게 많이 뻗어가고 열매인 노각,
오이도 튼실하게 열려서 달리게 된다고 한다.
혹시나 원줄기가 다칠세라 조심스레 손질했다.
서로 뒤엉켜 복잡하고 어수선해 보이던 것이
아주 깔끔해졌다. 웃거름까지 줬으니 머잖아
주렁주렁 매달리게 될 노각과 오이를 벌써부터
상상하고 있다.

옥수수밭 밭고랑 잡초정리, 웃거름주기를 도운
아내를 위하여 드라이브 삼아 금당계곡을 지나
40km를 달려 평창읍내에 있는 냉면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냉면과 직화불고기를 함께 먹는
맛이 좋아 이따금씩 가는 집이다. 조금 멀긴 해도
아내가 특히 좋아하는 냉면집이라서 더 그렇다.
근동에는 맛있는 냉면집이 없어 멀리까지 간다.

오는 길에 마을 맥가이버 아우네에 잠시 들렸다.
얼마전 앞마당 정원을 새로 꾸몄다기에 아내가
구경을 가자고 하여 들린 것이다. 꾸미기 전에도
온갖 야생화와 특이하게 생길 돌, 갖가지 재활용
용품을 이용하여 분재를 기르는 듯한 모습으로
가꿔놓곤 했다. 온갖 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총동원된 정원이라 해도 전혀 과한 말이 아니다.
아내도 감탄, 감동, 감격을 하는 것이었다. 아주
좋은 구경을 하고 왔다.

마음이 가는 대로 몸도 저절로 반응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요즘을 하절기라서 할 일이 참 많다.
그렇다고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이것
저것 눈에 보이는 것이 다 일이라면 믿게 될까?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소소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소홀하게 하지는 않는다. 하가지 예를
들면 장독대 옆쪽 몇 그루 무리지어 자라고 있는
노랑꽃창포 꽃대가 꽃이 피어 꽃무게를 못이겨
자빠지고 쓰러져 있었다. 일으켜 세우고 지지대
세 개를 박아서 가는 끈으로 둘레에 쳐놓았더니
괜찮아 보인다. 희한하게 꽃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녀석들을 보면 일으켜 세우고 지지대를
세워주고 싶은 충동이 바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촌부의 일상은 바쁠 수밖에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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