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소나기라도 좋다!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사월 스무이렛날
번쩍번쩍~~
우르르 쾅쾅~!!!
어제 오후 갑작스레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천둥번개와 함께
후드득거리며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강한
비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쳤다. 비가 반가웠다.
이렇게 소나기 내리는 것으로도 오감타 싶어
우산을 바쳐들고 밭으로 나가 비내리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비를 기다리던 채소들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
특히 옥수수, 대파, 들깨가 더 반가워 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웃거름 살포후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잠시잠깐 지나가는 소나기도
반갑고 고맙다. 비록 작은 농사지만 농부님들
마음을 이렇게라도 느끼며 함께하는 마음이다.
겨우 4.5mm 내린 소나기에도 좋아하는 촌부...
어제는 이른 아침부터 새로 구입한 도구 시험
삼아 큰밭 통행로의 잡초 캐내는 작업을 했다.
아침 운동하러 나온 아내가 "그걸 왜 하셔?"
라고 하며 걱정을 했다. 옆쪽에 대파와 들깨를
한 이랑 길게 심어놓아 잡초를 없애야 한다고
했더니 돌아서서 사진 석 장 찍어주며 웃었다.
방석의자에 의존하여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캐내는 모습이 너무 안스럽다면서...
사실 보기와 달리 긴 밭가의 잡초 캐내는 것이
쉽진 않았다. 무려 시간반이나 걸렸으니 말이다.
굳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지만 대파와 들깨
웃거름을 주려고 보니 아무래도 옆쪽 잡초들이
거름을 다 빨아들일 것 같아 힘들어도 해치웠다.
깔끔하게 잡초들을 해치우고 나서 거름을 줬다.
마치 소나기가 내릴 것이란 것을 알고 이 일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기막히게 때를 맞춘 것이다.
잡초 캐내고 거름 준 뒤에 소나기가 내렸으니
말이다. 마을 입구에 돗자리를 펴볼까나?ㅎㅎ
기왕 시작한 일, 농사와 상관이 없는 늘 뒷전인
일이 하나 있다. 작은밭과 인접한 장작집 부근에
온갖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이 눈에 거슬려
뽑아야지 하면서도 다른 일에 밀려 그냥 놔뒀다.
새로 구입한 도구가 의외로 성능이 괜찮아 조금
더 시험해 보기로 하여 또 쪼그리고 앉아 무성한
풀을 죄다 캐냈다. 드디어 쳐놓은 그물망 안쪽의
잡초는 일망타진했다. 그래봐야 머잖아 또다시
잡초들이 고개를 쑥쑥 내밀게 되겠지만...
오늘 아침은 어제 잠시 내렸던 소나기로 인하여
축축하고 옅은 안개에다 한결 서늘한 느낌이다.
기온은 10도, 날씨 장기예보에는 이제 한동안은
비소식이 안보인다. 농사에 비가 더 필요한데...
오늘부터 북중미 월드컵 축구가 시작된다는데
오전에 중계가 있단다. 식물원에서 일을 하기에
중계는 못보겠지만 태극전사들의 승리 소식을
기대하며 마음을 다해 응원해야겠다. 부디 체코,
멕시코, 남아공을 차례차례 제치고 A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