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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너무나 고마운 소나기

작성자산골촌부 뽀식이(이용식)|작성시간26.06.15|조회수10 목록 댓글 0

[촌부의 단상]
너무나 고마운 소나기

2026년 6월 15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오월 초하룻날

자욱한 안개에 젖은 설다목 산골,
6월 중순임에도 한 자릿수 기온 9도이고
어제 오후 내린 소나기 영향인지 촉촉하고
서늘한 느낌의 아침을 맞이한다.

어느새 6월도 반이 지나간다.
또 비맞은 중처럼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아따, 세월 참 빠리네!"라고...
요즘 작은 농사를 짓는 촌부의 관심사이며
바람이라면 이따금씩 비가 내렸으면 한다.
소나기가 내리는 것도 오감타 싶은 마음이다.

어제 늦은 오후,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었다.
그렇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며칠 밭에 물주기를 못했다.
밭에 물을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다.
시커멓게 몰려오는 구름, 갑작스레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찮아서 그랬던 것이었다.

오후 4시 45분부터 40여분 동안,
갑작스레 바람이 불어제끼더니 후드득거리며
비가 쏟아졌다. 꽤 높다란 자작나무가 휘어질
정도의 강풍이었고 지붕으로 쏟아지는 빗물이
물받이를 따라 흐르지 못하고 금새 넘쳐흘렀다.
단시간에 쏟아지는 소나기는 땅바닥으로 스밀
사이도 없이 이내 물바닥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쏟아진 소나기도
농작물에게는 단비였고 약비였다고 여겨진다.
물주기를 하지않은 것이 다행이구나 싶었다.

어제는 면민체육대회 후유증으로 쉬기로 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잘 안되는 것이 아닌가?
이른 아침 완두콩 지지대와 유인줄 설치를 했고
아침나절에는 몇 그루 안되지만 고추밭에 나가
방아다리 밑쪽 가지, 잎, 방아다리 고추를 땄다.
얼마 안되는 것이지만 잎을 땄더니 작은 소쿠리
한가득이었다. 아내가 고춧잎나물을 좋아하여
갖다줬더니 데쳐 무쳤다며 저녁밥상에 올렸다.
한끼 찬거리로 꽤 훌륭한 식재료가 된 것이다.
그나저나 몇 년 전까지 큰밭에 고추농사를 짓던
때가 떠올랐고 고생한 것이 소환돼 웃고 말았다.

요즘 촌부의 손에는 잡초가 들려있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거의 그렇다. 본격적인 잡초
제거작업을 할때는 장갑을 끼지만 단지입구에서
집으로, 밭으로, 단지 정원을 지나다니며 보이는
잡초는 그냥 맨손으로 마구 뽑고 뜯어내곤 한다.
그러다보니 손톱 사이에는 흙때가 사라질 틈이
없다. 그래도 집에 들어오면 위생을 위해 못쓰는
치솔에 비누를 묻혀 손톱 사이에 낀 흙때를 닦고
또 닦아내곤 한다. 또한 손톱도 자주 깎게 된다.
산골살이를 하다보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겠지?

한동안은 번식력이 대단한 비비추를 뽑아냈다.
올해는 덩굴식물 메꽃 없애느라 애를 먹고있다.
분홍색 꽃은 나팔꽃처럼 생겨 예쁘지만 덩굴이
다른 식물을 칭칭 감고 오르며 옥죄는 것은 물론
땅속 뿌리로 번식하는 것이 얼마나 강한지 가히
상상초월이다. 더덕덩굴과 뒤엉켜 자라고 꽃이
피었던 지난해는 그러려니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앞마당 꽃밭을 독차지를 할 기세로 번식,
눈에 띄는 즉시 뽑아낸다. 몇 군데는 이미 칭칭
감고 올라가 다른 화초가 상할까봐 그냥 놔뒀다.
야생초, 야생화도 적당히 개체수를 조절하면서
길러야겠다. 꽃이 좋다고 마냥 마구잡이로 기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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